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흥 고문학 중흥기 이끈 주역들은?
■사설-장흥 고문학 중흥기 이끈 주역들은?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12.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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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반곡, 존재, 기봉, 옥봉 등이 주도했다

고려 왕조의 편에 섰던 장흥의 임, 마 위 씨 등 장흥의 호족들은 이씨 조선의 태동기에 철저히 외면을 받는다. 그리하여 장흥 출신의 문인, 학자들은 조정에 출사를 않고 재야에 묻혀 학문을 탐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주력한다. 이것이 거의 1세기를 거친다. 즉 조선조가 개국한 1392년부터 천방 유호인(天放 劉好仁1502∼1584) 이전까지는 장흥문학에서 장흥고문학은 암흑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천방 이후부터 비로소 장흥 고문학도 활짝 개화되기에 이른다. 성리학자였던 천방은 재야 학자이지만, 최변방인 장흥 땅을 벗어나 중앙무대에서 당대의 수많은 학자들과 교우(交友)하며 자신의 학문을 탐구하고 시문을 100여 편이나 남겼다. 그는 당대 최고 석학이었던 이율곡의 문하가 되었으며 남명 조식, 이황 퇴계, 대독 성운, 삼족당 김대유, 황강 이희운, 구봉 송익필, 운곡 송수필, 북창 정렴, 지산 조호익, 월정 윤근수, 사계 김장생, 중봉 조헌(趙憲) 등 100여 명의 당대 석학들과 교우하였고 함께 성리학이며 학문을 탐구하여당대 중앙에서도 널리 알려진 학자요, 재야 문인이었다.

천방의 대표적인 시 ‘빗을 읊은 시(詠梳詩)’는 대빗질을 하여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를 없애버리자는 우의(寓意)가 깃든 시로, 조선 중기 유명한 문인이며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쓴 유명한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螺藁>에 실리기도 했으며 이외 수많은 기록문건 등에서 소개될 정도였다.

천방 이후에 비로소 장흥의 고문학은 존재, 기봉과 옥봉 등을 거치면서 활짝 개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천방은 실로 조선조 장흥 고문학의 부흥기를 태동시킨 주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고문학의 중흥기에 190여 명의 문인들이 주옥과 같은 문집과 시문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읕 양의 유문집의 유산은 전국적으로 거의 희귀한 사례라는 점에서 장ㄹ흥고문학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당위성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러한 장흥의 고문학이 지금은 거의 사장돼 있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그리하여 이제부터라도 장흥 문학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명하기 위해서는 장흥고문학의 조명작업이 이루어져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행정당국이나 장흥문회원 같은 기관에서는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한계성이 있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흥 지역에서 한문 학자와 고문학에 관심 있는 몇몇 문인들이 장흥 고문학회 같은 동호인을 결성하여 장흥고문학 조명작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장흥의 문인들 사이에 ‘장흥고전문학회’라는 모임체 발족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성격이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장흥의 한문시 등 한문 문학에서부터 조선조 가사문학에 이르기까지 장흥 현대문학 이전의 모든 고문학, 즉 모든 고전문학을 연구하고 조명하는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장흥고문학 연구 관련 단체의 결성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아니할 수 없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장흥 고문학 조명을 위한 콘텐츠가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 콘텐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문학 번역 작업일 것이다. 190여 분의 유문집 번역이 아니고 한시 등 고문학의 번역이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2000여 편에 달하는 징흥의 고시(한시) 등이 시리즈 별로 번역되는 한편으로, 한시 작가들에 대한 고문학 세계의 조명 작업도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후에 이들 고시 작가들에 대한 한시며 한시 세계를 연구, 규명하는 글들이 연차적으로 시리즈 책자로 엮어지면서 다른 한편으로 인터넷에서 데이터베이스(data base) 화로 구축되어 장흥고문학이 항구적으로 전승, 계승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이다. 장흥고문학의 번역 조명작업에서 수반되는 비용 발생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감국사의 330여 수의 한시를 번역하자면, 번역료가 지급돼야 한다, 그리고 원감국사의 한시를 중심으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에 관한 연구논문들의 책자를 발간하는 일도 일정 비용이 발생되는데, 이 또한 어느 개인이 충당할 수 있는 몫은 아니다. 큰 비용은 아니더라도, 적정 수준의 그 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해 주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장흥=문학고을’로서 위상이며 그러한 이미지 정립은 장흥의 미래 비전에도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장흥문학 고을에서 장흥문학의 뿌리로서 고문학을 연구하고 조명하는 일은 필수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특히 장흥고문학 연구 조명 운동에 지자체인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지원해 줘야 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아니할 수 없다.

조만간 결성될 것으로 보이는 고문학 관련 단체의 결성, 그에 이은 행정 당국의 원활한 관심과 지원으로 장흥의 고문학이 늦었지만 지금 우리 시대에 활짝 개화되고 이로 인하여 장흥문학이 보다 경쟁력이 있는 문화자산으로 창출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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