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봉(岐峯) 알리기 산파역해 온 백수인, 장흥문학 부흥 선도해 주길
기봉(岐峯) 알리기 산파역해 온 백수인, 장흥문학 부흥 선도해 주길
  • 김선욱
  • 승인 2021.10.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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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에서 엮어낸 시집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 출간도 축하하며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김녹촌 등을 장흥 현대문학의 제1세대라고 하면, 소설가 이승우 한강, 시인 백수인 이대흠 김영남 위선환 전기철 등을 제2세대라 할 수 있다. 1세대 문인 중 이청준 김녹촌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송기숙은 와병으로 투병 중이며, 한승원 작가만이 유일하게 장흥 현지에서 25년째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1세대가 저물어가면서 2세대 문인들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승우와 한강은 이미 세계적 소설가로서 입지를 굳히며 중앙 무대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활동 중이다. 2세대 문인으로 이들 외에도 200여 명이 대부분 외지에서 활동 중이다.

장흥 현지에 활동 중인 문인으로는 시인 이대흠 양기수 유용수 김동옥 등 몇몇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2세대 문인의 선두 그룹에 서 있던 백수인 시인이 지난해 장흥으로 귀향, 장흥에 정착하며 아연 장흥문학에 활기를 더해 주고 있어, 향후 그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백수인은 조선대학교 교수(문학박사, 학자) 출신 시인으로, 귀향 후 더욱 왕성해진 창작 활동은 물론 ‘장흥살이(장흥문학)’에 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장흥문학의 학문적‧이론적 토대 구축을 선도하고 그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장흥에 정착한 이후 이미 여러 장흥의 문인‧문화 예술인들과 교우하며, 장흥문화원 등의 학생백일장 심사위원장, 현재 발기 추진 중인 ‘장흥고문학회’ 이사장 추대, 여러 장흥 시인들의 시집 시평(해설) 집필 등 장흥문학 선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대학 교수 시절엔 진보적 사회활동과 문단 활동, 대학 내의 주요 보직 활동, 문학평론 활동 등에 주력하느라 시집 1권만 출간했지만, 퇴직 이후 장흥에서 두 번째 시집인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푸른사상)를 펴내는 등 더욱 역동적인 문학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그의 문학 활동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모으게 한다.

시인 백수인의 문학적인 DNA는 멀리 가면 기봉 백광홍(岐峯 白光弘)으로 연결되지만. 가까이는 고조부와 선친의 문학적 계대(繼代)를 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조부인 계은(溪隱) 백운희(白雲熙,1836~1919)는 한시인으로 장흥 기산마을에 제자들을 모아 한시를 가르쳤으며 제자들과 잦은 시회(詩會)를 열어 제자들과 함께 쓴 ‘시회고(詩會稿)’ 1권을 남기기도 하였다. 선친인 백낙홍(白洛洪,1929~2016)은 오랫동안 장흥문화원 이사 등을 역임하며 강수의 전 장흥문화원장, 윤수옥 전 장흥문화원장 등 장흥의 유수 문화인들과 교우하며 장흥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또한 그는 억불산 편백 숲(지금의 우드랜드) 조림 총감독, 기양사 관리 및 기양사 중건을 주도하였던 선대의 대표적인 문화인이었다.

그런 고조부 백운희, 선친 백낙홍의 문학적인 계대를 이은 이가 바로 시인 백수인이다.(동생 백성우는 중등학교 교장 출신으로 소설가로 활동 중이다.)

선대의 장흥문학, 장흥문화에 대한 애정이 그러했듯, 백수인 시인도 장흥문학인으로서 자긍심이 대단하고 애정 또한 깊다. 단적인 예가 몇 가지 있다. 한승원 선생은 1998년부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학생들에게 문학론과 소설창작실기를 20여 년 강의해 왔다. 한승원 선생을 조선대학교 교수로 초빙하는 데에는 백수인 교수(당시 조선대학교 국어교육과 학과장)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서였다. 그는 대학 관계자들과 3회나 ‘해산토굴’을 찾아가 선생을 설득하여 간신히 초빙교수로 모실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대학교가 1998년 조선대 문예창작학과를 설립하며, 소설 교육을 전담할 교수로 고민에 빠졌을 때, 백수인 교수가 이승우 작가를 적극 추천하여 교수로 임용했다. 이승우는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학과장 등을 거쳐 현재는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임해 오고 있다.

