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호 사설 - 향후 6년 후인 2030년, 장흥인구 3만 명 선 붕괴된다
제232호 사설 - 향후 6년 후인 2030년, 장흥인구 3만 명 선 붕괴된다
  • 김선욱
  • 승인 2024.09.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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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단의 대책 강구해야 … 더불어 관계인구 확충 대책도”

지난 9월 24일, 인구 3만 명 붕괴에 직면한 함평 군수가 군 홈페이지에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시달리며 이제는 인구 3만 명 붕괴가 목전에 다다른 상황”이라면서 “인구 감소 문제는 지역경제 침체와 사회적 불균형을 초래한다. 함평군 지역 소멸 위기 대응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함평군수는 “우리 지역을 살리는 첫걸음은 바로 주소 옮기기다”고 강조하고 “함평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함평으로 주소를 이전해 주고 외부에서 전입오신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달라. 함평과 관계를 맺고 있거나 관심 있는 주변인들에 우리 군 전입을 장려해 달라”면서, 차마 군수로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이른바 ‘인구 줄다리기’까지 당부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향후 6년쯤이면 장흥군에서도 능히 야기될 수 있는 일이어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우려감을 지울 수 없었다.

전문가들이 지역(지자체) 소멸에서 가장 위기로 꼽는 접점이 바로 인구 2만 명 선이다. 그 절체절명의 위기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으니, 지자체장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읍소문을 내 걸 상황으로 여겨져, 참으로 안타깝다. 이는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함평군은 그동안 추진해 온 인구 정책에서, 전입·결혼·임신·출생·보육·양육·교육·청년·귀농·귀촌·생활서비스 등 다양한 인구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이러한 함평군의 인구 정책은 거의 모든 지자체와도 크게 다르지도 않았는데도 결국은 지금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 겪고 있는 인구 절벽의 추세를 기어코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장흥군의 경우도 다를 것이 없다.

장흥군의 경우, 2017년 말의 인구가 40,686명이었다. 그런데 다음 해인 2018년엔 39,913명으로 감소되었고, 이어서도 계속 해마다 평균 940명씩 감소하기 시작하여 지난 2023년은 35,046명이 되었다.(2024년 8월 말 현재 34,559명)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5,640명이 감소한 것이다. 연 평균 감소 인구는 940명이었다. 이 평균치를 향후 감소 추세에 대입하면, 향후 6년이 되는 2030년이면 29,046명이 되면서 장흥군도 특단의 대책이 실현되지 않는 한, 결국 장흥군도 3만 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감소는 필연적으로 지역경제 침체와 사회적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지역민 삶의 질, 농촌 마을 활력도의 저하를 가속화시키면서 인구 감소 상승 추세를 더욱 부채질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인구 정책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이다.

장흥군은 그동안 인구정책에서 다른 지자체들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 2017년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금 제도를 도입, 500만 원에서 현재는 100만 원이 인상된 6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결혼한 부부 중 1명이라도 장흥군 최초 전입자일 경우 200만 원을 추가 지원, 최대 800만 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입세대의 경우 5년간 최대 1,320만 원도 지원한다. 귀농어업인의 경우, 주택수리비 500만 원, 창업자금 3억 원 이내 저리융자를 비롯, 주택구입 및 신축 7,500만 원 이내 저리 융자도 별도 지원한다. 출산할 경우, 자녀 수에 따라 최소 300만 원에서 최대 1200만 원의 장려금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타 지역민이 전입할 경우 1인당 10만 원 장려금 지원 ▶초교 입학생 축하금 20만원 지원 ▶중위소득 120% 이하 가정 중고생 매년 20만 원 학습 장려금 지원 ▶전남도와 연계, 청년 문화복지 카드 연 25만 원 지원 ▶청년 근속 장려금 1,500만 원(4년간)‧청년희망디딤돌통장 360만 원(3년간) 지원(중위소득 120% 이하) 등을 추진하면서 인구 유입과 인구감소를 위해서 다각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에 맞는 인구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행정에 적극적으로 접목시켜오고 있다.

또 자체사업으로 서울시와 연계한 청년 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 로컬’, 청년 귀농 희망자에 대한 스마트팜 기술보급과 현장실습을 위한 ‘중흥촌 청년 자립학교’ 조성 등을 통해 청년층의 안정적인 정착과 창업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흥군은 또 정책적으로도 특정한 인구정책을 추진, 2017년 11월부터 인구정책담당을 신설한 데 이어 2023년 1월에는 인구 정책 전담부서인 ‘인구청년 정책과’를 신설한 바도 있다.

그런데 장흥군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흥군의 인구는 여전히 감소되고 있고 이러한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인구 유입, 정주 인구 확대 등을 위주로 한 인구 정책에서 탈피, ‘인구 지키기’와 ‘지역 활력’ 등을 위주로 한 보다 다변화된 인구 정책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장흥 인구 3∼4만 명을 현실적인 인구로 전제하고, 이제는 이 현실에서 보다 지역의 활력과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실제적인 인구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인구정책에서 최근 농촌소멸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관계 인구’의 확산과 활성화 정책이다.

관계 인구는 정주 인구와 교류 인구의 중간 개념으로, 일정한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정착하지는 않으면서 정기적으로 또는 비정기적으로 해당지역을 방문하여, 사무적인 일이나 관련 사업으로 인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쉽게 말하자면, 무슨 일로인가 즉 사무로나 관광이거나 사업으로나 무슨 문화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나 어쨌든 장흥과 인연을 맺고, 이후 지속적으로 장흥을 찾거나 방문하여 며칠씩 또는 몇 달씩 장흥에 머물며 장흥에서 소비도하고 사업도 수행하면서 장흥과 인연관계를 지속해 가는 사람인 것이다.

아직까지는 인구 정책이 출산 장려금 지원이나 취창업·취창농, 이주·정착 지원 등 정주 인구유입과 정주 인구 확산을 위한 정책에 집중되어 있어 관계 인구를 창출·확대하려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인구 유입 위주의 정주 인구 창출은 이미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무슨 대책을 추진해도 인구 감소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 인구, 즉 지역의 방문자일지라도 그들을 통해 지역 공간(자연 등)을 활용되고 소비되고 서비스도 이용되면서 이른바 지역에 다양한 소비활동 등을 통해 인구 과소화로 인한 농촌 활력 저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계 인구의 중요성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관계 인구 창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향사랑 기부금을 내는 사람을 관계 인구 확보로 연결할 수 있다. 기부자에게 주는 혜택을 일반 상품이 아니라 고향 방문이나 고향 체험프로그램 참여 상품으로 제공하면서 그 기부자가 마침내 두 지역의 거주자로서 지역을 왕래하는데 이를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관계 인구 수요자들에게 농업·농촌 정보를 제공하고, 빈집·임대주택·휴가지 원격 근무(워케이션) 등과 같은 체류 공간 조성, 생활 서비스 확충, 일자리 연계, 도시권(광주시 등) 농촌 봉사 단체 연대, 도시권의 다양한 봉사단체 구성의 지원 등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관계인구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장흥과 인연을 맺는 관계 인구의 확충과 활성화야말로 장흥의 지속 가능성을 보다 확실하게 담보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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