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호 사설 - 오늘의 농촌 …농촌의 노령사회 어디까지 진척될까
200호 사설 - 오늘의 농촌 …농촌의 노령사회 어디까지 진척될까
  • 김선욱
  • 승인 2023.09.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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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절 연휴를 앞두고 우리 농촌의 아픔을 생각해 본다

오는 10월 2일이 대체 공휴일이 지정되면서 올 추석절은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일요일 포함하여 6일간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의 일주일간의 추석 연휴인 셈이다.

이런 장기간의 추석 연휴를 만나기에 시골에 있는 우리들은 우울한 연휴를 만나게 될 것으로 여겨져 벌써부터 우울해진다.

그렇잖아도 국내외 경제가 심상치 않은 요즘이다. 팬데믹 이후 안정되리라던 국내외 경제가 여간 심상치 않다. 게다가 경제대국 중국과 미국간의 갈등도 그렇거니와 요즘 들어 더욱 위기를 실감케 하는 세계적인 대홍수, 지진, 산불 등 이상 기후로 인한 지구촌의 불안도 우리의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요즘, 연일 계속되는 물가 상승의 우려와 이에 따른 파격적인 금리인상의 행보 역시 국내외적으로 거듭 확인되면서 우리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짐들은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시골의 우리에게는 본질적으로, 장기적으로 우울하게, 그리고 우려케 하는 문제들이 상존해 있고, 이 문제들은 갈수록 그 문제점이 심화되어 갈 것으로 여겨져 즐거운 명절이어야 할 추석절을 앞두고 더욱 우리들을 심란하게 만들고 잇다.

뿌리‧흙 그리고 농촌의 오늘은 …

고향으로 회귀(回歸) 동물은 여러 개체가 있지만 연어가 대표적이다. 연어는 꼭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이라는 것이다. 연어는 강에서 산란하며 치어는 거의 1년 동안 담수에서 살다가 바다로 내려가, 2,3년 만에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악전고투 하면서 고향으로 회귀한다. 이 회귀 도중에 제 살던 곳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회귀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연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형 어류나 새 같은 천적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고향을 꼭 찾는 어류가 바로 연어다. 그 고향에서 자손을 낳기 위해서다. 그런데 최근 어느 연구팀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연어의 이러한 패턴이 깨지고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는 자연 생태계마저 뒤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도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바르게 향하는 것”을 뜻하는데, 동양에서는 이걸 인(仁)이라고 했다. 사람에게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이 있는데, 이게 사람의 도리라고 했다. 그래서 조선 시대에 사대부들이 쓴 유배가사에는 자신들의 억울함에 대한 호소뿐 아니라, 고향이나 고향으로 대변되는 부모와 자식들을 생각하는 표현이 여럿 있다.

인간이 느끼는 향수의 바탕은 자기가 태어난 곳을 그리워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향은 바로 자기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향을 떠날 수는 있지만 뿌리는 부정할 수는 없다. 부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성씨(姓氏)를 바꾸고 부모를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없듯이 뿌리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고향을 떠난 적잖은 사람들이 고향을 외면하고 있음은 요즘세태의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현재의 정치권도 농촌을 무시한다. 농촌 문제도 나 몰라라 한다. 이게 요즘의 현실이다. 물질 위주의 도시문명이 가져 온 오늘날의 세태이다.

요즘 시골의 흙은 많이 아파한다. 이 흙의 아픔을 통해 우리 시골, 우리의 농촌의 현실을 본다. 농촌은 결코 도시의 하부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뿌리이다. 귀소본능이나 수구초심이 아니라 우리들 삶의 본질인 뿌리인 것이다.

농촌의 초고령화, 갈수록 심해진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법률로 정한 노인의 나이는 만 65세이다.

올해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비율이 약 19~21%에 이른다. 아이들을 많이 낳는 195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이때는 보릿고개 시대였으니, 농촌에서는 아무리 일을 해도 밥 한 끼 제대로 배불리 먹을 수 없었다. 하여 농촌의 부모들은 기를 쓰고 자식들을 가르쳐 도시로 내 보내다 보니 농촌은 갈수록 노인들의 천국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사람들이 밥(돈)을 찾아서 한창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도시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몰려든 넘쳐나는 인력으로 인하여 값싼 노동력을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기였다.

이때부터 농촌의 젊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도시로, 도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때만해도 우리나라 인구가 흘러넘칠 것 같아서 산아제한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 놓았다, 이때만 해도 100세 이상 되시는 분들의 수는 미미했으니, 누가 초 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으며, 그 문제에 대한 대비책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런데 그때 출생한 사람들이 지금은 노인층으로 진입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20년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중 노인 비율이 약 19.5%부터 많게는 21.7%까지 통계가 잡혀 있다고 나와 있으니, 현재도 고령국가에 속하지만 앞으로 10년 후면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훤하다.

지금 우리의 농촌, 노인 인구 비율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노후와 되어 가고 있다. 보통 마을마다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60-70%에 이른다. 60세 이하의 주민이 몇 명에 불과하다.

전체 시골 마을의 인구 비율을 따져보면 거의 70~80%까지 나오는 마을들이 허다하다.

요즘은 현재 노인들이 살아왔던 배고픈 시절이 아니고 의식주가 풍부한 세월이고 또한 의료혜택이 잘 되어 있어서 100세노인 인구가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증가 하고 있다. 그만큼 복지혜택이나 다방면에서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여건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소외받는 노인들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이다.

어떻게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고 농촌 노인 인구의 감소를 해야 할 지, 정부나 지자체는 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몇 년 전부터 노인 인구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급격하게 늘어나는 농촌 노령화에 대한 정책은 참으로 미비한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또한 농촌일손 부족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기계화된 농사를 짓고 있는 것도 현실이지만 기계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다 사람 일손이 필요하기에 현재도 80~90세 되시는 노인들이 농촌의 일손을 돕고 있는 실정이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앞으로 20년, 30년 후 우리의 농촌 마을은 어찌 될까. 지금 그나마 마을들을 지탱하는 노인층 대부분이 사라질 그때쯤에 과연 여전히 잔존해 있을 마을들이 몇 개나 될까?

농촌의 인구 소멸, 초고령화 사회의 현상을 생각할 때마다 우울해진다.

이제는 정치권도, 정부도, 도시민들도 다 함께 우리 모두의 뿌리인 농촌, 시골의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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