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천방 선생의 청빈‧청렴의 삶- 장흥 공직사회가 본받아야
사설 - 천방 선생의 청빈‧청렴의 삶- 장흥 공직사회가 본받아야
  • 김선욱
  • 승인 2022.03.0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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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청렴도 제고 - “천방의 청빈‧청렴 정신 교육하고 익히고 실천하면 된다”

조선조 장흥 유일의 학맥(學脈)을 일구었던 최초의 성리학자요, 장흥 한시문학 선구자요, 조선의 3처사였던 천방 유호인(天放 劉好仁,1502~1584)이 당대 장흥 유림(儒林)‧사림(士林)‧문림(文林)의 대표 사표(師表)였던 데는 그가 청빈‧청렴 정신이 유다르게 강성했던 선비요 군자(君子)였기 때문이었다.

도백(지금의 도지사)이나 수령들이 방문하면 그들이 머무는 동안 학문만 강론할 뿐이며, 단지 종이나 붓 등 필기, 서예(書藝)의 예물은 거두었으나 쌀이나 포(布) 등 이른바 재산적 가치의 재화의 예물은 전혀 취하지 않았던, 혹 재화를 두고 간 자가 있으면 반드시 바로 불러서 돌려보내곤 했던, 지고한 청렴성을 지닌 선비가 바로 천방이었다.

하여 존재 위백규 선생도 천방에 대해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더욱 정성을 기울였으며, 변변찮은 음식의 끼니조차 잇지 못해도 한결같이 태연하였다. 근신(近臣)들의 추천으로 침랑(寢郞)에 거듭 제수되었으나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천방 유선생 일고후서 書天放劉先生逸稿後)”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존재의 표현처럼, 궁핍한 가운데서도 청빈‧청렴성을 잃지 않았던 선비의 표상이었던 이가 바로 천방공이었던 것이다.

그가 많은 시(詩)에서, 올곧은 선비로서 당연히 지녀야 할 가치, 즉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도덕, 윤리적-도학적 가치에 대해 당당하게 훈계하거나 선비로서 정도(正道)를 충언하는 시들이 많았던 것도 그가 진정 도학자로서 군자도, 곧 올곧은 선비정신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동양의 전통 회화에서는 매(梅), 난(蘭), 국(菊), 죽(竹)을 사군자(四君子)라 하여 자주 애용하곤 한다. 그런데 본디 사군자는 그림에서 사용한 말이 아니고 인물을 가리킨 말이었다.

즉 중국 전국시대 군자‧선비의 표본이었던 제(齊)의 맹상군(孟嘗君), 조(趙)의 평원군(平原君), 위(魏)의 신릉군(信陵君), 초(楚)의 춘신군(春申君) 등 뜻이 높은 인물 네 사람을 골라 그들의 덕망을 높이 받들기 위해 부른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를 4군자라 하여 회화에서 자주 사용한 것은 ‘매난국죽(梅蘭菊竹)’이 바로 군자도, 곧 고결하고 지조 높은 선비로서 곧은 기개가 있다는 뜻에서였다.

아무리 고난이 와도 자신의 뜻을 나타내며 꽃피우려는 매화의 뜻,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며 피되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향기(인품)를 멀리까지 퍼뜨리는, 하여 많은 거름‧물을 필요치 않고(무욕無慾) 연약하되 쉬이 꺾이지 않는 난초의 정신, 날씨가 차가워진 가을에 서리 맞으면서 홀로 고고히 피어나는 절의 깊은 국화의 정신,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하는 그 생태적 특성이 모두 고결한 대나무의 정신이 바로 군자 정신이었다.

천방은 이러한 군자도(君子道), 선비 정신을 철저히 실천하였던 선비였다.

