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내 마음의 휴식처, 장흥 하늘과 물길
특별기고 - 내 마음의 휴식처, 장흥 하늘과 물길
  • 장흥투데이
  • 승인 2023.10.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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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회장, 김대중재단 광주북구추진위원장

나는 힘들고 어려울 때면 고향을 생각한다. 장흥 하늘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줬다. 흐릴 때도 맑을 때도 비가 올 때도 장흥 하늘은 그때그때 정서적인 위로와 자신감을 채워준 것이다. 그래서 고향 장흥은 내가 꿈을 먹고 꿈을 키운 희망의 땅이다. 사방을 부드럽게 감싼 산, 푸릇푸릇한 장평 들과 산허리를 감싸고 돈 물길이 나의 심성이다.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수구초심이 있을 터이지만 내가 자란 장흥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내 감성 안에서 따뜻하게 숨 쉬고 있다. 그래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고맙다. 우연히 고향 출신을 만나면 직접 이야기를 나눈 사이가 아니어도 평생 만나온 사이처럼 포근하게 된다. 고향이라는 믿음으로 모두 녹아들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고향을 지킨 나의 어머님이 마지막으로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어머님이 떠나시던 그날은 하늘이 잔뜩 흐렸다. 나의 슬픈 마음을 아는 듯 흐린 하늘은 함께 슬픔을 덜어준 것 같았다. 14년 전 아버님이 하늘나라로 가시고 다시 어머님이 가시니 고향이 지워진 천애의 고아가 된 듯싶었다. 어쩌면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앞으로는 아버님 어머님이 안 계시는 장흥 하늘이 더욱 그리워질 것 같다. 어릴 적 고샅길 너머 정답게 들린 이웃의 웃음소리가 좋았다. 중학교 때까지 형들과 동생들이 함께 뛰어놀며 어울렸던 동네 골목길은 고스란히 내 성장 세포를 채워준 추억의 공간들이 지워질까 두렵다. 나는 자주 찾을 것이다. 광주로 옮겨왔지만 고향이고, 내 정서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힘들 때 늘 나를 위로해 준 고향이 장흥이다. 장흥의 산과 들, 장흥의 하늘과 물, 그리고 장흥 사람들이 내게 채워준 선한 마음은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믿는다. 장흥에서 숨 쉰 호흡은 나의 신념으로, 가치로, 삶의 이정표로 자리 잡고 있기에 그게 흐트러질 때 나는 고향으로 달려가 위로받을 것이다.

최근 장흥군이 호국원을 유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내 고향이라는 자긍심을 가졌다. 장흥은 역사적으로 사연이 많은 지역이다. 그 사연을 우리 집안도 비껴가지 못했다. 구한말 증조부님께서는 동학의 접주로 활약하셨다. 그 유물들을 장흥군에 기부하기도 했다. 동학농민군이 마지막 격전지, ​남도의 뜨거운 피가 흐른 곳이 장흥이다.

장흥 유치재는 한국전쟁을 전후로 현대사 안에서도 좌우 대립이 심했던 곳이다. 이는 희생과 피해가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호국원 유치는 남다른 감회가 들었다. 이 호국원 유치의 의미는 내 고향 장흥이 미래를 향해 던진 새로운 도약의 다짐으로 보인다.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화해와 상생, 위로와 감사로 차분한 장흥이 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장흥의 변화가 보인다. 장흥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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