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장흥 평화다원 원장
백 중
사장나무 아래에는
깔삼한 모시옷에 부채질 하던
울 아버지 헛기침 소리 있고
온 동네 식구 다 모여
농주 마시며 힘 겨루고
약방집 아제는
막걸리 힘 빌려 큰 소리 치고
열 나흘 밤은
한쪽 볼이 서운한 달빛 아래서
풋나무 연기 피는 모깃불 피워놓고
정제 앞 마당가에 화독솥 걸어
솔빵찌고 개떡찌고
집집마다 분주했었지
노인 아그 다 좋았던
그 풍습들은 어디로 가고
마을 회관 에어컨 아래
곰탕 몇인 분에 수박 몇 덩이
튀김 닭 몇 마리. 맥주 몇 박스
손 전화 한 통에 번개같이 배달되네
귀한 것 두고 온 듯
찾으러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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