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한참 늦었지만 ‘장흥문학상’ 제정 추진해야 한다
■사설 - 한참 늦었지만 ‘장흥문학상’ 제정 추진해야 한다
  • 김선욱
  • 승인 2020.10.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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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문학상 제정추진위원회 결성, 군 조례 제정까지 추진돼야

전국적으로 문학상, 제정이 우후죽순이다. 그런데 장흥만 전혀 관심이 없다.

“남도 다 하니 우리도 하자”며 흉내 내자는 건 아니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도 문학상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필히 제정돼야 한다.

문학에 관한 한 ‘전국 최고’라고 자부하는 장흥이 아닌가. 더구나 ‘문림의향’의 메카를 구축하겠다는 장흥군이며 더더구나 전국서 유일한 ‘문학관광기행특구’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문학관 하나 없고, 문학상 하나 없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남들이야 억지로라도 제정할 수도 있겠지만, 장흥은 하려고 맘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제정할 수 있다.

전국까지 볼 것 없다. 전남의 경우만 놓고 살펴보니, 지자체들이 제정하여 시상하는 문학상은 대충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근현대 문인의 이름을 내건 문학상, 둘째 고대 문인 이름을 내건 문학상, 셋째 지역 이름을 내세운 문학상이 그렇다.

첫째 근현대 문인 이름의 문학상은 강진의 ‘김영랑 시문학상’(3천만원), 고흥의 ‘송수권 문학상’(3천5백만원), 곡성의 ‘조태일시문학상’(2천만원), 순천시의 ‘김승옥 문학상’(8천만원) 등이 그렇다. 근현대에 대단한 문학적 위업을 남긴 문인이 없어, 별 수 없이 고대 문인의 이름을 내건 문학상은 담양군의 ‘송순(면암) 문학상’(3천만원), 나주시의 ‘백호임제 문학상'(3천만원), 해남의 ‘고산(윤선도) 문학상’(2천만원) 등이 좋은 예이다.

지역 이름을 내건 문학상도 많다. 이 경우 문학상을 제정할 만한 문인이 여럿일 때 주로 제정하거나 시 단위 등에서 주로 제정하는 상이다.

목포시의 ‘목포문학상’, 여수시의 ‘여수 해양문학상’ 등이 좋은 예이다.

이들 세 가지의 상을 혼합해 제정하는 예도 있다. 나주시의 경우, ‘백호인제문학상’에서 본상으로 전국 문인 대상의 ‘임제문학상(2천만원)’, 지역 문인을 위한 ‘나주문학상“(5백만원)으로 분류해 시상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장흥의 문학상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 장흥이 문림의향이며 문학의 고을이기 때문이다. 더는 이름만 ‘문림의향의 메카’요, ‘문학의 고을’로서 부끄러운 장흥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논자의 생각으론, 장흥 문학의 원류, 장흥 문학사, 문학자원 등을 고려할 때, 운문(詩)과 산문(소설)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시(詩) 분야에서, 기행가사의 효시로 장흥 가사문학을 선도했던 기봉 백광홍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그 시 문학 전승을 위한 ‘기봉 시문학상’을 제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또 현대문학에 이르러 장흥 소설문학의 부흥을 기념하는 ‘장흥소설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장흥문학상’은 총 2종으로 제정하고, 2종의 문학상 총 상금은 1억원(심사비 등 포함) 정도로 하면 될 듯싶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기봉 시문학상’ 제정에 크게 이의를 달 사람은 없겠지만, 소설 문학상에서 굳이 ‘장흥’이라는 지역 명칭보다, 이미 고인인 ‘이청준’ 작가 이름을 내건 ‘이청준 문학상’이 낫지 않겠느냐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청준 문학상’을 제정하면, 향후 그분 못지않은 소설가들 즉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한강(다른 지자체라면 얼마든지 이들만의 명칭으로 문학상을 제정하고도 남을 것이다) 명칭의 문학상 제정 논의도 능히 불거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목포시 문학상 제정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목포시도 고대 문학적인 전통은 없지만, 근현대 문학에서 여류소설가 박화성, 극작가 김우진‧차범석, 평론가 김 현, 소설가 천승세‧최인훈‧김은국, 시인 김지하 등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문인들을 배출하여, 문향으로도 불리지만, 문학상에서는 아예 작가들 이름을 뺀 채 ‘목포문학상’ 명칭으로 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현대 문학에서 다수의 문인이 있으므로 ‘이청준’ 등 한 분 이름을 내건 문학상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아예 처음부터 장흥의 현대문학에서 가장 부흥했던 장흥 소설문학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장흥’이라는 명칭을 내건 소설 문학상 제정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문학상 제정을 어찌 추진할 것인가?

먼저, 전문가(전국 장흥 출신 문학 교수 등)와 장흥 문학단체 대표, 대표 문인들, 군의원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장흥문학상 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여기서 문학상 명칭을 비롯하여 기준, 종류(본상, 신인상 등), 심사방법, 시상금 등을 논의하여 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법적인 장치인 군 조례를 제정하고, 이 조례에 따라 장흥군이 재정지원을 하는 장흥문학상을 제정하면 될 것이다.

이번에 전남 문인 65명이 강진, 보성, 장흥의 문학 자원 및 문학현장을 답사했다. 이들의 한결 같은 소감은 “장흥은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는 문학 자원이 널려 있다. 그런데도 문학관 하나 없다. 문학상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들러본 보성에는 ‘조정래 태백산문학관’이, 강진에는 ‘영랑시문학관’이 있었던 것이다. 전국서 유일한 ‘문학특구’이고,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한강 등 내노라 하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즐비하고, 문단에 데뷔한 장흥 출신 문인들만 150여 명이나 된다는 말에 한껏 놀란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볼 만한 문학관 하나 없다는 게 이상한 일이다”는 투로 얘기하곤 하였다.(장흥의 ‘천관산문학관’은 장흥인도, 외지인 그 누구도 거론조차 안했으며 방문지 일정에도 제외 돼 있었다)

다행이 현재 이청준 문학관 조성이 추진 중이다. 문학관은 수십억 원의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이고 향후, 문림의향의 메카를 지향하는 장흥군이므로 장흥 가사문학관 등 다른 문학관 조성도 추진 될 것이다. 그런데 문학상 제정은 아직도 전혀 무관심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이제부터라도 장흥문학상 제정 추진위가 결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장흥문학상이 속히 제정되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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