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출신 이대흠 시인, 제25회 천상병시문학상 수상
장흥 출신 이대흠 시인, 제25회 천상병시문학상 수상
  • 장흥투데이
  • 승인 2023.11.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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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창작과비평 낸 시집 ‘코끼리가 쏟아진다’로

 

 

 

 

 

 

 

 

 

 

 

장흥 출신 이대흠 시인이 제25회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11월 12일 의정부정보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심사위원들은 시인 이대흠의 시집은 ‘그리움’의 의미를 다양한 사랑의 언어로 노래함으로써 내면의 감정이라는 좌표를 깊이 탐사했다고 평가했다.

이대흠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접했던 최초의 시집이 천상병 시집”이었다며, “천상병 시의 높은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 시집은 이대흠 시인이 2022년에 창작과비평에서 낸 시집 ‘코끼리가 쏟아진다’이다.

이 시집은 한국어의 결을 최후까지 다듬은 시집으로 이미 문단 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한편, 12일 시상식에서는 제5회 천상병동심문학상 수상자로 이정록 시인을 선정돼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천상병시문학상은 고인이 돌아가신 5년째 되던 해부터 부인인 목순옥 여사가 사재를 내어 시작했다. 지금은 (사)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있다.

천상병(1930-1993) 시인은 살아생전에 유고 시집을 남기는 등, 여러 가지 기행으로 유명했다.

한국문학사에서는 시의 본령을 지키고, 시의 위의를 지킨 시인으로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대흠 시인은 196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서울예대와 조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목포대 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창작과비평』에 「제암산을 본다」 외 6편의 시를, 1999년 『작가세계』에 단편소설 「있었다, 있다」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상처가 나를 살린다』 『물속의 불』 『귀가 서럽다』 『코끼리가 쏟아진다』가 있다. 조태일문학상, 현대시동인상, 애지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대흠 시인은 별도로 배부한 수상소감 ‘거기에 따로 있었다’에 천상병시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날, 하늘이 참 맑았다. 비로소 진짜 시인으로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새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마음의 바람결이 부드러웠다.

천상병 시인을 처음 알았던 것은 1985년이었다. 그때까지 읽은 시라고는 한국의 명시와 세계의 명시에 실린 작품과 교과서에 나오는 시 정도만 읽었던 내게 천상병 선생의 시는 충격이었다. 그 때 읽었던 게 주막에서라는 시선집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시집과 시선집의 구분조차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선생의 시집은 몰랐던 새 하늘을 열어주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시가 한 권의 시집으로 묶였는데, 이렇게 편편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학력고사에도 나올 가능성이 없고, 국어교과서에도 나오지 않지만, 이미 충분한 세계가 거기에 있었다. 그렇게 천상병 선생의 시는 우물 안의 나를 밖으로 끌어내었다.

놀라웠다. 번쩍하는 순간에 새 하늘이 열렸다. 몇 번이고 시집을 읽었다. 그럴 때마다 다른 하늘에서 날아온 새가 나를 품어주는 것만 같았다. 새의 솜털 같은 그의 언어는 지친 나를 감쌌다. 인상 깊었던 작품은 「귀천」, 「새」, 「나의 가난은」 등이었는데, 가난을 싫어하고, 가난을 저주까지 하고 있었던 내게 선생의 가난은 다른 경지를 보여주었다. 선생의 가난에 지지 않으려했지만, 나는 결국 녹아내리고 말았다. 그것이 문학이었다.

그러나 대학에 가서 전투하는 듯이 문학을 공부할 때는 천상병 선생의 작품은 어느 부류에도 끼지 못했다. 선생의 시 세계가 리얼리즘, 모더니즘, 민중문학, 노동문학 등 어느 한 잣대를 갖고는 잴 수 없는 세계였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세월이 더 걸렸다.

다시 선생의 시집을 펼쳐본다. 외따로 있어도, 조금 외로워도 이 길을 더 갈 수 있겠다. 내게는 다른 하늘에서 날아온 새 한 마리가 생겼다. 그 새의 숨결을 받아 적기만 해도 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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