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한국고서연구회 세미나 - 고서(古書) 관련 한시 소고 (漢詩小考) (하)
특별기고 - 한국고서연구회 세미나 - 고서(古書) 관련 한시 소고 (漢詩小考) (하)
  • 장흥투데이
  • 승인 2024.01.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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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규(詩人, 漢詩人, 한국고서연구회 감사

 

 

 

 

 

 

 

 

<지난호에 이어서>

 

8. 詠《東史》-《동사강목》을 읊음

天開以後至檀君 하늘 열린 뒤로 단군에 이르기까지

理豈獨無人與文 동방에만 어찌 사람과 글 없었을까?

可惜東方徵信絶 동방 역사 증험 끊김이 안타까우니

此時猶未混茫分 이 당시는 아직 혼돈의 시기였다오.

《無名子集 詩稿》 册六 / [詩]

9. 讀《荀子》-《순자》를 읽고서

戰國尙辯士 전국 시대엔 변사를 존숭했고

各用縱橫稱 각기 합종연횡 부르짖었지.

荀卿當此時 순경은 이러한 시대에 살면서

有口若緘縢 입이 있어도 꽉 다문 듯했네.

著書空萬言 공연히 만 마디 책 저술하여

禮義以明徵 예의로써 밝은 징험을 밝혔다.

賢者未必貴 현자라도 반드시 귀하지 않고

寂寞死蘭陵 적막하게 난릉에서 죽었다네.

《容齋先生集》卷之六 / 海島錄

10. 讀《莊》-《장자》를 읽고서

晡死蜉悲午死蜉 석양에 죽을 하루살이 낮에 죽은 놈 슬퍼하니

些兒相距較誰優 조그마한 서로의 차이 누가 낫다고 할까요?

高擡眼孔閰浮界 눈동자를 크게 뜨고 이승세계를 막아봐도

大笑彭殤辨短脩 팽·상같이 길고 짧음을 나누는 것이 우습다.

《靑莊館全書》卷之九

11. 讀《栗谷集》 -《율곡집》을 읽고서

理通氣局立言精 이는 통하고 기는 국한되어 말의 정수를 세워

氣發理乘多少明 기가 발하고 이가 위에 올라타 다소 밝혀졌네.

平生發洩天機盡 평생 조화로운 하늘의 기밀이 없어짐을 발설해

後世猶蒙亂道名 후세에 오히려 도의 명분 다스리기를 힘썼다네.

《南塘先生文集》 卷之一 / 詩

Ⅲ. 문화유산

文化遺産(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이란 인간이 자연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서서히 생활 방식을 진전시켜 후대에 계승·상속될 만한 가치를 지닌 전대의 문화적 소산으로 의식주·생산·분배·교환 또는 신앙·윤리·예술·학술·정치 등에 걸친 생활 문화의 양식과 내용이 대상이 된다. 이 장에서는 하도낙서·주자도서·고서·《八萬大藏經,팔만대장경》·《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訓民正音,훈민정음》·《樂學軌範,악학궤범》·《東醫寶鑑,동의보감》·《金鰲新話,금오신화》, 〈夢遊桃源圖,몽유도원도〉·〈美人圖,미인도〉·〈達磨圖,달마도〉, 御眞(어진)·御筆(어필)·御製(어제) 등을 문화유산 범주에 포함시켜 련관 20편의 한시를 살펴본다.

1. 詠河圖洛書-하도 낙서를 읊음

驪龜應世出 奇偶數何如

三同而二異至理在圖書

《典庵文集》卷之三/ 詩 //Ⓢ

흑마와 거북이가 응당 출세하니

기수와 우수는 어떠한 일인가?

수와 위 셋은 같고 둘은 다르니

지극한 이치 하도·낙서에 있구나.

 

 

 

 

 

 

 

 

 

2.讀朱子圖書解 

河洛同天一。方圓豈異源。圖圓書方 不須窺馬圈。九章敍 先自合龜文。八卦成 進退三陽反。先天方圓圖 縱橫六卦分。兼指先後天 如何三十六。都在一乾門。乾一坤八兌二艮七之數皆九。乾三坤六兌四艮五之畫亦九。皆統於乾之九數。三十六宮以四約之。亦皆不外一乾九數 《厚庵集》卷之一 / 詩

←三同者 圖書之一六 皆在北 三八皆在東 五皆在中 三者之位數同也. 胡玉齋

讀朱子圖書解-주자의 도서해를 읽고서

河洛同天一 하도와 낙서는 하늘 한쪽과 같으니

方圓豈異源 모나고 둥근 것이 근원이 다르랴?

