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출신 문경재 씨 시인으로 등단
장흥출신 문경재 씨 시인으로 등단
  • 김용란
  • 승인 2018.09.1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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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 이사람/ 문경재 시인
'예술가' 가을 제34호- ‘느티나무의 문법’외 3편으로 신인상

장흥출신의 문경재 씨가 계간 <예술가> 가을 제34호에서 ‘느티나무의 문법’ ‘수서유수지水西遊水池’ ‘통점’ 시 3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경재 시인은 1951년 장흥읍에서 태어나 장흥초와 장흥중을 졸업하고 건국대 경제학과 졸업했으며 한일은행과 동화은행에 근무하다 지점장으로 퇴직했다.

이후 1989년부터 현재까지 중앙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와 2005년부터 현대선릉골드타워 운영위원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문경재 시인은 “인터넷 매체에서 가끔 누가 100년이나 된 산삼을 캤다는 기사를 봅니다. 어느 때 부터인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저도 산삼 못지않은 ‘시’를 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시는 그 많은 이끼들 가운데 어느 두터운 이끼에 덮여 있었고, 저는 그동안 그 옆을 수도 없이 지나다녔지만 무심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시를 발견했는지, 시가 저를 발견했는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왔습니다. 손 잡아준 분들과 시를 써보겠노라고 겁 없이 덤비는 나를 오래 지켜봐 준 가족에게 감사드립니다. 두꺼운 시를 쓰는 좋은 시인이 되겠습니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번에 신인상을 수상한 문시인의 대표 시는 ‘느티나무의 문법’이다.

느티나무에서/일월, 생략된다 바람만이 주인이다/이월, 겨우내 첨삭당한 節句들이 발밑에서 붐빈다/물기 없는 목소리로 뚝뚝 부러진다/삼월, 멀리서 막 도착한 동사들이 짐을 푼다/사월, 초대장도 없이 꽃샘추위가 다녀간다/껴입었던 비유를 한 겹 벗는다/오월, 이루셀 수 없는 어휘들이 주어 안에 숨는다/유월, 표정이 만 가지나 되는 술어 위를/벌레들이 기어 다닌다/칠월, 가지를 쭉쭉 뻗던 목적어도/이제 막 임계점에 도달했다/팔월, 은유가 초록으로 깊어지고/구월, 부사는 그늘 뒤로 옮겨 앉는다/시월, 문장력이 절정을 이룬다/비문은 스스로 도드라진다/십일월, 수북이 쌓인 마침표/십이월, 서사가 서정 쪽으로 기운다/주관과 객관이 함께 저문다/말이 서툴고 생각이 짧은 내가/그를 베껴 쓰기 시작한다

-느티나무 시 전문.

■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예술가>의 심사위원인 박찬일, 이기언은 심사평에서 “넓은 의미의 펀(pun)을 말할 때 이것은 언어유희에 관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포스트모던에 관해서이다. 기표와 기이의 자의적 관계를 넘어, 기이에 정박하지 않는 기표, 즉 ‘미끄러지는 기표’를 얘기할 때 이것은 펀에 관해서이고 무엇보다도 포스트모던에 관해서이다” 며 포스트모던에 대해 소개하고, 문 시인의 ‘느티나무의 문법’ 시 전문을 소개하고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일월 이월 삼월 사월 오월 유월 칠월 팔월 구월 시월 십일월 십이월이 미끄러지고 있다. ‘일월’ 이전에도 미끄러졌을 것이고 ‘십이월’ 이후에도 미끄러질 것이다. 펀에서도 운이 가능하다. 이른바 넓은 의미의 자음운Alliteration이다. 페러디가 언어유희에 의한 것으로서 포스트모던의 주요 항목이고, 패스티슈 또한 자기 반영에 의한 것으로서 포스트모던의 주요 항목이다” 고 지적했다.

이어 “‘느티나무 문법’ 전편에서 특히 마지막 연이 쐐기를 박은 것으로서, 의도적으로 아우라를 상실시킨 점을 말할 수 있다. 아우라 상실은 일회성 상실에 관해서이고, 무엇보다도 고유성 상실에 관해서이다. 아우라 상실이 ‘의도적 아우라 상실’이라는 점에서 느티나무의 문법은 메타시의 영역을 넘본다. 느티나무의 문법을 포함한 문경재 씨의 시편들에서 ‘고유한 것’(?)으로서 상호텍스트성을 말할 수 있다. 상호텍스트성은 주지하다시피 인용의 모자이크Mosaik von Zitaten에 관해 말하는 것으로서 포스트 모던의 주요항목이다. 문경재 씨가 ‘시란 무엇인가?, 아니 글쓰기란 무엇인가? 묻는다. 그리고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대답한다.”고 심사평을 했다./김용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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