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 출신 위성유 시인 -‘진술적 시 세계 구축’
관산 출신 위성유 시인 -‘진술적 시 세계 구축’
  • 김용란
  • 승인 2018.06.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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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집 ‘바보당신’이어 제2시집 ‘공존의 그늘 펴내

부디 한 편의 시라도

누군가 이름 모를 이에게

훨훨 날아가

작은 불씨를 지피는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위성유 시인

위성유 시인이 최근 제2시집 '공존의 그늘'을 발간했다. 2015년 제1시집 ‘바보당신’을 펴낸 지 3년만이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엮여졌으며 찔레꽃 향기, 엄마의 바다, 고향의 가을, 공존의 그늘 등 105 편의 시를 담았다. 김관식 시인(문학평론가)은 위성유 시인의 시 세계를 주체적 존재와 객체적 존재의 상호공존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진술적인 표현 방식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수필을 쓰듯이 시적 대상을 직관적으로 보고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진술함으로써 주체를 암시하는 독특한 시적인 기법을 주로 적용하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위 시인은 아침 이슬처럼 영롱한 영혼의 시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까, 아호가 옥로(玉露)다. 위 시인은 현재 고용노동부에 재직 중이며, 가온문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장흥 위씨 34세 청계공파 후손으로 장흥 위 씨 문예협 문예위원으로 문중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 시인은 장흥 위 씨 대종회 등 위 씨 문중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피의 뜨거움을 시로 표현한 ‘우리의 뿌리는 하나이어라’를 3탄까지 낭송함으로써 종친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받으며 ‘시낭 송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인은 제2시집 ‘공존의 그늘’은 그야말로 시인의 일상을 거짓됨이 없이 쉽게 엮어 시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부디 한 편의 시라도 누군가 이름 모를 이에게 훨훨 날아가 작은 불씨를 지피는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엄마 품처럼 따스한 고향 장흥을 시로 노래하면서 향토시인으로 불리워지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못난 자식으로 부끄러운 기억들- ‘시적 자산’

위 시인은 천관산 정기를 품은 관산 옥동 마을에 2남 2녀 막내이자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봄이면 뒷동산에 올라 칡을 캐고 삐비로 껌을 만들어 씹기도 하고, 소달구지를 타고 보리 가지를 꺾어 오빠생각을 풀피리로 불어가며 청보리 밭을 노닐기도 했다. 따스한 봄날, 헛간의 암탉이 품은 달걀 두줄을 읍내로 나가 팔아 공책으로 교환하기도 하고 교정의 아름드리 느티나무 그늘에 누워 자연과 하나 되어 보기도 하였다. 초여름 어느 날 동무들과 설익은 토마토며 수박을 서리하다 배탈이 나서 혼쭐이 난 적도 있었고 비오는 여름날이면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팥죽을 먹고 엄마 품에 누워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을 헤이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읊조리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동네 꼬맹이 서넛이 모여 장천재 계곡으로 향하여 깰탕 할딱 벗고 개울물 속으로 사라져서, 물장구치며 노는 사이사이 피래미 잡아 검정고무신에 담고 바윗돌 걷어내어 가재도 잡았던 기억도 있다.

겨울이면 논둑길에 올라 꼬리연이며 방패연을 날리며 동무들과 연싸움도 하고, 이른 아침 설 잠에 깨어 엄마 곁에서 부뚜막에 솥뚜껑이 눈물을 토해내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슬프고 죄스러웠던 기억도 있다. 연일 울력을 나가셨던 어머니, 당신 덩치만큼 큰 돌을 허리가 휘도록 나르셨고 노을 질 무렵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 오셔서 건넨 검은 봉지 속의 단팥빵 하나. 새참으로 지급된 엄마의 간식을 철없이 한입에 먹고 나서 더 없냐며 당신께 졸라댔던 서글픈 추억…. 중학교 시절,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오는 길에 저 멀리서 검게 그을린 얼굴로 논에 피를 뽑고 있던어머니를 지나쳐버린 못난 자식으로서 기억도 가지고 있다. 아마 이처럼 유년시절의 부끄러운 기억들이 오늘날 그의 시의 무한한 시적 자산이 되었을 법하다.

시집 '공존의 그늘'
시집 '공존의 그늘'

 

시인은 유년 시절 주옥같은 시를 접하면서 문학 소년의 꿈을 키워오던 중 지난 2014년 ‘분재소나무 외 2편’의 시가 한국지필문학에 당선되어 시인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후 공직생활 중 틈나는 대로 삶과 자연을 관조하며 자기 성찰의 시간을 통해 마침내 2015년 제1시집 ‘바보당신’, 2018년 에 제2시집 '공존의 그늘'을 펴내게 된 것이다. 고향, 어머니 관조한 시 많아 위성유 시인의 시에는 고향과 어머니를 관조하며 노래한 시가 유독 많다. 시인은 유년시절 자식을 위해 헌신 하셨던 어머니를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 며‘느그 엄니’라는 한편의 시로 형상화하기도 하였다.

여름이면 느그 엄니는

한나절은 고추 따러 밭에서 살고

한나절은 까슬까슬한 보리수염에 온 몸이 상처투성

이었당께

가을이면 느그 엄니는

논둑 길에 앉아 깔을 베고 피를 뽑고

떨어진 벼이삭 하나라도 주울라고 허리가 성할 날

이 없었써야

겨울이면 느그 엄니는

바닷바람 쐬며 미역공장에 미역줄기 따러 줄기차게

다녔당께

(중략)

느그 엄니 인생은 애시당초 없었당께 느그들이

느그 엄마 인생이었당께

봄이면 느그 엄니는

남의 비닐하우스 딸기밭에 딸기 땀시롱 땀으로 샤

워를 했써야

-시 ‘느그 엄니’일부에서

 

<프로필>

▸장흥 관산 출생 ▸현)고용노동부 재직 ▸현)위씨종친회 문예위원 ▸현)시낭송가 ▸2014년 지필문학 등단 ▸가온문학회 회원  ▸시집 ‘바보당신’(2015년). ‘공존의 그늘’( 2018년) 공저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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