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아침

2019-05-26     장흥투데이

 

빛 한 줄기 동산마루를 넘어와

잠들어 있는 것들을 하나씩 깨운다

돌멩이 하나에도

작은 숨결을 다숩게 붙이면

검은 나뭇가지가 푸른 기지개를 켠다

죽은 새들이 어디선가 돌아와

날갯짓을 하고

어린 토끼들 투명한 눈빛으로

앞발을 비벼댄다

당신은

골 깊은 어둠 산을 밤새워 넘어와

눈먼 가슴들을 이렇게 밝혀주시는가

도진 생채기가 이내 아물고

내 마음 언덕배기에는 노란 꽃이 핀다

 

 

백수인/시인, 조선대 교수

*조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이기도 한 백수인 시인은 장흥 출신으로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대학문학의 역사와 의미’ ‘이달의 문화인물 백광홍’ ‘소통과 상황의 시학’ ‘소통의 창’ 등의 저서가 있으며, 시집으로 <바람을 전송하다>가 있다.

민교협 공동의장, 5.18기념재단 이사, 한국언어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재)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