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사 - ‘남도 명상문화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보림사 - ‘남도 명상문화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 김선욱
  • 승인 2018.10.23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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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의 명상센터 조성 추진과 관련하여

신라 말 입당구법승(入唐求法僧) 중 가장 먼저 귀국한 승려는 선종을 이어와 한국 대표종단이 된 조계종 종조(宗祖)로 일컬어지는 도의(道義·738∼821 생몰연대 미상)국사이다.

구산선문(九山禪門)의 제1문(第一門)은 바로 도의의 가지산문(迦智山門)이었다. 도의국사는 당(唐)에서 37년간 수학하고 귀국(821년), 신라에서 남종선(南宗禪)의 첫 깃발을 내걸었지만, 기존 교학 불교계의 반발에 부딪쳤다. 또 남종선의 심인법(心印法)은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다(당시 신라에서는 선종의 ‘불립문자不立文字 견성오도見性悟道’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도의는 설악산 양양 진전사陳田寺에 은거한다).

그러나 도의의 남종선은 제자 염거(廉居)에게 전해졌고 이어 염거의 제자 보조체징(普照體澄·804∼880)대사에 의해 빛을 보며 꽃을 피우게 된다(가지산문에서는 도의선사를 초조, 염거화상을 제2조, 보조선사를 제3조로 삼는다).

오늘날의 조계종의 시원은 가지산문이었고, 가지산문의 중심사찰이 보림사였던 것이다.

한국 불교의 참선은 오늘날, ‘명상’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새롭게 개화기를 맞고 있다.

명상…. 현실적으로 지금 시대는 이른바 ‘명상시대’로 불리어지기도 한다. 선진 유럽, 미국 등지에서 명상과 선(禪) 수행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21세기의 새로운 문화현상이 아닐 수 없다.

기실, 명상은 이미 선진 유럽이며 미국 등지에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명상의 대중화·상품화로 명상문화가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웰빙, 웰리스 붐을 타고 요가와 참선 등 몸과 정신의 건강을 함께 아우르는 ‘마음의 산업’ ‘명상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간화선(看話禪)을 전통으로 한 한국 불교계마저 전통적 수행인 ‘참선’ ‘선수행’ 등의 용어 대신 ‘명상’ ‘불교 명상’이라는 용어가 더 유행되고 있다. 최근년 들어 전국 주요 사찰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에서도 주요 프로그램이 ‘차 명상’ ‘자비 명상’ ‘집중 명상’ ‘걷기 명상’ 등의 프로그램으로 공식화된 지 오래이다. 명상은 이젠 보편적인 마음수행의 공용어로 부상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혹자들은 또 선, 명상 등 수행문화 확산이 한국 정신문화 발전의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 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인지 국내에서도 최근년 들어 요가센터, 명상센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어떤 지자체들은 명상문화 육성의 역점을 미래의 가장 비전있는 관광산업으로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강원도 평창군 월정사는 2013년부터 총 사업비 295억원을 들여 월정사권역 11만㎡에 명상센터와 숙박·체험시설, 상업시설 등을 갖춘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조성을 추진하여지난 2018년 7월 29일 개원했다.

천년고찰인 문경시의 봉암사는 국내 유일의 선 체험센터인 ‘문경세계명상마을’ 조성을 위한 기공식을 지난 2018년 7월 13일 가졌다. 이 명상센터는 250억원이 투입된다. 9만3,000㎡ 부지에 건축 연면적만 1만1,000㎡ 규모이고 3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명상실도 구축되는데, 2021년에 개원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장흥 보림사와 같은 구산선문의 사찰로 천년 참선 수행도량으로 일컬어지는 봉암사는 세계명상마을 조성으로 ‘세계 명상의 허브’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사찰에서의 명상센타 조성의 붐…. 명상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불교계도 기존 교리에 바탕을 둔 신앙과 신행에서 생활의 변화를 이끄는 수행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며 명상 프로그램, 명상센터 조성 추세에 매우 적극적이다.

명상의 원류가 불교적 기반을 갖고 있으므로, 당연히 불교적 관점에서는 현실과 연결하여 보다 전문화 되어야 하고 본질적으로는 근본적인 본성의 깨달음과 연결되어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대중적인 명상의 열정을 수용하고 있는 실정. 불교계도 명상이 이제는 시대적인 스트레스 문제와 아픔에 대한 치유의 대안으로, 21세기 물질 문명의 극복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장흥 보림사는 현대 한국불교의 시원이 되는 구산선문의 종찰로, 현대 한국 불교의 원류인 선수행의 시원지이다. 그런데 보림사에서는 그동안 세계적인 명상센터는 고사하고, 소규모 수행관이나 명상센터 조성을 추진하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세계적인 명상센터’는 관두더라도, 하다 못해 ‘남도 명상의 허부’가 돨 수 있는 명상센터 설립이 절실한 실정이다.

사실 그동안 지방자치체 출범 이후, 단체장들은 너나없이 ‘보람사권 종합개발’ 등의 공약을 남발하면서도(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空約으로 그쳤다), 보림사 명상센터는 입을 꽉 다물었다. 그나마 다행히, 민선 6기 들어 보림사 명상센터 조성을 추진, 지난 2017년 말에 간신히 쪽지예산의 통과로 8억원 규모의 명상힐링센터 예산이 확보되긴 했지만, 이 정도는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계획과 졸속 추진이 아니었나 싶다.

평창군 월정사가 300억, 문경시 봉암사가 250억원 규모인데 선문 종찰인 보림사가 100억도 아니고 50억도 아니고, 고작 8억원 규모라니… 이게 구색맞추기에 급급하고 형식적인 졸속 추진이 아니고 무엇이었나 싶다. 그런데 이마저도 풍력발전소 설립 문제로 사찰 내 부지가 아닌 사찰 밖 주차장에 설립이 논의되면서 지자체와 사찰 측이 갈등하는등 선결해야 문제가 산적하여 지지부진한 실정이니...

보림사는 1,300여년 전 구산선문의 종찰이었다. 구산선문의 제1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수행자가 경향 각지에서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880년 체징이 입적할 무렵엔 800여 명의 수행자들이 머물렀을 정도의 선종의 대가람이었다. 지금의 대표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시원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 보림사의 명상센터 추진이라면, 한국 최고가 아닐지라도 최소 남도 명상문화의 허브는 될 만큼으로 조성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향후 미래세계에 문화관광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도 남은 ’명상문화‘를 제대로 투시해야 한다. 그 ’명상문화‘의 원조격인 보림사의 과거를 그리고 21세기의 문화 의 화두를 제대로 들여다 본다면, 최소 ‘50억-100억 규모의 명상센터' 추진이라도 미흡하고 부족하다 할 것이다.

장흥의 향후 관광문화의 대세를 좌우할, 남도 명상 허브의 꿈을 꾸게 할 ‘보림사 명상센터’를 이제부터라도 원점에서 제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번 명상센터 조성 추진을 시작으로 추가-보완적인 중장기 계획을 재추진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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