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감국사, 신라‧고려조 ‘불교문학의 최고봉’이었다
원감국사, 신라‧고려조 ‘불교문학의 최고봉’이었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10.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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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림의향 ‘文林(4)/ 원감국사 충지(圓鑑國師 冲止)(3)
'원감록' 8회 출간-시 240편, 산문 64편 등 총 304편

'동문선'에 수록된 원감국사의 詩 21편 소개한다
김선욱/시인,

김선욱/시인, 본지 편집인

▲송광사 국사전에 모셔져 있는 수선사 6세 원감국사 충지

▲‘우리출판사’간 원감국사 소설-‘고승열전10-원감국사’

<동문선>에서 국사의 시詩, 소疏 표表 등을 추려 <원감집선園監集選>이라는 약본 1권을 출간한 바 있던 임석진은 1988년 간 <원감국사집>(진성규 편찬) 서언에서 “…원감圓鑑의 시와 문文·소疏·표表 등을 얻어서 얼마간 절구節句를 배독拜讀하였는데, 그 글은 파란이 일면서 풍요로웠고 그 뜻은 간이簡易하면서 심오하였으므로 용솟음치는 감동을 가눌 수가 없었다. 이에 천박한 식견이 부끄러운 것도 헤아리지 못한 채, 감히 제가諸家의 시문 더미 속에 뒤섞여 있는 것들을 수습해서 ‘원감집선圓鑑集選’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것은 선사先師의 위광偉光을 드러내려 함일 뿐이요…又獲圓鑑國老之詩文疏表等。多少節句而拜讀之。其文也有瀾有。其義也簡而又奧。故不克踴感。於是乎莫揣淺。識薄見之戮耻。而敢綴散淆諸家詩文之叢者。而名之曰。圓鑑集選。斯乃爲顯先師之偉光…”(<원감국사집> 緖言, p265)고 하였다. (<송관사지松廣寺誌>를 쓴 기산綺山 임석진林錫珍은, 1920년 송광사 간 <원감록>에서 편집자로 참여하고 발문을 쓰기도 했다).

■국사 시문, 출판 현황 -현재까지 총 8회 출간

국사가 남긴 시문은 근현대까지 기본적으로 8회에 걸쳐 출간된다.

①1297년, 국사 입적 후 5년째 되던 해에 <圓鑑國師語錄>(丁酉本)으로 출간된다.(실전되었다) ②1447년, 전라도 나주목에서 1297년 ‘정유본’을 재판한다.(실전되었다)

③1680년, 일본에서 1447년 나주목 본을 중간重刊한다.

④1920년, 송광사 주지 이설월李雪月 선사가 <원감록園監錄>이라는 제호로 출간한다. 이 <원감록> 출간 이전, 기산綺山 임석진林錫珍이 <동문선>에 실린 국사 시문을 추려 <원감집선園監集選>이라는 약본 1권을 간행했는데, 이설월 선사의 <원감록>은 1680년 일본 간행본을 기저로 하고 임석진의 선사의 시문을 합하여 펴낸 것이다. 이때 <원감록>의 시문은 시 239편(原詩 234편, 補遺詩 5편), 문(文) 5편, 소(疏) 46편, 표(表) 5편 등 총 295 편이었다.

⑤1973년, 아세아문화사에서 이설월선사 간행의 <원감록>을 영인본으로 간행하는데, 이 영인본이 오늘날 원감국사 시문의 기본 사료가 되고 있다.

⑥1988년, 서울아세아문화사에서 <원감국사집圓鑑國師集>(秦星奎 국역)을 간행한다.

이 책은 이설월의 <원감록>에서 제외된 국사의 시문 8편(書答 6, 願文 2편)을 <해동조계복암화상잡저海東曹溪宓庵和尙雜著>(이 판본은 1447년 나주목판본인<원감국사어록>과 함께 판각된, 국사의 문집 중 잡저雜著만을 모아 간행된 책으로 여겨진다. 1985년에 공개되었으며, 2006년 1월 17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459호로 지정돼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소장돼 있다)에서 추려내어 이를 합화여 출간하니, 이때 국사의 시문은 총 303편이 된다.

