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흥한담 37 - 존경하는 당신에게
■ 장흥한담 37 - 존경하는 당신에게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12.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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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수 시인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당신에게 안부를 물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한 해 동안 당신이 내게 주신 위로의 한마디가 삶의 흔적을 보듬고 살포시 지나갑니다. 겨울 햇살이 잠시 멈추고 묵언에 든 시간, 핸드폰에 새겨진 당신의 이름을 바라보며 미소가 사르르 번지는 참 행복한 날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당신은 항상 내게 위로와 용기를 주셨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격려를 먼저 주실 거라 믿습니다. 올해는 오직 당신으로 인해 참 행복했습니다. 새해를 당신과 함께 맞이하고 있음에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2021년 신축년은 오직 당신이 소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엊그제 들뜬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 한 것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달력 끝자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시간을 맞이하고 계십니까. 텔레비전에서는 오늘도 변함없이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사망자 현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서운 질병과 싸움에 위축되고 두려워하다가 퍼뜩 정신이 드는 것은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에 조금이나마 안도하며 이제야 당신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며칠 전, 겨울비가 촉촉하게 메마른 대지를 적셨습니다. 앙상한 가지에 남겨진 떨켜에 말간 물 한 방울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맑고 향기로움을 품고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자연은 늘 있어야 할 곳에 먼저 와 있습니다. 바쁘다고 대설, 소설을 뛰어넘어 봄이 오지 않습니다. 매서운 겨울을 지나고서야 봄이 옵니다. 봄을 기다리는 사람은 겨울을 잘 견디어 내듯이 당신은 지금 겨울을 잘 보듬고 계십니까. 오늘도 방송에서는 많은 언어가 쏟아져 나옵니다. 가히 언어의 홍수입니다. 정치판에서 들려오는 속 뒤집는 소리도 들립니다. 서로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밖으로 뛰쳐나가 억불산에서 불어오는 청정 바람으로 숨을 쉬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온종일 머리가 혼탁해질 것 같습니다. 쏟아내는 언어들 속에서도 2020년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코로나19와 팬데믹, 그리고 거리 두기입니다. 이런 단어는 우리 생활에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생경한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를 옥죄고 멈칫거리게 하고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팬데믹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또 다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변화와 욕망에서 오는 대응은 놀랍게도 편리한 방향으로 빠르게 적응해 갑니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컴퓨터에 앉아 원하는 것을 주문하고 택배로 받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먹고 싶은 음식물이 일회용 그릇에 담겨 30분 이내에 도착합니다. 환경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쏟아지는 플라스틱과 비닐, 종이상자,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회용 그릇들이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편리함에 무의식적으로 몸과 정신이 반응합니다. 그러다 보니 환경은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어쩌다 돌아본 매립장의 광경은 참혹했습니다. 오늘도 당신은 어떤 물품을 주문하셨습니까. 단 한 번이라도 매립장 주위를 둘러본 적이 있으십니까. 쓰레기는 행정기관에서 치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내가 치운다는 주인의식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새벽녘, 예양강에는 물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졸졸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안개 속에 나 홀로 서 있었습니다. 평온했습니다.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시간, 참괴慙愧한 몸 씻어내고 싶었습니다. 혹여 당신도 지금쯤 노을 진 강가를 거닐며 자연이 들려주는 평온한 소리를 듣고 있지 않으십니까. 2020년은 당신에게는 어떤 해입니까. 성공한 해일 수도, 행복하기 그지없는 해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는 좌절감과 패배감에 사로잡혀 일어날 기력조차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할 때면 이타심을 갈구하며 기도합니다.

「 .... 중략

내가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게 하소서 / 가슴에 묻어둔 욕심 하나 비워낼 줄 아는 용기를 주소서 / 집착과 갈등, 무지와 분노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느낄 줄 아는 진정한 행복을 얻게 하소서 / 거친 삶으로 망가지고 상처 난 영혼, 잠시 멈추고 돌아볼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 그리하여 남을 이롭게 해야 내가 이롭게 된다는 자리이타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유용수 시 - 자리이타 》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해를 맞이할 때면 소원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계획한 것, 소망한 것이 다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신의 세계가 아닐까요. 올 한해의 삶이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억지를 부려서 되는 일이 아님을 당신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당신은 2020년 한 해 동안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잃으셨습니까. 새해에도 어김없이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꽃밭에 매일 물을 준다고 꽃이 피지 않습니다. 급하다고 봄꽃이 겨울에 피지 않습니다. 꽃은 때가 되어야 고고한 향기를 풍기며 피어납니다. 성급하게 이루고자 하는 마음보다 욕심을 버리고 조금 느리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로운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새해가 밝아 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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