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찌 지내십니까?/김기홍 前장흥문화원장
■요즘 어찌 지내십니까?/김기홍 前장흥문화원장
  • 김선욱
  • 승인 2018.11.1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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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의 문화유산 조사 연구에 심혈 기울여와

과거와 현재, 미래도-‘저는 구름이 바람타고 지나가는 자취 남기기를 바랄 뿐…”
“문화유산 조사‧기록, 공유 위한 단체 결성-장흥 역사 정체성 확립 기여하길”

김기홍 전 장흥문화원장은 1964년부터 2000년까지 36년간 장흥(군청)·광주(전남대)·서울(문공부) 등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공직생활에 봉직하였다. 퇴직 후 6년간 고향의 생가에서 양부모를 봉양했으며, 사별 후 증조부·조부·선친의 유고 등을 모아 문집 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2011년 3월까지 장흥문화원장을 역임했는데, 자신은 문화원장 재임 때 여러 장애물로 답답하게 지냈다고 토로했다.

“75세 되던 2011년 3월 말 장흥문화원장을 퇴임한 후 고향 장흥의 산천을 돌아보며 즐기고 각 마을 사람과 군민들을 만나 인정어린 대화를 하면서 인생을 즐겨왔어요. … 80여 년의 지난 삶에서 장흥과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가 변모하는 모습을 보고 듣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 생애동안에 일제 강점기와 8·15해방, 6·25 한국전쟁 등 격동기와 수난의 역사를 겪었는데, 특히 60년대부터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70년대는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로 급변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우리들이 이러한 급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위기에 봉작해 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선대의 얼과 혼, 넋이 깃들어 있는 전통문화와 유적·유물이 훼손 훼철, 멸실되었으며 그 현상은 지금도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건전한 향맥이 끊어지는 실정이므로 서둘러 선대가 남긴 문화유산 등을 조사 연구하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흥의 고문서 조사 139개 소 98,444매

그동안 장흥문화원장 재임시에 회진면지, 관산읍지 발간에 심혈을 기울이며 지역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져왔던 김 전원장은 퇴임 후에도 여전히 ‘장흥 지역사 자료수집’(國編사업)에 매진해 왔다.

“2011∼2013년동안 2회의 수술을 받는 등 투병생활 중에서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회 전남지회장)이기에 앞서 장흥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틈틈이 장흥군의 이곳저곳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산천 강야(江野)도 구경하고,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즐기면서, 소리 없이 선대와 현대에 생산된 종이 문서들을 조사 수집하여 사진과 문적으로 작성하여 국사편찬위원회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동안 김 전원장이 국사편찬위에 제출한 장흥지역 각 마을과 문중, 개인 등으로부터 수집, 조사한 문건 등은 ①향약계-고상, 고하, 남면, 장서, 부평, 용계 부산 등 7개 향약계문서 ②동계 문서-장흥읍 건산리 등 52개 마을의 문서 ③문계 등 각종 계 문서-장흥위씨 등 문중문서를 비롯 융친계, 정사계 등 25개 계 문서 ④개인 소장문서-139 명의 소장문서 등 139개 소의 문서인데, 이를 매수로 환산하며 무려 A4 용지로 98,444매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서 장흥 누정과 서원 및 서재 등의 편액은 이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이 분야는 별도로 추진했다고 한다.

■장흥 8정자 편액 번역화-<문림의 향기1>발간 기여

이와 관현 김 전원장은 “누정 등의 유적들은 장흥 문인들의 글 숲으로 조상을 추모하는 사당이고 인간의 도리를 깨우쳤던 학습장이었으며, 시인 묵객들이 시주(詩酒)를 즐겼던 문화예술의 공간이었고, 근현대 학교가 설립되기 전의 교육기관으로서 기능도 갖추며 지역민의 정서함양과 교육·윤리도덕 실천에 앞장서기도 했던 공간이었지만 최근세에 들어 이러한 유적·유물이 갈수록 훼손되고 훼철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더 이상 훼손, 훼철되기 전에 이를 모두 조사 번역하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장흥의 누정·서원·서재 편액’등에 대한 조사 기록화 작업’ 제안서를 군에 제출하고 이 작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2013년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 사업을 마치는 과정에서 건강의 이상 징후로 활동하기 어려워 2014년에 장흥군으로 이 작업을 의뢰, 장흥군이 2015년 전남대학교산학협력단과의 용역사업으로 착수 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남대에서 본 사업의 제안자인 김 전원장을 조사·연구·번역자 일원으로서 협조를 부탁해 와 이 사업에 동참하게 되었으며, 이 결과물이 2016년 12월에 발간된 <문림의 향기Ⅰ>번역서이다.