⑦2010년, ‘동국대학교출판부’에서 <원감국사집>(이상현 국역>을 출간한다. 이 책 역시 1297년의 <원감국사어록(圓鑑國師語錄>을 기본으로 <동문선> 수록된 시문, <복암잡저(宓庵雜著)>의 시문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⑧2012년, ‘지식을 만드는 지식’에서 <원감국사집>(진성규역)을 출간했다. 이 책은 1988년의 <원감국사집>을 국역한 진성규가 국역자로 참여하여 원고를 보완했는데, 이전의 1988년판 <원감국사집>의 시詩 239편에서 1편이 추가된 총 240편으로, 여기에 발문(跋文) 3편(跋文, 跋, 園監錄人士跋文)을 보완해 편찬, 국사의 시문은 총 303편이 된다. (추가된 발문3편은 국사 시문에서 제외).

하여 국사의 지금까지 확인된 국사의 시문은 ▲<원감록>(이설원)에서는 시가 239편(原詩 234편, 補遺詩 5편), 산문이 56편(文 5편, 疏 46편, 表 5편) 등 총 295편 ▲<원감국사집>(1988,진성규 역)에서는 <원감록>의 295편에 서답書答 6편, 원문願文 2편 등 8편을 더해 시 239편, 산문 64편(文 5편, 疏 46편, 表 5편, 서답書答 6편, 원문願文 2편 등) 총 303편 ▲<원감국사집>(2012, 진성규 역))에서는 1988년 <원감국사집>의 303편에 시 1편만 보태져 시는 240편, 산문 64편(발문 3편은 국사의 원고가 아니므로 제외한다) 등 304편으로 변화를 보인다.

결국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 국사의 시문은 304편으로 시는 240편, 소疏 표表, 서신 등 산문은 총 64편이 된다.

이밖에 국사 관련을 도서로 ▶<고승열전 10(원감국사)>(극락도 지옥도 마음속에 있다네) /윤청광지음/우리출판사간 /2002년 10월 ▶<한글대장경 168 한국찬술19 원감국사집 외(圓鑑國師集 外)> /동국대역경원/2013년 06월 /29,800원 등이 출판되어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동문선>-국사 시 240편 중 21편 수록

<동문선>에 수록된 원감국사 시문은 그의 240편의 시 중 21편이 수록되어 있다. <동문선>에서 작자는 ‘석원감(釋圓鑑)’으로 표기돼 있다. 이들 21편의 시를 소대한다.

1. 꽃을 아까와 하면서[惜花吟]-동문선 제6권 /七言古詩

납월 26일에 처음으로 성에 들어 / 臘月念六初入郭

머리 돌리는 사이 봄은 이미 70이요 사흘이네 / 轉頭春已七十有三日

지난해나 올해도 물처럼 흘러가고 / 去年今年同逝川

어제도 오늘도 역말처럼 달려가네 / 昨日今日甚奔馹

어제 꽃을 보매 꽃이 처음 피더니 / 昨日看花花始開

오늘 꽃을 보매 꽃이 지려 하는구나 / 今日看花花欲落

꽃이 피었다 지는 것은 아낄 겨를도 없고 / 花開花落不容惜

봄이 왔다 가는 것 누가 잡을 것인가 / 春至春歸誰把捉

세상 사람은 다만 꽃이 피고 지는 것만 보고 / 世人但見花開落

제 몸이 저 꽃과 같은 줄은 모르네 / 不知身與花相若

그대는 아침에 거울 앞에서 젊은 얼굴 자랑하다가 / 君不見朝臨明鏡誇紅顔

저녁에는 북망을 향해 불삽을 재촉하는 것 보지 못하였는가 / 暮向北邙催紼翣

모름지기 믿어라 꽃이 피고 질 때에 / 須信花開花落時

그것은 분명 저 무상을 말하는 것이니라 / 分明說箇無常法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2. 3월 24일 천호산 개태사에서 자며[三月二十四日抵宿天護山開泰寺] -동문선 제6권 / 七言古詩

