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 쉬운 수필 쓰기
특별칼럼 - 쉬운 수필 쓰기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09.28 08:54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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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心 고병균 수필가 / 회진초등학교 전 교장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101일부터 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회 세계문자올림픽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소리 문자 한글이 1위에 올랐다. 16개국 문자가 참가한 2009년 제1회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카톡으로 날아들었다.

 

세계문자올림픽대회는 * 쓰기 쉽고 * 배우기 쉽고 *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자를 찾아내기 위한 대회이다. 이번 대회에서 경합을 벌인 문자를 가나다순으로 나열하면 구자라티, 그리스, 남아공, 독일, 대한민국, 러시아, 말라시, 말라야람, 몰디브, 뱅갈리, 베트남, 불가리아, 셀비아, 스페인, 아이슬란드, 에티오피아, 영어, 오리아, 우간다, 우크라이나, 울드, 인도, 캐나다, 터키, 포르투갈, 폴란드, 푼자비 등 27개 문자이다.

여기에 우리 말과 글을 말살하려 했던 일본의 문자 가나는 없다. 13억 인구가 사용하는 중국의 문자 한자(漢字)’도 없다. 독자적인 문자가 없는 영국이나 미국은 영어로 참가했다.

 

참가국의 학자들은 문자의 기원 문자의 구조와 유형 글자의 수 글자의 결합 능력 문자의 독립성 및 독자성 문자의 실용성 문자의 응용과 개발성 등 7개 항의 심사 기준에 따라 자국 문자의 우수성을 발표했다. 그 결과, 1위는 대한민국의 소리 문자, 2위는 인도의 텔루구 문자, 3위는 영어 알파벳이 차지했다.

 

한글이 어떤 점에서 우수할까? 60여 년 전 학창 시절로 돌아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되살려 진술한다.

한글의 우수한 점 첫째는 문자의 기원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한글은 훈민정음이란 이름으로 1446년에 세종대왕께서 반포하셨다. 이런 역사를 지닌 문자는 세상에 없다.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의 우수한 점 둘째는 배우기 쉽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어린이는 입학하기 전에 한글을 뗀다. 네 살배기 나의 손녀도 한글을 다 읽는다. 이런 정도로 배우기 쉽다. 반면 뜻글자인 중국의 한자는 어떤가? 80,000이 넘는 한자를 다 배울 사람은 세상에 없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도 그것을 다 알지 못한다.

한글의 우수한 점이 또 있다. 그것은 글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다. 세계 공통어라고 자랑하는 영어의 알파벳은 26자인데, 얼핏 보면 24자인 한글과 그 수효가 비슷하다. 그러나 영어에는 대문자가 있고 소문자가 있다. 그것이 인쇄체 문자가 있고, 필기체 문자가 따로 있다. 이렇게 따지면 영어의 알파벳은 그 수효가 104개나 된다. 일본어를 표기하는 가나의 문자 수는 51이다. ‘히라가나가 있고, ‘가타카나가 있다. 그러면 일본어의 글자 수도 100개가 넘는 셈이다.

한글이 최고로 우수한 점은 낱소리 글자로 그 결합 능력이 뛰어난 점이다. 영어는 ‘apple’ ‘boy’ 등과 같이 몇 개의 알파벳을 차례로 이어 붙여서 낱말을 만든다. 그런데 한글은 낱말을 만들기 전에 음절을 먼저 만든다. 그 음절의 구조가 아주 과학적이다. 예를 들어 이라는 음절을 보자. 닿소리 글자 를 초성으로 사용하고, 홀소리 글자 를 중성으로 사용했으며, 닿소리 글자 ㄹㄱ을 종성으로 사용하여 결합했다. 24개에 불과한 한글 자모를 이런 방법으로 결합하면 무려 11,172개의 음절이 만들어진다. 세계 어느 나라의 말이건 한글로 표기하지 못할 말은 없을 정도로 그 결합 능력이 뛰어나다.

한글의 우수성은 심사 기준 7개 항에서 타 문자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회에 참가한 학자들은 마지막 날에 방콕선언문을 발표했는데, 그 선언문은 유네스코와 인구 100만 명 이상인 국가에 전달한다고 말한다. 학자들이 자국의 대학에 이구동성으로 한국어 전문학과를 신설하겠다.’ 또는 한국어 단기반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쁘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자랑스럽다.’ 이렇게만 하면 될까? 아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한글을 아름답게 사용하도록 힘써야 한다.

수필가로 등단하여 줄곧 수필 작품을 발표해온 내게는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그것은 한글의 우수성을 선양하는 일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수필을 쉽게 쓰려고 한다. 주제가 다소 어렵다 해도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정도의 독자라면 쉽계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필을 쓰려고 한다.

쉬운 수필은 쉬운 문장에서 비롯된다. 주어와 서술어가 분명한 문장, 그것이 서로 호응하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 수식어를 사용하되 절제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 말에는 명사를 수식하는 관형어가 있고. 용언을 수식하는 부사어가 있다. 이것들이 피수식어와 호응하도록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을 남발하지 않도록 절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장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2회 세계문자올림픽대회에서 한글이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글의 우수함을 되새겨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4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는데, 독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쉽게 읽혀진다.’, ‘한 번 읽으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심지어 ‘250쪽이 넘는 수필집을 하루에 완독했다.’ 이게 쉬운 수필의 긍정적인 효과이다.

나는 앞으로도 쉬운 수필 쓰기를 실천할 것이다. 읽기 쉬운 수필, 이해하기 쉬운 수필, 쉬운 수필 쓰기를 꾸준히 실천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말 우리 글을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한다. 아울러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 한다. 소박한 나의 꿈이 실현되기 바라며 끊임없이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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