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老의 見聞譚6-長興의 동문거리와 7거리시대
■村老의 見聞譚6-長興의 동문거리와 7거리시대
  • 전남진 장흥
  • 승인 2018.10.0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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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읍 7거리-한때는 전남서남부 중심지였다”

김재열/전 장흥향교 전교

장흥읍성(邑城)은 장흥의 치소가 장흥성으로 옮긴이래 성안은 장흥 읍사무소가 현 위치로 옮겨오고 구한말부터 광복시대와 그 후를 구분하여 적는다.

장흥의 치소가 경찰서 앞의 4거리시대에 행정, 금융, 상공, 교통의 중심지였을 때, 성문밖에는 자잘분한 상점이 즐비할 때, 당시 관아에서 사용한 주요한 사무용품은 종이였었다. 성문 밖 동문거리에 지막(紙幕-종이점)이 두 곳 있었다. 당시 관아에서 종이를 구입하는데 비교견적을 했을 것이다. 위에 있는 지막을 윗지막, 아래는 아래지막이라 했었다. 행정구역 확정하면서 윗지막이 있는 곳을 기양리, 아래지막이 있던 곳을 예양리라 부르게 됐었다. 한일합방이후 일인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동문 밖은 번창하였다.

장흥면사무소가 현 서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일본인 자녀만 수용)의 구내에 있던 구 한국시대의 장태(將台)건물을 개조하여 장흥면사무소로 이용하다가 부동면과 합병하여 현 읍사무소의 현대식 건물을 건축 이전하였다.

유유히 흐르는 탐진강은 넓은 들을 적시고 강변엔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하동이 하루해를 물놀이하는 탐진강 서편의 제방을 축조하고 넓은 강변을 매립하여 신남외리(구 장태)에 있던 5일 시장을 현 시장으로 옮겼다. 길이 2km 폭 300m의 넓은 부지에는 가게들이 수 십 채가 줄지어 서고, 외각에 장옥(長屋)은 갖가지 상설점포와 음식점이 즐비하게 입주하고, 교통이 편하니 당시의 설비와 규모는 전남 제일가는 5일 시장으로 번창하였다.

시장 완공, 이전기념으로 한 달 동안 난장을 트고 줄다리기와 고싸움, 씨름판까지 열리는 축하행사를 가졌다. 전남 씨름 결승은 김용호씨와 방금석씨가 하였는데 우승은 김용호씨가 차지하였다.

한 달간의 축하행사로 모이는 사람이 하두 많고, 사고팔고 먹는 사람이 하두 많으니 허천난 장이란 별칭이 지금도 있다.

그리하여 성안시대(城內時代)가 7거리로 옮아왔다. 제방이 축조되고 7통로로가 정비되어 7거리란 별칭이 생긴 것이었다.

일본인들이 대거 입주하고 뜻있는 한국인들이 모여들어 남도 서남부지방의 중심이 되어 근군에서 맨 먼저 읍으로 승격되었다.

기양리 제일 위쪽에 장흥주조장 사장 일본인 마나가와(皆川)의 안집이 이사 오고, 그 남쪽에 덕망 있고 풍유가인 길행식(吉幸植)씨가 정주하고, 건너편에 운수사업가 일본인 사사오카(笹岡)가 입주하고, 일본인 대지주 마쓰다(松田)가 일본식 2층집을 짓고 입주하였다.(건물현존)

동문거리에 일인 다이오오(太陽)여관이, 이웃에 일인 미모리(三森)자전차포가, 그 옆에 금융조합(후 농협), 그 위 장흥성벽 바로 아래에 일인 아미가와(相川)양복점이 있었다.

동문거리 건너편에는 일본인 오오사가의 만개쓰(滿月)여관(현 중앙교회), 그 조금 아래에 천흥암씨의 아이스케끼 공장이 인기있는 청량음료기업이었다.

7거리에 면한 넓은 부지에 일인 가게꼬스스무(金子進) 대지주가, 건너편에 전남자동차 차부가 자리하고, 장태거리로 내려가는 곳에 오끼다니(沖谷) 마매이(龜井) 무로(室)의 일인들의 상점들이 자리하고, 건너편의 2층은 김승기씨의 주류상사(한국인의 유일한 2층집), 그 옆 골목에는 남선전기회사 지점이, 그 아래에는 니까가와(中川)읍장집이요, 장흥읍 교회가 있던 자리에는 일인 하스모도(運本) 주지가 경영한 불교사원이 있었다.

예양리 첫 번째 일인 모리끼(森木)주조장이 있었다. 그 아래 일인 스스끼(鈐木)부호가 입주하였고, 그 아래에는 유치과의원이, 그 옆에는 최사익씨의 비단가게가 있었다. 옆에 백옥인씨의 양복점이, 그 옆에 일인 나까시마(中島)의 2층 상점이, 건너편에 천흥암씨의 제제소가 있었다. 덕망가 강봉수씨 집 뒤 한식건축을 크게 짓고 사는 대라우찌(寺內)건축업자가 , 건너편에는 일인학교 아사이(旭)소학교가, 조금남쪽에 전매청이, 우시장 옆에는 일인 수의과의원이 있었다.

7거리에서 시장 통 첫째에 김대준씨의 고무신도매상점이, 그 아래에 김계수씨의 화신상회가, 바로 밑에 중국인 왕경신(王慶信)의 중국요리점이, 그 아래에 일인 오까모도(岡本)목공소가, 건너편에 행원사진관이 있었다.

시장통에 손석련씨가 경영한 운수업 마루보시(丸星)가 있었다. 시장 끝 우시장 아래에 일본인 사가이(酒井)의 대단위 과수원이 있었으며 예양리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입주하였었다.

광복 후에 급작스럽게 인구 증가가 있어 7거리를 중심하여 의약계도 집중하였다. 의원으로는 이진영씨(李珍永)의 호생의원, 박예진씨(朴藝鎭)의 십자의원, 이계용씨(李系瑢)의 홍제의원, 위훤씨(魏煊)의 남인의원이, 약업계는 관산약방과 김삼중씨(金三中)의 삼중당약국을 비롯하여 3개소의 약국이 있어 의약계의 중심이 되었으며, 교통은 전남여객의 후신인 광주여객이, 김희순씨(金希淳)장흥여객회사가 설립되고, 읍사무소 후편 자동차제작회사까지 설립되었다. 예양리에는 900화물회사지점이, 또한 장흥화물회사가 설립되었다.

요식업자만 해도 호남여관, 장일여관, 해동여관, 흥아여관, 남산관, 신덕관, 성동관, 은주장이 번성하였다.

7거리에서 강진으로 가는 통로에는 우기주공업소, 마금암씨, 공인수씨의 철물공업소와 대소의 상점이, 예양리에 천흥암씨(千興岩)의 제재소, 정강하씨의 대단위의 정미소 등이 즐비하였으며, 7거리에는 크고 작은 행사의 공회당이고, 주변에는 붕어빵 자수, 구두수선, 신 때우리, 떡장수, 군밤장수, 냄비 때우리, 낱 담배팔이, 박보장기, 요지경보기들이 해를 보내고, 해질 무렵이면 땔감나무장사들이 행렬이 있었다.

군 행정 요처가 강을 건너가고 교육, 상공, 교통, 보건 시설이 옮아갔다.

새로 산업의 차원이 바뀌고 교통수단이 변경되면 변화가 어디로 옮아갈까?

조상의 숨결 속에서 뜻이 있게 변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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