천방의 시(詩) ‘겨울고개에 빼어난 소나무 冬嶺秀孤松’가 이러한 군자도를 고수하려는 천방의 마음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冬嶺秀孤松 -君子臨亂守節

(겨울 고개에 빼어난 소나무-군자는 어지러울 때 절의를 지킨다)

“도리(挑李-복숭아와 자두)가 가득한 성은 바람과 서리를 무서워하면서 滿城挑李怯風霜 / 한 세월에 누가 희고 붉음을 알겠는가 寂歷誰知能白紅 / 고개마루 위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소나무는 嶺頭獨有孤松樹 / 유달리 푸르게 서서 용모도 변치 않는구나 特立蒼蒼不變”

라는 이 시는 바로 천방의 군자도 정신을 잘 반영한, 즉 고개마루 위에서 홀로 서 있어 외롭고 힘들지만, 이런 때(외롭고 힘들 때)일수록 본디 소나무의 성정인 푸르름, 곧 군자도(君子道)로서 절의(節義)를 고수하겠다는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하여 ‘춘백-군자는 스스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면 취하지 않는다 春栢-君子無入不自得入’는 시 즉. “서리 눈 속에서도 푸르며 비와 이슬에도 붉고 霜雪靑靑雨露紅 / 임을 사모하지만 춘풍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愛渠無日春風 / 가난하고 음탕한 풍악이 넘쳐도 시름겨워하고 窮多慽慽富淫樂 / 속세에서도 다 도리桃李(어진 이)의 귀한 용모를 지녔네 世俗皆爲桃李容” 라는

시에서처럼, ‘인간의 삶은 자연의 이치대로 순응해야 한다(순응), 크게 애모하더라도 굳이 봄을 그리워하지는 않아야 한다(순리), 가난하고 음탕한 풍악에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절제), 속세에서 모두가 용모가 귀한 어진 사람이다(인간 보편성)’는 참으로 의미 깊은 시, 즉 선비(처사)로서, 군자로서 자족해 하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매사에 욕심내지 않고 절제하는, ‘스스로 얻어진 것이 아니면 취하지 않는’ 자신의 고고한 삶을 당당하게 자찬하는 시도 썼을 것이다.

천방에게는 이러한 군자의 삶은 곧 “맑은 꽃 향기가 바로 군자의 옷이었다 馥馥淸香滿巾 龍腦何須君子”(시 ‘농화향만 弄花香漫’)로 표현되기도 했으며, 이러한 군자도 정신이 철저히 배인 천방에게는 “몸체와 정신이 눈과 서리 속에서도 늠름하니 形神凜凜雪霜中 / …본디의 곧은 뜻이 이웃이 되어 무궁하리라 爲隣貞素意無窮)”(시 '석잔매 惜殘梅')는 확신도 주었을 만큼 그 청빈‧청렴의 군자도에 자족하는 삶이었다.

지금 장흥군을 리드해 가는 장흥군 공직사회는 어떠한가.

지난 2016년 내부 청렴도 5등급(외부청렴도는 3등급) 이래로 2017년 5등급(외부 4등급, 내부 5등급), 2018년 5등급(외부‧내부 5등급), 2019년 5등급(외부 4등급, 내부 5등급), 2020년 4등급(외부 4등급, 내부 5등급), 2021년 5등급(외부 4등급, 내부 5등급) 등 6년째 최하위 등급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청렴도 최하위권의 지자체다.

장흥군 공직사회의 청렴도가 이렇듯 최하위권에서 계속 머문다면 장흥군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천방의 벗으로, 청빈한 삶의 사표였던 남명 조식 선생의 고향 경남 산청군은 지난 2020년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 2021년에는 전국 226개 시군구 기초 지자체 중 유일하게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모범 청렴군이다. 그러한 산청군도 ‘남명 조식’을 재조명하고 그의 청빈한 선비 사상을 교육받으며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그의 청빈정신을 닮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해 오고 있는데, 바로 이런 사업이야말로 장흥군이 본 받아야할 사업이 아닌가 싶다.

산청군은 2018년부터 마당극 ‘남명’을 제작하여,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남명 선비정신을 홍보하는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산청군의 청렴 이미지를 극대화 시켜오고 있는 것이다.

장흥군 청렴성 제고를 위해서라면 다른 데서 벤치마킹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바로 조선 선비사회에서 사표였던 천방 유호인의 군자도 정신, 그 철저한 선비정신, 그 청빈‧청렴성을 공부하고 배우면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천방 유호인의 군자도 정신을 재조명하고 그의 청렴사상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더욱 좋을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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