배홍배/시인
봄의 제전
등 뒤로 사람의 숨소리를 들으며
양계장의 치정 사선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았다.
멈추지 않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아이를 보며
무서움을 느끼고
무너지는 늦은 밤을 지탱하던 어둠이
뒷덜미에서 자라는 어둠이 두려울 때
추억을 후회하는 시간은 왔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바이올린이
흘리는 피가 추락하는 소리를
기억해 내는 밤은
장님의 눈 속에서 더 어두워지고
나는 얇은 쾌감에 떠는 야만인이 되었다
입고있는 가죽옷의 전생,
어느 가엾은 영혼에게 경배하고,
동물의 뼈로 울타리를 세우고
울타리와 나의 뼈들이 부딪쳐
공명할 때까지
끈적한 불빛 밖에서 오래도록 서 있었다
배홍배 시인은?
*장흥출신 시인.
시집 『단단한 새』 『바람의 색깔』 외
산문집 『추억으로 가는 간이역』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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