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 부끄러운 시간
정치의 계절, 부끄러운 시간
  • 장흥투데이
  • 승인 2021.08.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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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건/국립안동대학교 교수

언론, 포털, 뉴스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노마스크로 개최되었다.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에서 개최된 G7정상회의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초정되었다. 7월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시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런데 언론과 포털 등의 뉴스에서는 이와 관련된 자세한 보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20대 대통령선거일은 2022년 3월 9일 수요일이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은 2022년 6월 1일 수요일이다. 대통령선거일은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서 행정부의 수반을 선출하는 날이고,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교육감,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모두 국민의 공복을 뽑는 날이다. 공복은 공정한 심부름꾼이다.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가짜 뉴스 시대에서 살아남기’, ‘뉴스, 믿어도 될까?’ 등의 제목을 단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기레기 언론을 감시하는 기레이 아카이빙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정치검찰, 정치언론, 정치관료라는 말도 사용되고 있다. 검찰과 언론 그리고 관료 등이 공정의 책무를 잊고 정치에 개입하기 때문인 듯하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있다. 정치는 정의롭지 못한 일을 정의롭게 바로 잡는 것이다. 분배 정의와 절차 정의가 가장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슬픔은 정의롭지 못한 국가수반이 구속되는 역사의 질곡에서 정점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공공선에 대한 몰이해를 기반으로 한 자본권력이 있다.

만사는 인사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인간을 정의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집단지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론과 논쟁이 없어서는 안 된다. 화합은 하나의 생각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품을 줄 알 때 완성된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 끝나기를!

공정하다는 착각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이다. ‘능력주의의 폭정: 공동선은 어떻게 되었는가?’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사회적 상승을 위한 학력주의가 성공의 윤리라는 미국의 공식을 비판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공동선을 위해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지금의 결과는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1996년 6월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 2007년 서해안 원유유출,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등 20여 년간 수많은 사건과 참사가 있었다. 2017년에는 18대 대통령이 파면되었고, 2018년에는 17대 대통령이 헌정 사상 4번째로 구속되기까지 하였다. 대한민국이 대형 사건사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4년제 대학 162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부분이 지방대학이었고,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역소멸도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청년인구의 유출은 지역소멸의 시간을 단축시킨다. 경제적이고 지역적인 양극화 현상은 초저출산과도 연동되어 있다.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이 0.918명이다. 아직도 부끄러운 시간이다. 정치가들은 자신의 지향을 밝혀야 한다.

유가철학에서 의리(義理)는 의미(意味)를 뜻하기도 하고 정의(正義)를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정의로운 생활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의리라는 개념이다. 공정은 사적인 이익과 욕심을 최소화하고 공동선을 추구할 때에만 입에 올릴 수 있는 개념이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를!

*글쓴이-전성건 : 국립안동대학교 교수/퇴계학연구소 소장/한국실학학회 총무이사 *저서=『정약용의 철학사상과 체제개혁론』,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다산 정약용의 사례가식』(역주), 사람의무늬/『일기에서 역사를 엿보다』(공저), 새물결/『조선 후기 사족과 예교질서』(공저), 소명출판/『퇴계학파의 사람들』(공저), 예문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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