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진짜사내 안중근과 장흥군
■특별기고-진짜사내 안중근과 장흥군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8.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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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주

권병주/장흥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스산한 바람이 불어왔다. 유리창이 간헐적으로 푸르릉 푸르릉 울었다. 늦가을 조선 궁성의 비가였다. 모든 저물어가는 풍경에는 슬픔이 묻어 있다. 언젠가 이토공이 말했었다. 나라가 기울어가니까 그토록 인물이 많던 조선에 어리바리 한 사내들만 발에 차였노라고. 맥 빠진 조선 궁성 안에서 유일하게 사내 노릇하던 명성황후를 제거한 건 신의 한 수였노라고. 그런데 혜성같이 나타난 진짜 사내놈이 하나 있었던 것이다.” 올 여름에 읽은 김종록의 소설 ‘금척(金尺)’중의 일부분이다.

그 진짜 사내는 당시 몇 억의 중국인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110년전 10월 26일 아침, 그 사내가 국권침탈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금척의 이름으로 저격한 것이다. 나에게 그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하얼빈의거의 주인공’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다. 그의 옥중자서전을 읽고 서야 그는 내게 가슴 깊숙이 다가왔다. 영웅으로. 난중일기를 읽고 나서 이순신도 그랬던 것처럼.

그 진짜 사내는 이순신장군과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웅 안응칠, 바로 안중근의사이다.

안중근은 어릴 적부터 의협심이 강하고 사격의 명수였다. 교육에 전 재산을 쏟아 부은 교육자였으며, 종교인이기도 했고 군인이자 사상가였다.

장흥사람들은 60년 전부터 장흥군 장동면 소재 ‘해동사’에 그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놓고 제를 지내며 추모제를 봉행하고 있다. 장흥과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그의 순국을 안타까이 여긴 속 깊은 장흥사람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그를 기리는 사업이 장흥군에서 본격화 되고 있다. 호남의병과 동학농민혁명,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항일투쟁 역사의 맥이 흐르고 있는 의향(義鄕)장흥에 걸맞다는 생각이 든다. 군에서는 ‘해동사’ 주변을 역사체험교육의 공간으로 조성해 대한의군의 참모중장 안중근의 꿈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노골적인 경제침략과 함께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의 고귀한 순국정신과 철학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믿는다.

다만, ‘예산만 낭비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다. 비록 추모제를 지냈다고 하나 연고가 전혀 없는 데 굳이 해야 하나?’ 등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안중근의 기억이 된 흔적을 찾아내서 안중근의 역사를 다시 읽어내고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역량과 안목은 더욱더 필요하다. 장흥사람들의 관심과 의지도 중요하다.

여기에다 전라남도가 의병들의 구국충혼을 기리고 의병역사를 정립해 정의로운 역사를 일궈온 도민들의 영예와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호남의병 역사공원’이 함께 조성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더 클 것이다.

장흥사람들의 의지와 역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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