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속담 19-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농사속담 19-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5.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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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전 장흥군농업기술센터장

 

며칠 전 여름에 들어선다는 입하 절기가 지나갔다.

그래서인지 조석으로는 제법 쌀쌀 하지만 낮에는 초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엔 비가 가끔 내리기도 하였지만 오월 들어 비가 내리지 않는다. 내가 살고 있는 농촌에는 소의 먹이가 될 사료작물 수확이 한창이다. 그 넓은 들녘의 사료작물이 하루 이틀사이 다 베어져 건조단계에 들어섰다. 농업기계화 영농의 위력인 듯싶다.

아마도 며칠 동안만 비가 오지 않으면 금년에 소들은 최고 양질의 조사료를 먹고 자랄 수 있어 농가들의 얼굴을 밝게 해줄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밭을 돌아보니 많지는 않지만 얼마전 심어 놓은 터널고추는 제법 컸고 노지 고추도 착근을 하여 땅 맛을 느낀 것 같다 .

벌써 아카시아 향을 맛고 벌들이 모여들고 있는 걸보니 벌들도 본격적인 농번긴가 보다.

이렇듯 '입하'라는 말은 여름이 들어섰다는 뜻이다. 입하가 있는 음력 4월을 초여름이라는 뜻의 '초하(初夏)'와 '유하(維夏)', 홰나무꽃이 핀다고 하여 '괴하(槐夏)'라고도 하고, '보리가 익을 무렵'이라는 뜻으로 '맥추(麥秋)', '맥량(麥凉)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초후(初候)에는 청개구리가 짝을 찾아 울고, 중후(中候)에는 지렁이가 땅에서 나오며, 말후(末候)에는 주먹참외의 싹이 튼다.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리는 입하는 산과 들에 신록이 일기 시작하며 개구리 우는 소리도 들리고 산비둘기와 뻐꾸기가 울기 시작한다. 또한 산에는 소나무에서 송홧가루가 날리기 시작하지만 우리 생활에서는 꼭 낭만적이지만은 않아 꽃 가루 등으로 다소 어려움을 격기도한 것 같다. 이처럼 입하 기간에 대한 여러가지 묘사들이 있는데 조선 초 이순지(李純之) 등이 펴낸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1444) 등 한국의 여러 문헌에도 인용되어 있다고 하고, 중국 문헌의 절기는 주(周)나라 때 화북(華北, 지금의 화베이 지방으로 베이징과 텐진이 있는 지역) 지방의 기후가 바탕이 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각 지역 기후와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입하와 관련된 속담으로는‘입하 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기가 시작되므로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온다는 뜻이다. 하기야 지금이야 여기서 말하는 나무 써래가 있을 리 없지만 기계장비가 그 자리를 다 채워 버렸다.

지금은 자등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가로수들도 거리마다 지역별로 다양한 수종을 선택해서 나름대로의 특색을 살려 내려는 지자체들이 많이 있다. 그중엔 이팝나무를 심어 입하 무렵엔 이팝나무 꽃이 핀다. 일부 지방에서 이 꽃으로 그해의 벼농사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 있었다. 이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풍성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나면 그해를 풍년으로 점쳤고, 그렇지 못하면 흉년을 걱정하며 다소 걱정이 되어 사전에 준비를 하기도 했다.

한 해의 농사를 지으며 풍년을 염원하는 간절한 소망을 쌀밥나무로 일컬어지는 이팝나무를 통해서 위안 받고픈 절실함이 우리 농부들의 소박한 소망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다.

금년에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농사철을 맞아 준비를 철저히 하여 우리에게 주워지는 자연과 함께 풍요로운 한해가 되는 길목으로 가는 입하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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