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제] -야설(夜雪) - 臨淵堂 이양연李亮淵 詩
▶예서체로 쓴 작품(화선지바닥에 백묵과 먹물을 뿌려 눈길을 묘사함)
(所藏-광주 조금재氏. 70×70cm/2019년)
[한자풀이]
穿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朝我行跡 遂作後人程
천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조아행적 수작후인정
[작품해석]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러이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오늘아침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원전과 해설]
이 시는 김구선생이 좌우명처럼 애송했고, 최근 임어당집에 수록된 이양연의 시로 밝혀지기 전까지 서산대사의 시로 더 잘 알려져 우리에게 친숙한 내용이다. 다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나의 행적을 경계하라는 잠언이다. 하얀 눈을 마냥 바라보지 않고 거기에 깊게 새겨질 자신의 발자국을 걱정해야하는 꿋꿋한 조선 선비의 마음이 무거워 보인다. 또한 중국 고사에 앞서 가던 수레의 뒤집어진 바뀌 자국은 뒷따르는 수레의 경계가 된다고 하는“전거복철前車覆轍 후차지계 後車之戒”가 있다. 앞 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주의하라는 교훈이다. 한편 오늘날에는 이런 고사의 이면에서 강조하는 것은 국가경영이나 개인사업에서도 옛것만 답습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창조하라는 가르침도 포함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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