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림청향(寶林靑香), 조선후기 차 문화와 청태전(4)
■기획-보림청향(寶林靑香), 조선후기 차 문화와 청태전(4)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5.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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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태전 국가중요농업유산등재 1주년 특집

이정호(야천서예연구원장)

■ 보림청향, 청태전의 재발견

일본인의 우리 차 연구조사 자료에 의하면, 1925년 도자기 전문가인 나까오 만조우(中尾萬三, 18825-1936)는 장흥 관산 죽천리(현,죽교리)에서 야생차밭과 단차를 발견하였고 제다과정도 중국의 육우가 760년경에 쓴 『다경』에서 기록하고 있는 제조과정과 비슷함을 제시하였다. 또한 1936년 이나바 이와기찌(稻葉岩吉)는 “조선의 고형차를 돈차, 또는 청태전이라 하며 이것은 당나라유물로 역사상 최초의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1938년부터 1939년에 일본인 모로오카 다모츠(諸岡 存, 이에이리 가즈오(家入一雄)는 나주, 장흥, 해남, 영암, 강진 등지에서 네 차례 답사 조사결과(조선의 차와 선.1940)에서도 나주 불회사와 장흥보림사의 전차제조법이 다산의 구증구포의 떡차제조법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주불회사 전차 제다방법 설명을 보면,

“차를 만드는 기본은 순을 딴 뒤의 남은 잎을 채취해서 이것을 하루 안에 3~4회 쪄(찐 것을 방안에 얇게 펴서 식히는 정도로 하여 찌며, 찌는 횟수가 많을수록 맛이 좋다) 이를 절구에 넣고 끈적끈적하게 충분히 찧은 뒤 지름 아홉 푼(약 2.3센치), 두께 두푼(약 0.5센치)이 되게 손으로 눌러 덩어리 모양으로 굳히고 복판의 작은 구멍에 새끼를 꿰어서 그늘에 말린다. 될수 있는 대로 짧은 기간 안에 만들어 사용한다.”

또 당시 보림사 청태전의 제조법도 보인다.

“이(보림사) 부근에는 청태전을 보통 차라고 하여 1919년경 까지 부락사람들이 만들었으나 그 뒤 작설차를 마시게 되면서 만들지 않는다(중략). 가져온 날 잎차는 곧장 가마에 넣고 쪄서 잎이 연하게 되면 잎을 꺼내 (찻잎이 누런빛갈을 띨 무렵)절구에 넣고 손공이로 찧는다. 찧을 때는 떡을 만드는것처럼 잘 찧는다. 이때 물기가 많으면 펴서 조금 말리고 굳히기 알맞게 되었을 무렵 두꺼운 널빤지 위에서 내경 두 치 (6cm), 두께 5리(0.15cm), 높이 1푼6리(0.48cm)가량의 대나무 테에 될수 있는대로 짜임새가 촘촘한 얇은 천(무명)을 물에 적셔서 손으로 잘 쩌서 펴고, 그 안에 찧은 차를 넣고 가볍고 평평하게 엄지 손가락으로 눌러 붙인다. 그것이 조금 굳어갈 때에 꺼내서 자리 위 또는 평평한 대바구니 위에 얹고 햇볕에 쬐여 절반쯤 말랐을 무렵에 대나무 꼬치로 복판에 구멍을 뚫는다. 잘 마른 다음 꽤면 차가 부셔지므로 연할 때 하나씩 꿴다. 그리고 될 수 있는대로 그날 안에 말리도록 한다.”

고유한 자원으로 복원한 청태전
고유한 자원으로 복원한 청태전

이처럼 당시 조사한 차의 종류가 떡차였으며 제조방법도 다산이 전수시킨 방법과 동일하다. 당시 보고서에는 50년이 넘은 청태전이 이 마을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언급도 있어 이 일대에서의 떡차는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왔음이 입증되고 있다. 청태전은 보림사를 중심으로 장흥지역에서는 차, 단차, 강차, 떡차, 돈차, 곶차, 병차, 벽돌차, 돈잎차, 차떡 등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달리 불려지고 있었다. 그 명칭의 유래가 어떻든 간에 고려 때는 녹태전으로도 불렸으며, 일본 연구가에 의해 청태전이라는 이름이 고착된듯하다.

당송시대에 주축을 이룬 고형차가 고구려의 고분에서 떡차가 출토되었으며, 삼국시대에는 병차, 뇌원차, 전차, 유차 등이 보급되었다. 고려시대에 이르러서 뇌원차, 용봉차, 유차, 녹태전(병차)등이 존재했고, 조선시대에는 보림백모차, 초의떡차, 다산떡차, 보림차 등 우리 고유차가 번성하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주로 떡차가 많이 제조되었으며, 근대 들어 강진 금릉월산차, 보림떡차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다가 한국전쟁 이후 30여 년간 쇠퇴기를 맞았다.

고려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에 조정에 차를 납품을 담당하는 다소가 19개소 중에 이곳에 13개소가 밀집되어 있었음은 장흥지역이 차 생산과 제조의 중추적인 고장이었음을 역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근대 들어 고유한 자원인 청태전을 재발견함으로서 또한 빛나는 차 문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함은 이 시대의 과제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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