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통신 11 - 제향과 시향
■호반통신 11 - 제향과 시향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3.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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丹山月/시인

제향과 시향은 제사와 시제의 높임말이다. 제사는 집안 제사라고 하여 고조까지요, 시제는 그 웃대 선조들의 향사이다. 따라서 시제는 음력 상달인 시월에 일정한 날짜를 잡아 선산의 묘소나 제각에서 일괄 제사함을 말한다.

그래, 조상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일념으로 행하여지는 제사는 상례만큼이나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예전 편에 사대부(당상관:정3품 이상) 이상은 4대조까지, 육품 이상은 3대조, 칠품 이하는 2대조, 평민은 부모까지만 제사 지내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가 4대조까지 제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번거로운 제사를 왜 지내야 하는 것이다. 답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생명의 원천에 대한 공경과 감사하는 행위이다. 사랑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찬송 찬미함과 다르지 않다.

곤 제사란 세상을 떠난 부모를 비롯한 선조를 기리는 의례이다. 그러기에 유교의 덕목을 국시로 삼았던 조선시대의 제사는 효심을 지속시키는 데에 그 뜻이 있었다. 즉, 자신이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고자 하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의 행위인 것이다. 이때 어떤 이는 유교는 망각한 하나님을 찾아야 하고, 기독교는 잃어버린 조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인간의 삶은 연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기에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제사를 통하여 자신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자손이 한 자리에 모여 일체감을 가짐으로써 혈연 공동체로서의 유대를 다질 수 있다. 또는 제물(음식)을 나무면서 누가 누구인지를 구분하는 자리에서 즐거움과 행복도 나누게 된다. 작금의 개인주의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근원을 이끄는 거룩한 끈으로 작용되고 있음이 그나마 다행이다.

제사는 삼상향을 피위 혼(魂)을 부르고 술을 모사에 부어 백(魄)을 부르는 강신의식으로 시작된다. 이때 신명은 제물을 두루 흠향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의식이기에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성스러움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거니와, 만물의 영장됨이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이렇듯, 조상에 대한 제사가 부모에 효도하라는 기독교의 계명과 다르지 않다. 제사의 의식이 이러할진대, 제발 기독교인들은 ‘산 제사 죽은 제사’ 운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독교가 그냥 안티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기독교인을 수용하지 못하는 천국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또한 조상을 섬겼다고 해서 천국길이 막힌다면 그런 천국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다.

제사를 지냄에 있어 신주(지방)와 사진을 걸어 정성스럽게 음식을 괴어 지내게 된다. 때로는 간편하게 함도 좋을 것이다. 대추는 우리 모두의 근본은 하나라는 의미이며, 밤은 뿌리를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며, 감이나 배 사과 등은 우리의 생명을 지속시켜 가겠다는 신념이다. 큰절은 공손과 자기를 낮추는 행위로 보면 무난할 것이다. 따라서 제례가 효행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기에 개신교 역시 제례의 예배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줄 안다.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기록이 보여지지 않는다. 다만 중국의 고례에서 보름날에 망참(望參)이라고 하여 사당에서 차 한 잔을 올리는 것을 차례라 하였기에 은연중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제사를 지냄에 있어 제복을 입는 게 좋게 보이나 평복을 입어도 나쁘지 않다. 참여함이 소중하다. 참고하거니와, 옛 결혼식에서 평민일지라도 남자는 사모관대, 곧 관복을 입을 수 있었다. 신랑은 결혼 당일에는 부모 외 다른 사람에게는 허리 굽혀 절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었다. 일생에 단 한번 혼례를 치루는 날은 자기의 거룩한 날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제사란 생명력을 재발견하고 지속시키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모두에 제사에 대한 답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 평소 거처할 때에는 그 공경을 극진히 하고, 봉양할 때에는 그 정성을 극진히 하며, 병환에 누실 때에 그 근심을 극진히 하고, 초상 시에는 그 슬픔을 극진히 하며, 제사 시에는 그 엄숙함을 극진히 해야 한다고 <소학> 내편에 적어 두고 있다.

인간이 인간됨의 아름다움은 수신제가치국에서 보여지듯 부부 간의 정절과 부모에 대한 효도, 나라에 대한 충절이 아우러질 때 영혼은 고결하게 맺혀질 것이다.

우리가 녹차를 놓고 다례라고 할 때 일본인은 다도라고 하여 종교화하였다. 그들 일본인은 효를 효행이라고 할 때 우리는 효도라고 하여 종교화하고 있다. 어느 길이 옳은지는 삼척동자라도 알 것이다. 거룩할사, 이제 제사의 근본을 알았을진대, 삼가 공수하며 조상 앞에 나아가 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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