不須窺馬圈 모름지기 마권에서 내디딜 수 없고

先自合龜文 먼저 저절로 거북 무늬와 합쳐졌구나.

進退三陽反 삼양을 나가고 물러서다 되돌리고

縱橫六卦分 육괘로 나누어져 거침없이 오간다.

如何三十六 어찌 이소가 겹친 삼십 육괘인가?

都在一乾門 모두가 하나로 하늘 문에 있다네.

《厚庵集》卷之一 / 詩 //Ⓢ

 

 

 

 

 

 

 

 

 

 

 

 

 

 

 

 

 

 

 

 

 

 

3. 夢桃源圖, 爲貴公子作-몽유원도에 귀공자를 위해 지음.

武陵何處是桃源 무릉이여 그 어디가 이 도원이란 말인가?

無術躋攀款洞門 그 동문을 찾아 올라갈 방도가 없네그려.

馳馬分爭幾年代 말 달려 분쟁하던 때가 어느 연대였던고

鷄蠶生長已兒孫 계잠 농사짓고 자라 자손이 이미 나왔네.

一川花合春長在 온 시내엔 꽃이 피어 봄이 오래 존재하고

四壁雲深路不分 사방 절벽엔 구름 짙어 길이 안 보이구나.

自是漁郞多好事 어부는 좋은 일 많은 것을 옳다 여기지만

此中消息了難聞 그 안의 소식을 끝내 들어보기 어렵구려!

《四佳詩集》卷之二○第二 / 詩類

Ⅳ. 유적

遺蹟(유적)이란 과거 인류가 남긴 물질적 잔존물로 일반적으로 형태가 크며 위치를 변경시키기 힘들다. 유적의 종류에는 환경조건이나 자연적 자원 활용상 상대적 가치를 보여주는 위치에 따라 야외유적, 암음유적, 동굴유적, 산정상부유적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기능에 따라 동굴·패총·유물포함층·주거지·무덤·거석기념물·암벽예술·궁전지·사원지·공방지·취락지·도성지·도로·교량·수도·구거 등이 있다. 본고에서는 고서와 관련된 유적 중에서 우리가 직접 답사하였던 곳을 중심으로 15편의 한시를 살펴본다.

1. 奎章閣端午帖-규장각 단오첩

蒲綠櫻朱梅子黃 푸른 부들 붉은 앵두 매실은 누런데

籍田麰熟薦先王 적전의 보리 익자 선왕께 바친다네.

藏書曬了三千卷 삼천 권의 장서를 볕에 말려 마치니

藥院新供辟蠧香 약원에선 좀 막는 향을 새로 올린다.

《夢梧集》卷之一 / 詩

2. 伴鷗亭 曉吟-반구정에서 새벽에 읆음

江樓宿客未回舟 강 누각 나그네 배는 돌아오지 않는데

極浦微茫落木秋 끝 포구는 아늑하고 낙엽 진 가을이라.

無數驚鴻飛不定 수없이 놀란 기러기 정처 없이 나는데

曉來風雨滿汀洲 새벽녘의 비바람이 모래섬에 가득하네.

《玄洲集》卷之四 / 七言絶句// Ⓢ

3. 謁紫雲書院-자운서원을 배알하고

落日荒原半畝宮 황야의 반 묘 담장에 해가 지고

神明肅肅鞠吾躬 신령은 엄숙하여 이 몸을 굽히네.

金聲玉色依俙裡 맑은 음성 고운 모습 어렴풋하고

霽月光風想像中 시원하고 깨끗해 상상하는 중이라.

道喪如聞衰世歎 도가 망해 세상에 쇠한 탄식 들려

時危正見大人衷 위급한 때 대인 마음을 바로 보자.

稚年要訣偏承澤 아이들 요결은 한편 은혜를 입어

恐懼爲山一簣空 산이 한 줌의 헛것 될까 두렵네.

《南溪先生朴文純公文正集》卷第一 / 詩/Ⓢ

4. 過陶山書院-도산서원을 지나며

山水淸幽似武夷 산수가 맑고 그윽하니 무이와 같아

先生已去有遺祠 선생님 이미 떠났으나 유사가 있다.

斯文一脈無人繼 유학자 한줄기 이어갈 사람 없으니

小子亡羊泣路岐 소자는 길을 잃고 갈림길서 우노라.

