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 참깨밭에서
초대시 - 참깨밭에서
  • 장흥투데이
  • 승인 2023.07.25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일선(보림사 주지)

 

참깨밭에서

 

여름안거에 들어가며 깍았던

부도탑 전에 풀은 어느덧 자라고

오랜 세월 이어온 텃밭엔 참깨꽃

장마통에 기죽지 않고 활짝 피었네

 

작년에는 고추를 심어 재미가 좋았고

올해는 윤작으로 꽃이 오지게 피어서

벌써부터 고소한 향기에 깨가 쏟아지네

 

탑들은 퍼붓는 장맛비 속에서 의연한데

도대채 고승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처마끝에 장대비 소리 요란하고

텃밭에 참깨꽃이 저렇게 찬란하네

 

끝없이 나고 죽는 생사윤회

있는가 없는가 의문을 품고

산에 들어온 지 어언 오십여년

칠흙 같은 어둠속 천둥소리 요란한 새벽

장대비속에서 다시 길을 묻노니

 

수 없는 과거 전생 부처님 인행시절 보살행

불교 윤리 근간이고 사바세계 고달픈 인생길

보다나은 다음 생 기약하며 고통의 현실

견디며 살아가니 끝없이 나고죽는 생사윤회

알고 보면 더 없는 해탈의 디딤돌이네

 

아직 업식이 남아있는 중생들은

살아서는 하루 종일 엎치락뒤치락

육도를 윤회하고 죽어서도 마찬가지

윤회의 고통 끝없이 따르나니

탄허 선사처럼 수행력이 깊으면 몇 년 전에

죽는다고 시간을 미리 예정하여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업식이 많은 중생들은

고통과 두려움 속 죽음을 맞이하여

끝없이 육도윤회 헤매나니 간절한 발심

보리심의 원력으로 생사윤회 벗어나세

 

해탈한 아라한은 윤회가 없지만

중생구제 원력으로 윤회의 길에

다시 들어 고통을 함께 하고

업식이 남아있는 중생들은 생사윤회

분명하여 고통이 따르나니

부지런히 수행하여 생사윤회 벗어나세

간절한 의문 속에 좌선으로 선정이 깊어지니

잘 때는 천장에서 자는 모습 보았고

앉으면 거울처럼 나의 모습 분명하여

환희심에 속아서 화두를 놓친 철없던 시절

이젠 보이지 않아 더 없이 편안하네

 

다시 한 번 하심하고 재발심으로

끝없이 길을 물어보네

이 무엇인고

참깨밭에 꽃이 활짝 피니

온통 우주에 깨가 무수히 쏟아지네

* 요즈음 생사윤회가 있는가 없는가

문제로 커다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 전남 장흥군 장흥읍 동교3길 11-8. 1층
  • 대표전화 : 061-864-4200
  • 팩스 : 061-863-49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욱
  • 법인명 : 주식회사 장흥투데이 혹은 (주)장흥투데이
  • 제호 : 장흥투데이
  • 등록번호 : 전남 다 00388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 발행인 : 임형기
  • 편집인 : 김선욱
  • 계좌번호 (농협) 301-0229-5455—61(주식회사 장흥투데이)
  • 장흥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흥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htoday7@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