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갈등하는 사회에 필요한 지혜를 실학에서 찾다
특별기고 - 갈등하는 사회에 필요한 지혜를 실학에서 찾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22.12.14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진갑/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전 경기대 교수

갈등하는 한국 사회

오늘날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심각한 사회 갈등이다. 이 갈등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밑바닥에는 20세기 한국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의 차이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신념에 확신을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통합이 필요하다.

실학에서 찾는 지혜

실학 연구를 되돌아보면 20세기 실학사에서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소환된 실학자는 반계 유형원,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이다.

이 세 명의 실학자의 공통점은 모두 관직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진출하였다 하더라도 곧 유배를 떠나 평생 재야지식인으로 살았다는 점이다.

반계 유형원은 두살 때 부친 유음이 유몽인의 광해군 복립시도 사건에 연루되어 옥사한 아픔을 지니고 평생을 살았다. 성장한 후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였고, 이후 우반동에서 은거 생활을 하며 저술에 몰두하였고, 『반계수록』이라는 대작을 남겼다.

성호 이익도 형 이잠이 장희빈을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려 고문을 받은 끝에 옥사한 후, 과거에 응시할 뜻을 버렸다. 그리고 평생을 첨성리에 칩거하면서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다산 정약용은 관료 생활을 하였으나, 정조 사후 유배를 떠난 후 관직에 복귀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다.

이들은 재야지식인으로 살았기에 철저한 사회 개혁 사상을 제기할 수 있었다. 그들은 조선후기 사회를 전면적으로 비판하였다. 조선후기 유교 사회는 이들 실학자의 사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망국의 길로 가서 조선사회는 1910년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20세기 전반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에게 망국의 길로 가는 조선 사회를 전면적으로 비판한 이들 재야 지식인 실학자들을 주목하고, 그들의 사상과 비판적 지식인으로서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였다.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는 근대화와 민주주의 확립, 민족주의 정립이 시대적 과제였다. 이 시기 한국인들은 한국 사회를 새로운 근대 사회로 개편하였다. 조선 후기 사회를 전면적으로 비판한 재야지식인 실학자의 개혁 사상은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사회적 요구와 부합하였다.

20세기 후반 근대화를 지향하는 집단, 민족주의를 지향하는 집단, 비민주적인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사회를 정립하려는 집단, 이 모든 이들에게 조선후기 재야지식인 실학자의 개혁 사상은 소환이 가능한 사상이었다.

21세기 실학

21세기 한국 사회는 20세기와 달리 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사회적 갈등의 통합이 주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개혁이 갈등이 아니라 협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를 요구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입장의 차이가 ‘맞고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치와 통합은 그같은 인식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21세기에 새롭게 주목할 실학자는 조선시대에 재상을 지낸 김육이다. 정치가이자 전문적인 관료인 김육은 17세기 최대의 난제이자 개혁과제인 대동법을 실현시킨 인물이다. 대동법 개혁 과정에서 당파적 차이를 초월하여 협치를 이끌어 내었고, 마침내 대동법 개혁을 이룩한 것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실학자는 김육이다. 우리는 김육에게서 그 지혜를 배울필요가 있다.


  • 전남 장흥군 장흥읍 동교3길 11-8. 1층
  • 대표전화 : 061-864-4200
  • 팩스 : 061-863-49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욱
  • 법인명 : 주식회사 장흥투데이 혹은 (주)장흥투데이
  • 제호 : 장흥투데이
  • 등록번호 : 전남 다 00388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 발행인 : 임형기
  • 편집인 : 김선욱
  • 계좌번호 (농협) 301-0229-5455—61(주식회사 장흥투데이)
  • 장흥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흥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htoday7@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