백수인 시인의 장흥문학에 대한 애정은, 장흥문학의 뿌리 가사문학의 조명, 즉 기봉 백광홍, 존재 위백규에 대한 학문적 조명의 시작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이어진다. 기봉의 ‘관서별곡’은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문학계에 현전하지 않는 가사였다. 어쩌다 단편적으로 그 제목이 소개되더라도 작자를 기봉의 아우인 옥봉 백광훈으로 기록한 전적이 많았고, ‘기성별곡’과 ’향산별곡‘을 합쳐 ’관서별곡‘이라 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논문도 있었다.(이주홍, 1955).

그런데 당시 명지대 이상보 교수가 김희준 학생(기봉 종가가 외가. 학교장 출신)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기봉 종가에서 《기봉집岐峯集》에 실린 ‘관서별곡’을 발굴, 1963년에 이를 분석·평가한 학술논문을 발표하며 비로소 세상에 빛을 드러내게 되었다. 국내에선 최초로 발표된 기봉 ‘관서별곡’의 논문이었다. 이어 전남대 정익섭 교수가 ‘관서별곡’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하였고, 이를 계기로 학계에서 백광홍의 문학을 조명하는 논문들이 잇달아 발표되기에 이른 것이다.

백수인 교수는, ‘관서별곡’의 문학적 가치를 사회 일반에 알리는 선도자를 자임한다. 1987년, 연세대 김동욱 박사를 비롯 전국의 국문학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막된 ‘기봉가비’ 제막(부산면 구름재)에 산파역을 했으며, 1987년 《기봉집(중간)》 출간도 주도했다. 1994년 전남문협 심포지엄 때 ‘관서별곡과 장흥문학’ 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이 논문은 ‘관서별곡’을 필두로 한 장흥의 가사문학과 현대 장흥문학의 맥을 정리하는 최초의 결집이었다.

기봉뿐만이 아니다. 존재 위백규 역시 백광홍처럼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때인 1960년 대 초반, 조선대학교 이종출 교수가 당시 국문학과의 재학생이던 유치면 출신의 문경두의 집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종출 교수는 장흥지역 문집들을 살피는 과정에서 존재 위백규 등의 시조와 가사를 발굴, 1976년부터 순차적으로 이상계, 위세보, 위백규 등 장흥 역대 문인들에 대한 논문을 학계에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장흥의 가사 문학이 학계에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특히 존재 위백규의 시조 ‘농가고’, 가사작품 ‘자회가’ ‘합강전선유가‘ 등이 조명 받게 되었고, 위백규, 위세보, 이상계, 노명선 등의 가사 작품과 존재 위백규의 실학사상이 학계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백수인은 선비적인 풍모를 지닌 시인이다.

그동안 ‘장흥문학’에서 결핍된 부분은 장흥문학사 및 문학성 등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와 조명이었다. 학자 출신의 시인 백수인 교수의 장흥문학에서의 학문적 고찰과 연구가 요구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록 현직에서 은퇴했지만, 장흥문학에 대한 그의 진한 애정과 여전히 4,50대의 의욕과 의기(意氣)를 갖고 있기에 백수인 시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장흥 현지에서 일구어 가는 시(詩) 창작 등의 문학적인 성과도 더욱 기대해 본다.

(이번 출간한 시집 <더글러스 퍼 널빤지에게>를 몇 권 구입, 선물했는데 이구동성으로 ’참 좋은 시집‘이라는 후담을 들었다. 시집 출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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