지난해에 세 번 천호산을 지났나니 / 一年三過天護山

천호산 가운데는 흰 구름이 희더라 / 天護山中白雲白

흰 구름은 산중에서 한가하다고 자랑하며 / 白雲自負山中閑

아마 산으로 지나가는 먼 손을 보고 웃으리라 / 應笑山前遠行客

말하노니 흰 구름이여 나를 웃지 말과저 / 寄語白雲毋笑我

내 걸음은 옳은 것도 없고 옳지 않은 것도 없다 / 我行無可無不可

어찌 아리 좋은 산수에 터를 잡아 짓고 살면서 / 安知不卜好林壑

돌아와서는 자네와 함께 서로 수작하는지를 / 歸來與子相酬酢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3. 고열음(苦熱吟) -동문선 제9권 /五言律詩

지상엔 온통 더위 천지 / 有地盡炎赫

광한전(달나라에 있다는 궁전) 월궁으로 달아날 재주 없으니 / 無階奔廣寒

설악산 폭포 생각나고 / 瀑川思雪岳

풍혈 있는 빙산이 그리워라 / 風穴憶氷巒

우리 나라 설악산에 폭포가 있고 빙산에 바람 구멍[風穴]이 있다.

열자의 바람 타기를 못 배웠으니 / 未學乘飆列

반랑의 화산 사랑함을 공연히 바라네 / 空希愛華潘

어쩌면 혹리가 가고 / 何當酷吏去

고인 반가이 만나 기쁘게 놀까得與故人歡

*반랑(潘閬)의 …… 사랑함 : 송나라 반랑이 화산(華山)을 사랑하여, “언제든 저 상봉(上峯)에 가서 살겠노라.” 하였다.[주-D002] 고인(故人) …… 놀까 : 오대(五代) 때에 범질(范質)이 벼슬하기 전에 다점(茶店)에 들어갔는데, 마침 여름이므로 손에 부채를 들었다. 그 부채에 글쓰기를, “큰 더위에 혹리가 가고, 맑은 바람에 고인이 온다[大暑去酷吏 淸風來故人].” 하였다.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한 사나이가 앞에 와서 말하기를, “혹리(酷吏)를 어찌 큰 더위에만 비할 것이겠소. 상공(相公)께서 다른 날에 이 폐단을 깊이 살피시오.” 하고는 가버렸다. 범질이 다점에서 나와 그 부근에 있는 신사(神詞)에 들렸더니, 신상(神像)이 곧 조금 전에 본 그 사람이었다. 그 뒤에 범질이 후주(後周)의 재상(宰相)이 되어 첫 머리에 형서(刑書)를 정리하여 형통(荊統)을 만들었다.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4. 유거(幽居) -동문선 제11권 / 五言排律

일체의 번화 밖에서 / 棲息紛華外

붉고 푸른 숲에 멋대로 노네 / 優游紫翠間

솔 행랑은 봄날에 더 고요하고 / 松廊春更靜

대문은 낮에도 늘 잠그는데 / 竹戶晝猶關

추녀 끝이 짧으니 달 먼저 맞고 / 簷短先邀月

담장 키가 낮으니 산 안 가리네 / 墻低不礙山

비 온 뒤에 시냇물은 급히 흐르고 / 雨餘溪水急

바람 자니 고갯구름 한가하구나 / 風定嶺雲閑

사슴이 엎드렸네 깊은 골짝에 / 谷密鹿攸伏

새가 절로 돌아오는 빽빽한 숲에 / 林稠禽自還

새벽 저녁 한가히 날 보내노니 / 翛然度晨暝

게으르고 완한 버릇 기르기 알맞네 / 聊以養疏頑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68

