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수/시인
겨울비 오는 강
갈대가 서걱서걱 울음 울며
겨울비 밀어내는 강으로 가고 싶다
짙은 빛깔 털어낸 나뭇가지에 앉아
몸단장하는 겨울새의 순한 마음이 흐르는 강
상심한 마음 가라앉으면
말간 속살 보여주며 따라오라고
유혹하는 강
자귀나무 끝자리에 햇살 한 줌 걸치면
먼 산 소나무 포근하게 안아주며
비릿한 젖 냄새가 흐르는 포근한 강으로 가고 싶다
고개 숙여 사부작사부작 걷고 싶다
겨울비가 오면 어김없이 잔기침하는
늙은 강에서 참괴慙愧한 몸 씻어내며
잠시 쉬어가야겠다
-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중에서
유용수 시인은
•《문예운동》시 등단
•《한울문학》수필 등단
•한국문인협회원
•전남문인협회이사
•전남수필문학이사
•장흥문인협회 사무국장
•국사편찬 사료조사위원
<저서> •산문집 「암자에서 길을 묻다」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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