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水 金善旭/시인·본지 대표이사
己亥年의 소망
응달의 비탈을 더듬어 온
길고 긴 세월이 아찔하다
얼마의 신산辛酸 겨울을 지나야
오랜 어둠의 땅에 환한 꽃불 피어오를까
우러르니 하늘은 빛나는 별이요
굽어보니 강은 처연한 혼魂들이 등불로 홀홀 떠 다니고
유형流刑의 대지는 묵시默示의 말씀 포용하니라
그대여,
이제 버거운 등짐 내려놓고
비밀스런 블랙홀에서 건져낸
무량한 사랑의 잠언箴言으로 우뚝 일어서리라
지천에 널린 오욕의 음역音域도 뜨거운 가슴에 담아
더운 피 온누리에 넘치게 하리라
저 태고의 더운 피까지 죄다 끌어모으며
웅숭 깊은 구원의 불씨 활활 지피우고
혼신을 불살라 곡진한 눈물 뿌리면
굳었던 혈맥이 콸콸 천지사방으로 용솟음치고
어기찬 숨소리 하늘 끝 땅 끝까지
휘이휘이 메아리치리라.
-사진/정남진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 일출
저작권자 © 장흥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