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청준 문학상을 제정하자
■사설- 이청준 문학상을 제정하자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10.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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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없는 장흥-‘문학고을’ ‘문학특구’로 부끄러운 일이다

‘눈길’ ‘서편제’ ‘당신들의 천국’ ‘선학동 나그네’ ‘밀양’ 등 한국현대 소설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장흥 출신의 소설가 이청준 선생(1939∼2008).

그 이청준은 누구인가?

이청준은 한국의 현대문학사 소설 분야에서 김동인 김동리 이후 세대에서 대표적인 한국 문학인 반열에 올랐던 소설가였다. 특히 소설가 최인훈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의 지성작가’로서 위명을 날렸던 한국문담의 거봉이었다.

그는 지성 작가이면서 동시에 가장 대중적인 작가(여기서 대중작가는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라는 의미이다)이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의 하나인 <당신들의 천국>은 1976년 단행본으로 간행한 이래 40여년 동안 인쇄 200쇄 돌파와 50여만 부가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또 그의 원작 소설 9편이나 대중예술인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그를 대중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청준의 소설들은 주제의식이 강렬해 영화화된 작품이 많은데, 1972년 정진우 감독의 ‘석화촌’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컬트 감독으로 추앙받는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1977), 맹인 목사 안요한의 일대기를 그린 이장호 감독의 ‘낮은 데로 임하소서’(1982), 국내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와 ‘축제’(1996), ‘천년학’(2006), 삶의 의미와 구원의 문제를 탐색케 하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그리고 2008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던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2008) 등이 모두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었다.

이중에서 특히 ‘서편제’는 한국영화 100년사에서 최고의 영화로 한국영화 무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알리며 한국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명작이었다.

그런 이유 등으로 이청준은 한국의 최고의 지성작가이면서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국민작가라는 말로 평가받을 정도였다.

그는 또 동화작가로도 입지를 굳혀 널리 어린이 독자들을 획보하기도 했다. 즉 동화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를 비롯하여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 쓴 <놀부는 선생이 많다>, <토끼야, 용궁에 벼슬 가자>, <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 <춘향이를 누가 말려>, <옹고집이 기가 막혀>를 포함한 수많은 동화작품을 남겼던 것이다.

그 이청준 작가가 작고한 지 올해로 11년째로 지난 4, 5일 이청준 선생의 문학세계와 삶을 기리는 제11회 이청준 문학제가 지난 4,5일 장흥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오는 12일, 13일 장흥에서 9회째 한국문학특구 포럼이 개최된다. 이 행사는 말 그대로 지난 2008년 4월 전국 최초로 지정된 ‘정남진 장흥문학관광기행특구(이하 ‘문학특구’)’를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는 전국 규모의 문학행사다. 그 행사 이전의 2회의 전국문학인대회까지 포함하면 문학특구 기념 행사는 올해로 11회째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장흥의 문학특구 지정은 그만큼 장흥군에 문학인을 포함, 문학의 자원이 많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당시만 해도 장흥에는, 조선조 가사문학 시발지로서 가사문학의 자원과 함께 한국 문학의 거봉이라 할 수 있는 송기숙, 이청준, 한승원, 이승우 작가 등이 있었고, 특히 가사문학(기행가사) 효시인 기봉 백광홍 선생의 흔적이 살아있는 안양 기양사를 비롯하여 이청준 생가와 여러 문학의 현장, 한승원의 해산토굴 등의 풍부한 문학자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기실, 장흥의 문학특구 지정에서 이청준 선생을 거론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안 되게 돼 있었다.

그러한 문학특구 지정을 기념한 행사가 올해로 11년째이고 여기에 이청준 선생이 작고하시 진 올해로 역시 11년째가 되고, 그분의 추모 성격의 행사가 지난번에 치러졌던 것이다.

해마다 연례적으로 치러지는 이 두 행사에서 늘 우리가 아쉬운 것이 있었다.

장흥군이 한국문학특구가 될 만큼 문학자원도 넘쳐나고, 문학의 거봉 이청준 선생을 장흥의 큰 문학자원으로 가기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 효용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청준 선생과 관련, 후인인 우리가 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 당연히 이청준 문학관 조성과 이청준 문학상 제정일 것이다.(현재 장흥군이 옛 장흥교도소 부지 내에 이청준 문학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문학관 조성 문제는 논외로 한다)

문제는 이청준 문학상이다. 올해로 11년째 추모행사가 치러지지만, 여태 이청준 문학상이 제정되지 않은 것 자체가 아주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년에 심사비 포함 1억∼1억5천만 원의 예산이면 될 것이다. 군 의회에서 군 조례로 제정하여 해마다 이청준 문학제나 문학특구 포럼 때 시상하면 될 것이다.

이웃고을인 고흥군에서는 지난 2015년에 총 1억원 상당의 시인송수권 문학상을 제정, 해마다 문학상을 선정, 수상해 오고 있다.

우리는 너도나도 입버릇처럼 ‘문학고을’이라고, ‘전국 최초의 문학특구’라고 자랑한다. 하지만 문학상 하나 없으며, 더구나 아직까진 문학관 하나도 없으며,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면서 해마다 한국문학특구포럼을 개최하지만 그 예산마저 고작 6천여만 원에 불과하다.

과연, 장흥문학에 대해 장흥군 의회나 장흥군 수장이 당당히 할 말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어느 지자체는 생존 문인마저 1억원 규모의 상을 만들어 자기 고장의 문학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려고 기 쓰는 마당인데 장흥군은 도대체 뭘 하느냐고 되묻고 싶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흥군이 ‘문학고을’ 이라고 당당하게 자랑하고 자부할 수 있는가.

장흥군이 이청준에 대해 손 놓고 있을 동안, 어느 발 빠른 자자체가 이청준을 자기 지자체로 앗아갈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언제까지 두 손 놓고만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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