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선/이숨시인
저기, 갯벌에
어깨를 기대어 누웠다
피었다 사라진 늙은 꽃대처럼
바다의 뼈로
몸체를 곧추세워 물살을 가르면서
물의 의향을 묻고
바람의 기분을 살피던
시간을 접었다
오롯이
자신의 얼굴로 돌아와 누운
저 배의 신음으로 파도가 친다
(다시 힘을 내어)
고장 났을 뿐 죽지는 않았으니
시간을 수리하듯
물 위에 뜰 날을 기다리면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이숨 시인의 본명은 이영숙.
이숨 시인은 장흥 출신 시인으로
2018년 ‘착각의 시학’ 봄호에 시 시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시 치료 전문가, 은행나무숲상담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문인협회·장흥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제7회 등대문학상 수상, 제2회 <詩끌리오> 작품상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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