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속담 21 -보리는 망종(芒種) 전에 베어라
■농사속담 21 -보리는 망종(芒種) 전에 베어라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6.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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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 넘은 보리, 스무 살 넘은 비바리

이영민/전 장흥군 농업기술센터장

지난주에 망종이 지나갔지만 아직 들판에 남아 있는 보리를 바라보니 문득 망종에 대한 생각이 들어 망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금 들녘이 참으로 분주하다. 그 넓은 들이라지만 어느덧 모내기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누가 저 들을 다 메울까 싶기도 하더니만 다 자기 논에 모내기를 하다 보니 모자이크 맞추듯이 다 메꾸어지고 있다.

며칠 후면 완성된 판이 될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도로변 주변에 지금도 드물게 이곳저곳에 누렇게 익은 보리를 베지 못하여 비바람에 못 이겨 누워 있는 보리들이 힘들게 주인 창고로 들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혹시나 쓰러진 보리가 싹이 터버리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지난 겨울을 지나온 보리농사가 아니던가 !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속담을 믿고 농사를 지어 왔다. 망종까지 보리를 다 베어 내야 논에 벼도 싶고 밭에 다른 작물들을 심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일 게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쓰러지고 곱상그라져 베기도 어렵고 수확량도 줄고 품질도 떨어진다.

망종은 보리 수확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며 적어도 3일전까지는 베어야 한다. 보리 수확의 한계선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 속담에 ‘ 망종 넘은보리, 스물 넘은 비바리“라는 속담이 있다. 즉 망종을 넘긴 보리는 익어서 쓰러져 수확이 줄어들고, 스물이 넘은 아가씨도 외모나 생리적으로 차츰 기울어지게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사회현상의 변화, 경제성장 발전, 여성들의 지위향상, 각종부문의 문화의 다양성등 많은 부분에서 혁신 내지는 변화가 우리들 주변에서 급속도로 이루워지고 있어서 결혼에 대한 개념이나 결혼 풍습이 많이 달라 졌지만 전에는 여자가 스물이 넘으면 결혼 적령기가 넘은 과년한 처녀라고 생각하곤 하였다. 이팔청춘의 아름다운 예쁜모습도 서서히 줄어들어 가고, 집안의 어른신들이나 이웃사촌들의 입과 귀를 통해 혼사가 오고가지마는 마땅한 신랑감이 없을 때는 집안 식구나 본인도 조바심이 가득하곤 하였다. 일년 양식은 바닥이 난 지 오래되고, 보리가 익기만을 기다리는 애타는 심정은 마치 집안에 나이 먹어가는 딸이 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시집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망종(芒種)이란 말에 대한 한자풀이가 있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망(芒)자는 '까끄라기 망'인데, 까끄라기 모양을 나타내는 풀(艸→艹)과 소리를 의미하는 ‘망할 망(亡)’으로 된 글자로 풀(艹)이 망하여(亡) 만들어진 ‘까끄라기’를 말한다. 망( 亡)자는 사람( 人→亠)과 숨다( 匸)는 뜻이 모인 글자로 사람이 숨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원래 뜻이라고 한다.

망종의 두번째 한자와 어울어진 망종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인 씨 종(種)은 벼 화(禾)와 무거울 중(重)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볍씨를 심을 때는 잘 여문 무거운 것을 골라 심으라는 의미이다“ 망종 때에는 다 익은 보리는 수확하고, 벼는 충실한 씨앗을 골라 심는, 즉 모내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망종에 관련된 풍속도 있었다. 즉 망종보기, 보리그스름먹기(전남),보리가루로 죽해먹기(제주도)등이다. 젊은 세대들이 생각 할 땐 지금이야 아득한 옛날 생활풍습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얼마되지 않는 시절이다.

전남지역에서는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고 해서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서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한다. 보리가 잘 여물어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다음날 먹는 곳도 있다. 이렇게 하면 허리 아픈데 약이 되고 그해에 병이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 시절에야 병원도 귀하고 약도 귀하였으니 농사를 짖는 조상님들께서는 약이든 뭐든 좋은 것, 좋은 일이라고 하면 무슨 일인 듯 못하셨을 까만은.... 필자도 어려서 밀이나 보리모개를 꺾어서 밭둑에서 친구들과 불에 그을려 손바닥으로 비벼 입이 시커멓게 된지도 모르고 먹곤 했던 생각이 떠올라 이 글을 쓰면서 그 어린시절 친구들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머금는다.

비가 더 오기 전에 보리농사 마무리하고 모내기를 잘해서 금년 한해도 우리 농업인들이 파안대소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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