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과 소(牛)의 피부 관리
빗과 소(牛)의 피부 관리
  • 정남진 장흥신문
  • 승인 2018.11.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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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속담(9)

이영민/전 장흥군농업술센터장

-콩 한 주먹 주는 것보다 빗질 한번 해 주는 것이 더 좋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가에는 소 한두 마리를 기르는 시절이 있었다. 재산목록 1호이기도 하고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일소였기 때문이다. 이런 시절에 어려서 보면 아버님께서 마당 한쪽 양지쪽에 메어 둔 소를 새끼줄이나 쇠솔로 긁어 주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 땐 소가 가려우니까 긁어주는 줄만 알았었다. 그러다 소를 몰고 산으로 들로 풀을 먹이려 다니면서는 그 뜻을 알게 되었다.

며칠 전에 소설(小雪)이 지나갔다. 특히 소설(小雪)이 지나면 날씨가 추워져서 겨울철 소 피부관리가 더욱 중요 해진다. 물론 요즘엔 한우사육 농가들이 전문화되고 다두사육 농가들이 많아서 옛날 한두마리 길을 때처럼 손질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신경을 써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설이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양력으로 11월 22일 또는 23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올해는 22일이 소설이었다. 소설은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든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드는데,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전할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온난화 탓으로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김장도 천천히 하지만 예전엔 사람들이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르기도 하였다. 이땐 이미 농사철은 지났지만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위한 잔일이 남곤 하였고,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고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을 모아두기도 하였다.

한편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대개 소설 즈음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날씨도 추워진다. 이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소설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음의 손돌바람과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한다. 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왕이 보아하니 손돌이 자꾸 일부러 그런 것처럼 물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젓는 것이었다. 왕은 의심이 갔다. 그래서 신하를 통해서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하였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은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하고 말았다. 손돌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말하였다. 물살은 점점 급해지고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으며,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비로소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없이 싣고 가던 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를 하였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한다. 이때가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 즈음인 이맘때가 되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참고문헌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네이버 절기정보)

▶속담 : 콩 한 주먹 주는 것보다 빗질 한번 해 주는 것이 더 좋다

▶풀이 : 소는 빗자루 등으로 피부 손질을 잘해 주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생산능력이 좋아 질 뿐아니라 소와 축주 간에 친밀해져 거친 성질도 온순해지기 때문에 피부손질은 가능한 한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좋은사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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