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21세기 한국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한국 역사상이 필요하다
특별기고 - 21세기 한국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한국 역사상이 필요하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02.16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진갑/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전 경기대 교수

조선후기 실학 연구는 해방 이후 한국 역사학계가 이룩한 최대 연구 성과의 하나이다. 한국인들은 조선후기 실학자와 실학사상이 한국 역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배웠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기존 실학 연구에 대해 전면적인 비판이 이루어지고 실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 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났는가.

조선후기 실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구되다

조선후기 실학은 해방 이후 한국 역사학계가 일제의 식민주의사학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한 학문이다. 식민주의사학은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고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생산한 역사학으로, 한국 민족의 열등성을 골간으로 하고 있다. 식민주의사학은 식민지시대는 물론이고 해방 이후에도 한국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해방이 되었음에도 1950년대 한국인들은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사회, 이승만 독재체제에 의해 훼손된 민주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제 수준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스스로 못난 민족이라 자책하게 만들었다. 한국인의 이같은 열등감의 근저에는 식민주의사학의 영향이 작동하고 있었다.

한국 사학계가 식민주의사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다. 역사학계는 한국 사회가 조선후기에 이미 스스로 자본주의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내재적 발전론과 자본주의 맹아론을 제시하였다. 이같은 논리를 뒷받침해 준 것이 조선후기 실학이었다. 1970년대는 실학의 전성기였다. 실학은 공리공담에 머물러 있던 성리학적 유교 세계관을 극복하고, 조선후기 상공업 발달과 농민의 사회경제적 이익을 구현하는 근대적인 사회 사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실학은 조선후기부터 한국 사회가 근대 사회로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녔고 그 동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해주는 학문으로 인식되어 한국역사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19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한국 사회는 근대화와 민족주의에 대한 욕구와 열망이 강하였다.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재구성한 역사상이다. 실학이 근대적이고 민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당시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로 작동하였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동력이 한국 역사 속에 내재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해준 것이다. 한국 사회는 1980년대 말에 산업화를 달성하여 당면한 근대사회 진입에 성공하였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기존의 실학 연구는 비판을 받기 시작하였다. 먼저 실학 개념 자체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졌다. 조선시대에 사용된 ‘실학’ 개념이 기존 연구처럼 조선후기 정약용, 이익 등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학자들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조선시대 유학이 지닌 속성을 나타내는 일반 명사라는 것이다. 조선후기 실학이 민족적이고, 근대 지향적이라는 것도 과도한 역사 해석이라는 것이다.

조선후기 실학 연구는 1970, 80년대 한국 사회 미래를 여는 메시지였다

기존의 조선후기 실학 연구에 대한 비판 현상이 1990년대에 시작되고 2000년대 들어 전면적으로 나타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21세기 한국 사회 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시기 한국 사회는 근대 사회를 넘어 정보화 사회를 거쳐 4차 산업혁명 사회로 진입하였다. 2019년 세계에서 7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한 선진국 그룹이 되었고, 일정한 수준의 민주주의 사회에도 도달하였다. 또한 세계에 새로운 문화를 전파하는 문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는 현재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과거이다. 현재의 변화는 역사의 재해석을 요구한다. 21세기 달라진 한국 사회가 20세기에 형성된 조선후기 실학사의 재구성을 요구한 것이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한국 역사에 대해 새로운 해석과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1990년대 시작된 조선후기 실학 연구에 대한 비판적 연구는 이 같은 요구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라 생각된다.


  • 전남 장흥군 장흥읍 동교3길 11-8. 1층
  • 대표전화 : 061-864-4200
  • 팩스 : 061-863-49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욱
  • 법인명 : 주식회사 장흥투데이 혹은 (주)장흥투데이
  • 제호 : 장흥투데이
  • 등록번호 : 전남 다 00388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 발행인 : 임형기
  • 편집인 : 김선욱
  • 계좌번호 (농협) 301-0229-5455—61(주식회사 장흥투데이)
  • 장흥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장흥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htoday7@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