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도도한 시대적 흐름
■특별기고- 도도한 시대적 흐름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01.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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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다산연구소 소장

김세종/다산연구소 소장

우리는 정보·지식을 자본으로 한 3차 산업시대를 넘어 4차 산업시대를 맞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정보와 지식 산업의 진전과 변화는 과히 혁명에 가깝다고 한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일컬어 학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 하여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기존의 한계를 초월하는 초고속, 초연결, 초경험, 초공유, 초감각 그리고 초지능 시대가 우리 일상의 삶 속에 파고들면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더 넓은 범위에서 더 빠른 속도로 크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풍요의 상징 쥐의 해를 맞는 각계각층의 일성(一聲)이 변화와 혁신, 쇄신과 개혁을 운운하며 새롭게 거듭나기를 주문하고 있다. 이는 시대 흐름에 맞게 조직이 움직이고 컨텐츠가 변화해야 하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시대적 당위성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등을 새롭게 뜯어고치자는 외침이요, 혁명시대를 도도히 맞이하자는 깨우침일 게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행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잰걸음만 같다. 변화와 혁신시대를 맞는 사회관계망에 새로움과 준비과정이 실제 피부에 와 닿지를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개혁은 의심스러워하거나 어렵게 여길 일이 아니다

노자에 보면, “정치는 바로 잡는 것이다.” 하여 정자정야(政者正也)라 했다. 따라서 옛 사람들에게 정치는 “낡은 제도를 쇄신하여 새로운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는 개혁하지 않을 수가 없고, 구습(舊習)에 물든 제도를 바로잡아 개혁하는 정사란 의심스러워하거나 어렵게 여길 일이 아니었다.” 해묵은 잘못을 버리고 새롭게 한다는 것은 정치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는 은(殷)나라 탕왕(湯王)의 〈반명(盤銘)〉에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나날이 새롭게 하라.[日日新 又日新]”는 잠언이 귀감이었는데, 《大學》 몸을 씻어 때를 없애듯이 마음의 때를 씻어 덕을 새롭게 향상시키는 것만이, 낡고 해묵은 제도와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정치를 여는 개혁의 첫걸음으로 여겼다.

이런 일면에서, 조선후기 조선의 개혁을 부르짖은 다산 역시나, 당시 사회를, “세상이 썩은 지 오래되어, 털끝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天下腐已久 一毛一髮 無非病耳 及今不改 必亡國]”고 진단하며, “낡은 나라를 새롭게 한다.[新我之舊邦]”는 전면적인 개혁을 주장하였다. 이는 오늘날 다산학의 면모와 그 가치를 평가받는 핵심적인 어구일 게다. 다산의 개혁은 즉 새로운 변화다. 시의(時宜)에 따라 세상을 변화 시키고 낡은 조선을 새롭게 개혁하는 일에 심혈을 기우렸다. 그의 개혁안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정신개혁이다. 유교의 이상적 성리학에 빠져있는 지식인들의 사고의 틀을 변화시키고 성경현전에 대한 6경 4서의 뜻을 새롭게 고증하여 실사구시적 경전해석을 이끌었다. 둘째는 국가개혁이다. 《경세유표》와 《목민심서》를 통하여 당시의 법질서를 초월한 국가기구 전반에 걸친 개혁의 청사진을 《경세유표》에 담고, 《목민심서》는 법질서 안에서의 지방 행정에 대한 개혁안이었다. 또 한 가지는 《흠흠신서》인데, 법질서를 통하여 사람의 생명에 관한 개혁안이다. 셋째는 기술개혁이다. 이러한 다산의 개혁안은 제도 개혁에 집중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의 멈출 줄 몰랐던 개혁에 감복하여 송가(頌歌)소리 드높다.

개혁은 이루기만 하면, 금난지교(金蘭之交)와 같다

그러나 개혁은 예나 지금이나 녹록지 않은 일이다. 개혁에는 심한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해 묵은 폐단과 잘못을 개혁하여, 국민의 삶을 좋게 만드는 제도와 정책을 구체화하는 일인데도, 변화와 개혁은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간의 조화로운 의견을 모으기란 단단한 가죽 뒤 짚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개혁은 진실로 어렵고 어려운 가운데 어려운 일이지만[難之難中難之難]” 시대에 부흥하는 변화와 개혁은 단단하기가 황금(黃金)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아, 서로 마음이 맞고 교분이 두터워지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 말하면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고 한 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역경》 〈계사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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