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통신 31 - 꽃순이를 아시나요
■호반통신 31 - 꽃순이를 아시나요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06.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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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월/시인

단산월/시인

“ 어이 동생, 한 잔 하셨는감? 혈색이 좋네 그랴!”

“ 예, 쥐약(소주의 이칭)을 마셨더니 어질어질하요 시방.”

“ 어허 그래, 자네 집 딸딸이들은 잘 있는가?”

“ 아따 성님, 딸딸이가 뭐예요. 같은 말이라도, 꽃순이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요?”

“ 그런가. 그래 꽃순이들은 잘 있는가?”

“ 예, 잘 있습지요. 그런데 요즘 그것들 지키느라 신물이 나요.”

“ 왜 그랴?”

“ 아, 그것들도 발 달렸다고 번득하면 밖으로 나돌라고 하니 성가시어라 우.”

“ 허허, 그도 큰일이겠네 그랴! 그래도 한 잔 걸쳤으니, 노래나 한 자리 해 보시게나.“

“ 그럴까요, 속이나 풀겸.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나리가 났네. 응응응 아나리가 났네. 십오야 밝은 달 구름 속에 놀고, 이십 안짝 새큰애기 내 품 안에 논다. 아리아리랑---.”

“ 아니 아니, 가만 있자. 이십 안짝 새큰애기면, 헌큰애기도 있단가?”

“ 암요. 있고 말고요. 씨부랄, 요즘 것들은 이십 안짝에 밑구녁이 나가분당께라우.”

“ 머, 이십 안짝에 밑구녁이 나가분다니, 그게 먼 말이랑가?”

“ 어허, 우리 성님은 텔레비전도 안 보시오. 요즘은 텔레비를 켰다 하면 가시내들이 홀랑 벗고 홀딱홀딱 뛰는 것이 우습지도 않해라우. 그러니 애기들이 뭘 배우겠어요.”

“ 그건 그려. 가시내들이 춤인지 율동인지, 벗고 뛰는 것이 일이든만 그 랴. 머냐, 그것들도 학계 다니며 공부는 한단가?”

“ 모르겠소. 그나저나, 요즘은 텔레비전이 새끼들 망쳐부러요. 불알 달린 것들은 늙으나 젊으나 그것들 사타구니 아랫도리만 쳐다보니라고 정신이 없어라우. 내원 참!”

“ 그랴 그랴! 자넨 걱정이 더욱 많겠네 그랴!”

“ 걱정이 많고 말고요. 딸딸이 아빠 신세 이제사 이해가 되는감요.”

“ 아 그야, 조물주가 처음 사람을 맹글 때 홀랑 벗겨 놓고 키웠으니, 따 먹기가 좋았것제.”

“ 그래 그것을 따먹었을 게라우, 훔쳐먹었을 게라우?”

“ …”

“ 대답이 없으시네. 성님, 그나저나 왜 처녀를 따먹었다고 했을 께라우?”

“ 그야 내가 알겠는가, 자네가 알겠는가?”

“ 아따, 성님은 꼬쟁이 다섯을 낳고서도 그걸 몰라라우?”

“ 아, 그 동산인가 뭔가, 거기서 거시기 그것이 딱 따먹기에 좋았것제.”

“ 앗따, 우리 성님, 이제사 머리가 도라가네요.”

“ 에잇 고얀지고, 머리가 도라가다니!”

“ 아이고 성님, 지가 실수했네요. 미안허요.”

“ 동상, 그건 그렇고, 이십 안짝 헌큰애기들은 누가 데려간단가?”

“ 그야 따먹은 놈이 데려가지 않고 딴놈이 데려가니 문제지라우.”

“ 아니, 그래가지고도 새끼들을 난단 말여! 핏줄이 섞어지면 조상을 어떻게 봐!”

“ 그야 내가 아요, 성님이 아요. 성님이 알면 오목불록들 밑구녁을 도려내 고쳐불라요?”

“ 난 그런 기술 없네, 죽었다 빼나도… ”

“ 성님, 요즘은 의술이 좋아서 다 고쳐분다요. 저세상 가서 조상을 만나도 감쪽같다나요.”

“ 아니, 자넨 먼 말을 그리하는감. 남녀의 결합은 순결해야 한다고 아니 배웠는가?”

“ 라때야 배우긴 그리 배웠지라우. 요즘것들은 뭐 혈통이 밥 먹여 주느냐고 하데요.”

“ 멋이 어쩌구 어째! 시상 니상에나, 성은 정결하고 순결해야 축복받는 것이라네. 알간!”

“ 아이고 성님, 요즘은 성(性)도 바꾸고, 아내도 바꾸고 시상이 우습지도 않해라우.”

“ 큼매, 시상이 요지경인데, 자넨 그것이 좋단 말이여, 뭐여?”

“ 암튼 우리 성님은 쑥맥이셔. 하기사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신간은 편체잉.”

“ 아 이 사람아, 멀 모르긴 몰라. 나도 눈치는 훤치야! 그랑께, 남자가 여자 되면 애기는 낳는단가?”

“ 애기요? 요즘것들은 애기도 안 낳고, 결혼도 안 하려고 하는디. 애기는 무슨 ….”

“ 그건 왜 그런단가?”

“ 그야, 그게 편하고 자유롭다나요. 요즘은 황혼이혼에다 애기 안 낳는 것이 무슨 자랑이나 되는 것처럼 행세를 한다니깐요.”

“ 뭣이, 세상은 음∘양의 조화요, 피아간에 주고받으며 살게 되어 있는디, 어찌구 어째! 말세로구만, 말세야.”

“ 이제 알겠는감요. 큰일은 참말로 큰일이어라우. 미물도 끼리끼리는 놀지 않는디, 사람이 머 동성연애라나 뭐라나. 시상 사람들 제정신이 아니여라우.”

“ 우리 인간이 소우주라서 만물지중에 최귀한데, 영혼까지 병들면 어찌 하겠는가. 지옥 불구덩이 그래 있는 것이라네.”

“ 그러니까나, 시상이 한번 콱 뒤집혀부렀으면 좋겠어라우. 그래야 인간 시상 다시 시작할 게 아닌감요.”

“ 그건 자네 말이 맞네 그랴. 인간이 영물인디, 이놈의 세상을 어찌할꼬.”

“ 성님, 성님이 헌큰애기들 데려다가 밑구녁을 확 도려내불라요? 그래 헌큰애기들 씨를 말려부러야 안 되겠는감요.”

“ 맞여, 못된 연놈들을 잡아다가 그냥 뛔기를 쳐부러야 혀.”

“ 성님, 집에 가시면 텔레비전 보지 마시시오잉. 텔레비를 켰다 하면, 젊은것들이 나와서 쭈쭈 빨고… 텔레비전에서 걷어낼 것이 많애라우”

“ 그러니까나, 시상이 팍 뒤집혀부러야 한다카니 쯧쯧쯧….”

“ 아, 우리집 큰년한테 시집이나 가라 했더니, 뭐라 하는지 들어보실라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나 뭐라나. 내원 참!”

“ 뭐!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 그렇다니깐요. 내 우리집 째진 동포들 땜에 어떨 땐 잠이 안 오요.”

“ 허허, 딸딸이 둔 부모는 비향기 타고 구경다닌다누망, 자넨 어찌 그랴!”

“ 어허, 딸딸이요? 같은 말이라도 꽃순이라고 하라니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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