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가 살아야 농어촌이 산다
‘작은 학교’가 살아야 농어촌이 산다
  • 김선욱
  • 승인 2021.11.17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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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동초교 2022년 폐교 추진에 즈음하여

그렇지 않아도 시대적 흐름인 인구 급감으로 농어촌이 위기인데, 갈수록 그 위기에 불 지피 듯 농어촌 학교가 폐교되고 있어 그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안양동초교가 내년에 폐교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3년간 학생수가 10명 이하여서 지난 2020년부터 폐교문제가 불거졌고, 학부모들이며 지역민 대다수도 폐교와 통폐합을 찬성하는 쪽이어서 폐교 수순은 비교적 수월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흥군의 읍면 단위 초등학교는 장흥읍을 제외하면 모두 1,2개 학교가 존치돼 왔다. 그 중 2개 교가 있는 읍면은 관산읍과 안양‧회진면뿐이었다. 하여 안양면의 안양동초교가 지금까지 존치돼 온 것만도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안양동초교 폐교 현실은 지역민들이나 동창생들에겐 결코 반가운 일일 수가 없다.

학교가 없어지면 젊은 층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학교가 없어진다는 건 그 학교 건물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고 그 지역의 교육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학교 폐지는 결국 그 지역 마을들의 존재 가치가 유명무실해지고 더불어 그 지역사회의 붕괴도 가속화된다는 의미에 다름 아닌 것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30명 이하가 되면 폐교(또는 분교장화) 권고 대상이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학생 수 30〜40명이면 당연히 폐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장흥군 초등학교는 2021년 기준으로 모두 15개교이다. 이중 학생 수 30명 이하인 학교는 장평초(21명), 관산남초(28명), 명덕초(27명), 유치초(26명), 장동초(26명), 안양동초(6명) 등 6개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안양동초교는 2022년 폐지 예정이므로, 향후 폐교 위기로 남아질 학교는 5개교이다.

이미 폐교가 추진 중인 안양동초교는, 폐교가 불가피한 일이므로 기왕 폐교를 전제한다면, 향후 폐교 위기에 놓일 5개교에 대해 지역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운동이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농촌 초중학교 폐교는 이미 전국 농촌사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농촌 인구의 급감과 고령화 등의 현상으로 불가피하게 맞고 있는 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 1,2년 동안 신입생이 전혀 없어 폐교 걱정이 날로 커지는 초등학교는 전국적으로 지난해만 모두 108곳에 이르렀고 최근 들어서 해마다 비수도권인 농어촌 초등학교 백여 곳 정도가 신입생 0명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실제로 폐교까지 하게 된 초중고교 숫자도 지난 10년 동안 4백 곳 가량 된다고 한다.

농어촌 지역에서 이처럼 초중학교의 폐교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해도, 그렇다고 모든 농어촌 지자체들이 다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폐교 자체가 젊은 층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는 사실에서 폐교 위기에 직면한 학교들이 ‘작은 학교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지역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지역민의 노력으로 폐교 위기를 벗어났거나 현재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폐교 위기를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지역의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해남 북일면 북일초등학교는 2021년 기준으로 전교생이 18명이고 1~3학년은 4명뿐이다. 2022년에도 신입생은 없다. 이 학교도 폐교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에 학교와 지역의 모든 구성원들이 발 벗고 나섰다. 북일면 이장자치회, 해남군청과 북일면사무소, 북일초·두륜중 등이 '작은 학교 활성화'를 목표로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해 초·중학생 자녀를 둔 가구 및 청년층 유치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장자치회선 빈집 28채를 확보했고, 이 중 13채는 해남군 지원으로 리모델링까지 마치고 이주 가정에 저렴한 가격(월 10만 원 내외)으로 임대할 방침이다. 특히 이주 가정의 정착을 위해 책임지고 일자리를 알선한다는 계획이고 만 49세 이하는 100% 일자리를 보장하고, 맞벌이 가구를 위해 ‘온종일 돌봄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에게는 북 유럽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주 학생에게는 ▲해외 연수 기회 제공 ▲입학생/졸업생 장학금(100만 원) ▲읽고 싶은 도서 무한 지원 등 9가지 혜택을 주고, 학부모에게는 ▲김장 김치와 향토미 제공 ▲귀농자 연간 60만 원 지원 ▲ 장기 LH 임대주택 및 농촌유토피아 단지 입주 ▲귀농·귀촌·귀어 성공을 위한 멘토링 사업단 지원 등 그야말로 파격적인 혜택들을 내걸었다. 이러한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지난 11월에는 500여 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왔고 수도권 등지에서 10가구가 답사를 다녀갔다고 한다.

경남 함양 서하초등학교는 2019년 14명이던 전교생이 2021년 기준으로 35명으로 늘었다. 병설유치원생도 4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이 중 33명(73%)이 외지에서 들어왔다. 이곳도 2019년부터 ‘서하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을 적극 추진, 자녀 전입 가정에 주택·직장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새로 단장한 빈집만 7채를 제공했고, 2021년 2월엔 임대주택 12채도 지었다. 2024년 완공 목표로 1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도 더 짓고 있으며 청년들의 농촌체험과 창업지원교육 공간인 ‘서하다움 청년레지던스 플랫폼’도 조성하고 있다.

경북 울산시 상북초 소호분교는 산골에 위치한다. 이 학교도 학생 수가 점차 감소,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학생이 10명이 넘지 않아 폐교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2010년 ‘소호산촌유학센터’ 조성으로 학생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 2011년 19명, 2012년 26명, 2013년 31명, 2014년 40명, 2015년 40명 등 매해 꾸준히 늘어나더니 현재는 전교생 수가 45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폐교 위기에 직면한 학교들이 지자체와 지역민의 노력으로 그 위기를 극복한 사례들이 많다. 이는, 농어촌의 초등학교 폐교 위기도 학교·지역사회, 지자체 등의 강한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머지않아 장흥지역에서 초등학교의 폐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관산읍, 회진면, 장동·장평면 지역에서도, 앞에서의 사례들처럼 지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 폐교 위기를 극복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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