5.동정 송(東征頌)-동문선 제11권 / 五言排律

황제께서 온 천하를 통어하시와 / 皇帝御天下

신공이 요보다도 뛰어나시니 / 神功超放勛

크신 덕이 우주를 포함하시고 / 德寬包有截

넓으나 넓은 덕택 가없이 덮어 / 澤廣被無垠

수레는 천 길에 궤도가 같고 / 車共千途轍

글은 구역에서 글자 같은데 / 書同九域文

오직 저 섬의 오랑캐 추한 놈들이 / 唯殘島夷醜

솥 안의 고기처럼 꾸물거리네 / 假息鼎魚群

창해 바다 험한 것을 오직 믿고서 / 但恃滄溟隔

강토를 따로 하려고 꾀하여 / 仍圖疆場分

조그만 공물도 안 바치거니 / 苞茅曾不入

상서를 반포해도 모른 체하네 / 班瑞亦無聞

이에 황제께서 크게 노하사 / 帝乃赫斯怒

“때로다” 우리 임금께 명 내리시니 / 時乎命我君

천의 용작함 큰 함대들과 / 一千龍鵲舸

십만의 호비군 / 十萬虎貔軍

부상 벌판에 죄를 물으려 / 問罪扶搡野

합포(마산의 옛 이름) 바닷가에 기세 올렸네 / 興師合浦濆

꽝꽝 북소리는 바다 울리고 / 鼓鼙轟巨浸

펄렁펄렁 깃발은 구름 떨치며 / 旌旆拂長雲

용맹한 장졸들 모두 다 결사 / 驍勇皆趨死

영웅들이 다투어 공 세우려 할 제 / 英雄竸立勳

강에선 생각하느니 한신(한 나라의 명장)의 배수진 / 江思韓信背

하수 건너서 불사르는 맹명(진 나라의 명장)의 전술 / 舟欲孟明焚

남월왕을 목매어 오는 것 옛 사람 뿐이랴 / 係越奚專美

오를 평정한 것쯤 말할 것 없네 / 平吳不足云

순식간에 적군을 쳐부수어서 / 斫營應瞬息

아침이나 저녁에 첩보를 아뢰리 / 獻捷在朝曛

옥백으로 다투어 공을 올리고 / 玉帛爭修貢

간과는 모조리 난이 풀어져 / 干戈盡解紛

대장에겐 훈상을 내리옵시고 / 元戎錫圭卣

군졸은 농토로 되돌아가서 / 戰卒返耕耘

석 자 쾌검 갑 속에 되 넣어두고 / 快劍匣三尺

백 근 양궁 활주머니에 간직해 두리 / 良弓櫜百斤

사방이 태평 가요 높이 부르고 / 四方歌浩浩

팔표(온 세상)가 희희낙락 춤을 추리라 / 八表樂欣欣

산이란 산에는 봉화가 걷고 / 烽燧收邊警

머나먼 변방에도 풍진 사라져 / 風塵絶塞氛

우리 성천자 만세토록 / 當觀聖天子

남훈곡 아룀을 보게 되오리 / 萬歲奏南熏

*동정(東征) : 고려와 원元의 연합군으로 일본을 쳤는데, 제1차 동정은 원종元宗 15년(1274) 10월, 제2차가 충렬왕 7년(1281) 5월이었다. *남월왕南越王을 목매어 오는 것 : 한漢 나라 종군終軍의 약관弱冠이 무제武帝에게 글을 올려, “갓끈 하나만 주시면 남월왕의 목을 매어다 바치겠습니다.” 하였다. *오를 평정한 : 진晋 나라 왕준王濬이 배를 타고 대군을 거느리고 가서 오吳 나라를 평정하였다. *남훈곡(南薰曲) : 우순虞舜이 오현금五弦琴을 타며 불렀다는 노래로서, “남풍의 훈훈함이여, 우리 백성들의 불평을 풀어주리로다. 남풍의 때 맞춤이여, 우리 백성들의 재물을 풍부히 하리로다.”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68

6. 회포를 쓰다 [自敍] -동문선 제11권 / 五言排律

세월이란 참으로 빨리 가는 것 / 光陰忽已邁

늙음과 병이 항상 서로 따르누나 / 老病鎭相依

절룩이는 다리엔 지팡이 힘만 믿고 / 脚跛筇全力

여윈 몸에 허리띠 줄어드네 / 身羸帶減圍

너무 한가하니 게으를 밖에 / 飽閑仍得懶

도를 먹고 사는 몸 살찌지 않네 / 飱道不成肥

해 늦게야 비로소 꽁보리 조반 / 日晏方麤糲

봄은 다 갔으나 아직도 묵은 누비옷 / 春深尙衲衣

살림이 가난하니 선 동무 적고 / 居貧禪侶少

성시가 거리 머니 속연도 드물어 / 城遠俗緣稀

짝이라곤 오직 외로운 구름 / 獨有孤雲伴

때로 와 처마 끝으로 돌아가누나 / 時從簷下歸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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