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속담(20)- 쇠 말뚝은 깊게 박고 모는 얕게 심는다
‘■농사속담(20)- 쇠 말뚝은 깊게 박고 모는 얕게 심는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5.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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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농사가 반(半) 농사다

이영민/전 장흥군농업시술센터장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논갈이 하는 트랙터 소리, 짐을 싣고 오가는 경운기 소리, 모를 심는 이앙기 소리, 보리. 맥주보리를 베는 콤바인 소리등 각종 농기계소리가 마치 넓은 들녘 음악홀에 들려오는 관현악 음률과도 비슷한 것 같다.

우리 농업인들 모두가 지휘봉을 들고 열정적으로 땀을 흘리며 지휘하는 지휘자인 듯 싶다. 들녘이 참 분주한 것임 엔 틀림없다.

황소가 살림 밑천이고 일소로 키우던 시절엔 얼마나 소중한 재산이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소를 키우는 집은 나름 대로 농사도 많이 짖고 일을 도와주는, 그 시절 말로 표현하자면 일꾼들을 모시고 농사를 지었다.

밤에는 이슬이 맞지 않게 소막에서 잠을 제우고 낮에는 마당 양지 쪽 한켠에 소를 메어두고 길러 오곤 하였다.

겨울철 따스한 날 눈을 지그시 감고 한가로이 되새김질 하면서 앉아 있는 누렁이 옆에서 혹시나 하고 모이를 쪼아 먹으려고 후비고 있는 토종닭들의 모습이 한 농가 마당의 한적한 풍경화의 한 폭이었지만 이젠 어디로 다 사라져 버렸다.

순하디 순한 소이지만 송아지가 딸린다거나 송아지를 갖기 위해 수소를 찾고자 할 땐 정말 힘이 넘쳐 기세가 등등하다.

이때 쇠 말뚝이 얕게 박혀 있으면 뽑아져서 집안 마당이 난리가 난다.

이렇듯 쇠 말뚝은 깊게 박아야 안전하고 소가 도망을 가지 않는다.

하기야 지금은 쇠 말뚝 박을 일도 없어져 추억의 한 장면이 되버린 지 오래다.

모를 심는 것도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손으로 심을 때는 어머님, 누나, 고모님들의 손 끝 감각에 의해 얕게 깊게 마음대로 조절해서 심을 수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숙련공이 아닐까 싶다.

소주밀식, 다주밀식, 천식, 심식, 투묘 등 모심는 방법을 일컫는 말들이다.

모를 깊게 심으면 모 뿌리 활력이 원활하지 않아 활착이 늦어져 벼 포기가 잘 풀리지 않지만 얕게 심으면 정반대이다. 따라서 모가 물 위로 뜨지 않을 정도로 얕게 심을수록 활착이 빠르고 이삭이 나올수 있는 유효경수 확보가 용이해 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이야 이앙기로 주인이 심고 싶은 대로 조정해서 다 심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아무리 얕게 심는다고 할지라도 모가 충실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모 농사가 반(半)농사라는 말이 있는 이유다.

모든 농작물에 있어서 모가 충실해야만 이 모가 잘 자라서 다수확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건묘 육성의 중요성을 말 하고 있다.

벼의 경우 일생동안 17-18매(枚)의 잎이 발생되나 육묘기간 중 6-7매의 잎이 나오며 이미 4매의 잎이 분화되어 있어 모 농사가 반농사라는 말은 정말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 할 수 있다.

지금 들녘은 2모작 논 물 잡기로 분주하다. 올해도 모를 건강히 키워 얕게 심어 가을에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본다.

=비슷한 속담=

○ 뜬 목 장원(壯元)한다

○ 뜬 모가 잘 심는 모다

○ 배타는 논은 풍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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