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흥의 한문문학 조명작업, 절실하고 시급하다
■사설-장흥의 한문문학 조명작업, 절실하고 시급하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11.2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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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고전문학회 발족에 즈음하여

장흥은 전국 최초의 문학기행관광특구로 지정이 될 만큼, 문학 자원·자산이 넘치는 고을이다. 하여, 장흥을 한 마디로 ‘문학고을’로 지칭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문학고을 장흥’을 지칭할 때 그 근거를 조선조 장흥의 가사문학부터 그 의미를 찾는다. 사실(史實)이 그렇다. 호남 출신의 가사 작가와 작품은 총 31명에 총 51편에 이른다. 그런데 그 중 장흥 출신의 가사 작가는 총 7명에 15편이다. 즉 장흥 출신의 가사 작가는 호남지방 가시 작가 전체의 22.58%이고 작품 수는 호남지방 전체 작품 수의 26.79%를 차지한다.

가사의 고을이라고 자칭하는 담양군(창평포함)의 경우 가사 작가는 5명이고 작품 수는 11편에 불과하다. 하여 기행가사의 효시를 연 기봉 백광홍 선생을 제쳐두고라도, 당대 장흥의 가사문학의 경우, 가히 당대를 대표하는 가문문단을 형성했음을 익히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사문학의 향맥이 그대로 오늘날에도 이어져 소설가로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시인으로 김녹촌 위선환 김영남 백수인 전기철 이대흠 김제현 등의 대표적인 장흥 출신의 문인들을 비롯하여 문단에 데뷔한 운문, 산문 문인들이 거의 24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이른바 장흥은 문학의 르네상스를 구가하는 시대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장흥문학의 진정한 뿌리는 가사문학이 아니다.

가사문학 이전에 그 가사문학의 원뿌리로 장흥의 한문 문학이 있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그동안 장흥 문학의 본질이며 그 근원으로서 가사문학만 논의했을까. 가사문학의 이전, 즉 한문 시대의 장흥의 한문 문학이 분명히 존재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은 아마 장흥의 일부 현대문학 인사들의 한문 문학에 대한 무관심이 이어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장흥 문학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명하기 위해서는 장흥 한문 문학의 조명작업이 이루어져 하는 이유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조선조의 정식 문자는 한문이었고, 문학에서도 한시이건 한문의 산문이건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은 한문으로 쓰여 졌다. 즉 가사문학 이전의 고려, 조선조 문학은 한문 문학이 전적으로 통용되었다는 것이다. 이 한문 문학에서도 장흥은 거의 독보적이었다. 조선조에만 한시, 한문 산문 등을 남기 문인은 130여 명에 이르고 그 문인들이 남긴 유문집 역시 130여 권에 이를 정도인데, 이같은 유문집 기록은 전국적으로 거의 희귀한 사례라는 것이 한학자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특히 장흥 한문 문학에서 몇 명의 거봉들이 있었다. 고려조 충지 원감국사를 비롯하여 조선조의 옥봉 백광훈, 존재 위백규, 천방 유호인, 반곡 정경달 선생 등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고려 말엽, 충지 원감국사(1226년~1293년)는 유집으로 <원감국사집(圓鑑國師集)>1권을 남겼는데, 그 유집에 수록된 한시 등은 무려 330여 수에 이른다. 특히 그의 한시는 당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게송 되고, <동문선(東文選)>에도 수많은 시와 글이 많이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문인으로서 위명을 떨치기도 하였다.

한시 150여 수를 남기며 당대 최경창·이달과 함께 삼당파(三唐派) 시인으로 불렸던, 장흥 출신 한시 문인 중 문학적으로 가장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던 옥봉 백광훈은 장흥 출신이고 기봉 선생의 아우지만, 해남에 거주한 탓으로 지금은 해남의 위인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그도 엄연히 장흥이 배출한 장흥 출신의 문인이었다. 하여 이번에 그도 장흥의 문인으로 장흥으로 데려와햐 한다.

존재 선생도 거의 명시들인 140여 수의 한시를 남겼으며, 천방 유호인도 100여 편의 한시를 남겼고, 반곡 정경달 선생도 371수의 한시를 남겼다. 이외도 수많은 장흥 문인들이 수많은 한시 등을 남겼다. 이들의 한시들을 총합하면, 총 2,000여 수는 될 것이라는 장흥 사학자들의 평가이다.

최근에, 장흥의 문인들 사이에 ‘장흥고전문학회’라는 모임체 발족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성격이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장흥의 한문시 등 한문 문학에서부터 조선조 가사문학에 이르기까지 장흥 현대문학 이전의 모든 고문학, 즉 모든 고전문학을 연구하고 조명하는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시작했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장흥문화원에서 역대 장흥 출신 선비들의 유문집(고문집) 발간 작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 작업은 통째로 유문집을 번역해 출간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기간도 오래 걸리고 번역료 등 재정적인 이유 등으로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고문학을 연구하는 이 모임체의 성격도 장흥문화원의 사업과 다소 중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임이 고문집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장흥 문인들의 문학작품 즉 한시 등만 번역하고 조명하는 작업이라면, 그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보다 효율적으로 장흥 고문학에 대한 조명사업을 원만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이런 저런 사정을 제쳐두고, 장흥문학의 뿌리로서 장흥의 한문 문학을 조명하는 일, 이 일은 대부분 원로 한문 학자들이 생존해 있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므로, 늦었긴 하지만 지금 시작한다 해도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장흥문학의 고전으로 한문문학을 규명하고 조명하는 일, 이 일은 문학의 고을 장흥으로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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