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 겨울비 오는 강

유용수/시인

2022-02-16     장흥투데이

 

 

 

 

 

 

 

 

 

겨울비 오는 강

갈대가 서걱서걱 울음 울며

겨울비 밀어내는 강으로 가고 싶다

짙은 빛깔 털어낸 나뭇가지에 앉아

몸단장하는 겨울새의 순한 마음이 흐르는 강

상심한 마음 가라앉으면

말간 속살 보여주며 따라오라고

유혹하는 강

자귀나무 끝자리에 햇살 한 줌 걸치면

먼 산 소나무 포근하게 안아주며

비릿한 젖 냄새가 흐르는 포근한 강으로 가고 싶다

고개 숙여 사부작사부작 걷고 싶다

겨울비가 오면 어김없이 잔기침하는

늙은 강에서 참괴慙愧한 몸 씻어내며

잠시 쉬어가야겠다

-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중에서

 

유용수 시인은

 •《문예운동》시 등단

•《한울문학》수필 등단

•한국문인협회원

•전남문인협회이사

•전남수필문학이사

•장흥문인협회 사무국장

•국사편찬 사료조사위원

<저서> •산문집 「암자에서 길을 묻다」 •시집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