<문림의 향기Ⅰ>에 전재된 정자의 편액 수는 △경호정 16 △독취정 5 △동백정 19 △부춘정 30 △사인정 20 △영귀정 12 △용호정 23 △창랑정 5개 등 합계 8개 정자 130개 편액에 이른다.

김 전원장은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990년 전남대학교 호남문화연구소 조사 내용과 1998년 장흥문화원 발간 ‘장흥의 정사대’와 대조해 본 결과, 그동안 부춘정과 용호정에서 기문·시문 편액이 각 각 6개가 없어졌음을 확인되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장흥군이 우리의 모든 문화유산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서원·서재·누정 등 편액 번역 작업화 추진도

두번째 장흥 문화유산 기록화 사업이 2017년∼2018년에 걸쳐 3개 서원, 2개 서재, 11개 누정등의 편액문을 조사 연구하는 작업이었다. 이 조사 결과물인 번역 원고를 2018년 6월 말에 마쳐 장흥군에 제출하였고 장흥군은 2019년에 <문림의 향기 Ⅱ> 책자를 발행하게 된다고 한다. <문림의 향기 Ⅱ>의 유적 별 편액문 수는 △강성서원 7 △연곡서원 13 △예양서원 9 △월산재 6 △장천재 35 △계춘정사 8 △독우재 7 △영사재 10 △오헌정사 13 △관수헌 17 △만취당 8 △영호정 7 △오강정사 6 △용암정 6 △존재정사 4 △내동화수정 6 등으로 합계 16개 유적에 162개 편액에 이른다고 한다.

김 전원장은 이번 사업추진과 관련 “앞으로도 시급히 조사, 연구되고 기록되어야 할 유적·유물로 ▲유치면을 비롯한 장흥군 일대의 6·25 전란사 ▲1980년대 이전의 군청 및 읍·면사무소 등 행정기관의 변천사 ▲향교, 유도회, 교회, 성당 등 사회 및 종교단체 변천사 ⑦전통 민속 관련문서, 개인 소문서 등 조사 ▲고인돌 선돌, 장승, 매향비, 보호수, 고분 도요지 등”이라고 말했다.

■후배들과 공유 위해 지역문화유산보존연구회 결성

김 전원장은 장흥 문화유산 조사 기록화 사업에서 지역의 후배들과 함께 공유하고, 함께 추진하기 위해 2017년 7월 4일 결성한 단체가 장흥군 지역문화유산 보존연구회다.

이 모임 결성 이후, 김 전원장은 다시 건강이 악화되는 등 개인 신상 문제로 이 모임에 대한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김 전원장은 “지역문화유산 보존연구회는 ①지역문화유산 조사 발굴 ②지역문화유산 보존 및 보호활동 ③관련 자료 정보수집 및 연구 ④애향심 고양과 지역문화의 선양 및 연구지 발간 등을 활동을 하게 된다”면서 “이와 같은 운동이 군민운동으로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로 추진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면서 “회원들의 지혜를 모아 활성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현들은 옛적에 서원, 서재, 누정을 지어 조상과 선현을 추모하고, 종회를 열고, 강학을 하고, 시회를 열었다”면서 “이처럼 선현들이 남긴 유적·유물을 우리가 공부하고 또 조사 연구를 통해서 장흥이 실로 문림이요 문향인 연유를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장흥의 유물·유적 조사와 연구, 기록화 작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한 떨기 구름처럼 장흥에 머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역문화유산 보존과 지역민을 일깨우는 데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일면 자부심도 갖는다”면서 “그동안 조사된 자료를 근거로 해서 학술대회도 열리면서 이를 통해 보다 현실감 있는 장흥의 역사가 편찬되고, 나아가 장흥군의 정체성 및 미풍양속 확립과 지역 공동체 조성에 기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김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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