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속담(13)-새해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농사속담(13)-새해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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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전 장흥군농업기술센터장

우리는 통상 새해가 바뀌면 1월1일부터 ‘띠’가 바뀌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금년의 경우도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첫날이 되거나 연초 각종행사, 모임 등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인사 문구 중 하나다. 1월 1일 0시에 태어난 ‘새해둥이’를 ‘돼지띠’로 아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아직 기해년은 오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또한 띠가 음력 1월 1일인 설날(구정)을 기준으로 바뀌는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구정이 입춘보다 빨리 찾아와도 띠는 바뀌지 않는다. 띠는 입춘을 기준일로 하여 바뀌며, 입춘일도 정확한 시점은 하루 중 입기 시각, 즉 어느 때에 태양이 특정 위치(황경 315도)에 있느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유통·주류·패션업계에서는 양력 새해 첫날을 기해년 첫날로 보고 ‘황금돼지’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역술인들은 전통문화로 이어져 오는 ‘십이지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양력과 뒤섞여 흐려진 원인이 기업들의 과도한 마케팅에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대표적인 음력 문화권에 속한다. 그런데 음력은 달의 위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다보니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잡아내지 못했다. 특히 식물이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는 것은 태양의 위치 변화에 따르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데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한 월력이 필요했다. 이래서 고대 중국에서 나온 것이 태양의 변화에 따른 24절기다. 우리나라도 이를 채택해 음력과 양력을 혼용한 태음태양력을 사용했고, 그래서 전통 달력에는 음력에 매년 날자가 일정한 24절기가 표시돼 있다. 따라서 입춘을 띠 출발일로 정한 것은 입춘에서 대한(大寒)으로 끝나는 24절기의 시작점이자 만물이 소생하는 시작일이기 때문이다. 봄을 새해의 시작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24절기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은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정해진 탓에 우리나라의 입춘일이 다소 빠르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입춘한파라고 하여 2월 4일 입춘이 연중 가장 추운 양력 1월에서 불과 며칠 사이에 불과해 실제 봄을 실감하는 경우가 드물다.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3월 21일)일이 오히려 입춘의 의미에 더 맞는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지금의 입춘일이 한국의 기후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왜 기해년을 금년을 황금돼지 띠라고 한 것인가. 이는 기(己)가 노란색을 뜻하고 해(亥)가 돼지를 상징하니 노란 돼지 즉 황금돼지가 된 것이다. 이처럼 12개 띠의 색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등 10개의 천간이 결정한다. 갑(甲)과 을(乙)은 청색, 병(丙 )과 정(丁)은 붉은색, 무(戊)와 기(己)는 노란색, 경(庚)과 신(辛)은 흰색, 임(壬)과 계(癸)는 검은색이다. 다른 띠보다 유독 돼지띠를 부의 상징 해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황금돼지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지난 2007년 정해년 돼지해에도 ‘60년만의 황금돼지해’라며 황금돼지해 소동이 인 적이 있다. 정해(丁亥)년은 정(丁)이 붉은색이어서 붉은돼지해인데 약삭빠른 상술이 이를 황금돼지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극히 일부에서는 띠의 기준 일을 입춘이 아닌 동지로 보는 이도 있다. 즉 “우리 민족의 일상생활에 폭 넓게 활용 되어온 명리학은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해준 천명을 우주의 순환법칙을 통해 그 사람에게 닥쳐올 길흉화복을 헤아리는 것이다.

다음은 입춘이 우리 조상들의 생활 속에 스며 오고 있는 풍속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로 겨울의 마지막 전에 대한과 얼은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사이에 들어 보통 양력 2월4일경이다. 입춘은 글자에서 보듯이 봄이 서는 날 즉 봄이 시작되는 날을 말한다. 입춘은 절기로써의 의미에 그치지 않고 우리 조상들의 농경사회 속에서 농사의 시작이라는 데 의미를 더 크게 두었다고 한다.

입춘하면 새로운 새 생명을 안고 땅속으로 부터 찾아오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새해 첫 번째 절기인 만큼 농경을 중시했던 옛날에는 입춘이 되면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았다고 한다. 즉 입춘에 하는 일로는 입춘축 붙이기가 있다. 우리가 입춘을 맞이하면서 생각하는 것은 ‘입춘대길’이라는 문구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입춘대길은 입춘날 대문이나 문설주 등에 봄을 환영하는 글자를 써 붙이는 입춘축에서 유래된 문구라고 한다.

입춘축은 한해의 행운과 건강를 기원하면서 집안의 장수, 안녕을 바라는 글귀로 입춘첩, 입춘서, 입춘방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은 흔히 ‘건양다경(建陽多慶)’과 함께 쓰였으며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과거 농업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인 소를 나무, 혹은 종이로 만든 소로 대신하거나 사람이 분장을 하여서 입춘행사 때 이용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목우놀이라고 한다. 또 보리 뿌리점이라고 해서 입춘날 농가에서는 입춘날 보리 뿌리를 캐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습이 있었다. 지역마다 기후가 달라서 점치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지만 보통적으로 보리 뿌리가 3가닥이면 풍년이고 2가닥이면 평년작, 1가닥이면 훙년이 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즉 서울에서는 뿌리가 많이 돋아나 있으면 풍년, 적게 돋아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고 전라도, 경기도, 인천 등지에서는 뿌리가 5개 이상이면 풍년, 다섯 개가 못되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보리 뿌리점과는 달리 충남에서는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으면 맨 먼저 밖으로 튀어 나오는 곡식이 그 해 풍년이 든다고도 여겼다.

입춘에 관련된 속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풀이) 입춘이지만 날씨가 춥다는 의미로 반드시 입춘 무렵에는 추위가 찾아 온다는 뜻이다.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 (풀이) 추하고 보잘 것 없는 가게 집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써 붙인다는 뜻으로 제 격에 맞지 아니하고 지나치다는 뜻의 속담이다.

▶입춘 거꾸로 붙였나 = (풀이) 입춘(立春)이 지났는데도 날씨가 몹시 추워진다는 속담입니다.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날씨가 춥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춘에 장독 오줌독 깨진다 = (풀이) 비로소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지만 그 무렵의 추위가 매서워 장독(오줌독)이 얼어서 깨질 만큼 추위가 강하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및 출처:수원광교박물관,서울신문,백세시대김순근,씨/전통/한민족-민속/문화/역사/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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