《樂靜先生文集》卷之一 / 七言絶句

Ⅴ. 결어

고서 관련하여 고서·회화·문화유산·유물·유적지 등을 제영한 우리 선현들의 한시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자료가 방대하고 미비하여 검토를 다 할 수 없었고 발굴하지 못한 漢詩(한시)가 더 많을 것이다. 주로 자연시·서정시·서사시는 다소 있었지만 대체로 고서와 관계된 시가 예상보다 적었다. 제영한 한시라도 고서를 주제·소재·제재로 삼아 소회나 느낌을 쓴 한시보다는 시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글은 한시가 현대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정취와 역사적 배경, 해독의 어려움을 감안해 현대 어법에 맞게 의역을 병행하였고, 인물·출전·고사·시어 등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주석을 붙였다.

평소 고서를 대하면서 자기가 느낀 점을 주제로 삼아 다양한 글을 쓰다 보면 고서에 대해 관심이 많아질 것이다. 특히 역사적 배경, 시대 상황, 숨겨진 일화 등을 추론하여 한시를 감상하고 짓는다면 고서 이해와 활용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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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檀君 이전 역사의 전적도 없고 전해주는 사람도 없음을 안타까워한 말.

2) 無名子集 詩稿:윤기(尹愭, 1741~1826,坡平人)가 편집함.

3) 縱橫:合縱連衡, 蘇秦合從說張儀連橫說.

4) 蘭陵:荀子나라 에서 참소를 피해 나라로 갔는데 春信君蘭陵令으로 삼았고. 춘신군이 죽자 벼슬을 그만두고 그곳에서 살다가 죽었다.

5) 容齋集:이행(李荇,1478~1534. 德水人)詩文集.10, 외집 1권 합 7. 1589년 간행.

6) 些兒(사아): 약간, 조금

7) 浮界:娑婆世界

8) 浮界:娑婆世界

9) 彭殤: 傳說7백 년을 산 彭祖와 어려서 죽은 아이 殤子. 壽命의 장단. 무한한 본체의 생명에 비하면 700세도 와 다를 것이 없고, 어려서 죽은 사람도 아지랑이나 하루살이에 비하면 아주 長命한 것이 되므로, 은 같다 하여 제팽상(齊彭殤)’이라 함. 莫壽乎殤子 而彭祖爲夭(막수호상자 이팽조위요; 상자보다 더 오래 살 수 없다고 여길 수도 있고, 팽조를 일찍 죽었다고 여길 수도 있다.莊子<齊物論>. 19~16세에 죽으면 長殤, 15~12세에 죽으면 中殤, 11~8세에 죽으면 下殤, 8세 이하에 죽으면 이 없는 상이라 한다.儀禮 喪服傳註

10) 靑莊館全書:이덕무(李德懋, 1741~1793. 全州人)著述 叢書. 3371.

11) 靑莊館全書:이덕무(李德懋, 1741~1793. 全州人)著述 叢書. 3371.

12) 氣發理乘:李珥四端 七情은 모두 氣發理乘 이라 주장함.

13) 南塘先生文集:한원진(韓元震,1682~1751,淸州人)詩文集. 4422.

14) 河圖洛書:河圖伏羲黃河에서 얻은 그림을 바탕으로 八卦를 만들었다고 하며, 洛書夏禹洛水에서 얻은 글을 바탕으로 는 천하를 다스리는 대법大法으로서의 洪範九疇를 만들었다고 함. 是故天生神物, 聖人則之. 天地變化, 聖人故之. 天垂象見吉凶, 聖人象之. 河出圖, 洛出書, 聖人則之.)(周易) (繫辭上)〉》)

15) 朱熹周易圖說그 수와 위치가 모두 셋(1, 3, 5)은 같으나 둘(2, 4)은 다르다. 이것은 은 바뀔 수 없으나 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니, 성수(7, 9)는 비록 이라 하더라도 참으로 또한 낳은 것(2, 4)이기 때문이다.[其數與位, 皆三同而二異. 蓋陽不可易而陰可易, 成數雖陽, 固亦生之陰也.]” 周易傳義大全 周易朱子圖說

16) 《典庵文集:강정환(姜鼎煥,1741~1816. 晉州人)詩文集. 84. 1927년 간행.

17) 典庵文集:강정환(姜鼎煥,1741~1816. 晉州人)詩文集. 84. 1927년 간행.

18) 馬圈:中國 [地名]馬圈子 煙臺 撥汛에 있는 나루터燕行錄選集

19) 三陽:太陽·陽明·少陽, 陽爻가 셋인 正月周易》〈泰卦.

20) 六卦:·····易 說卦

21) 少陽少陰. 64괘는 乾坤 28二少가 서로 거듭해 36괘로 이루어짐.

22) 厚庵集:권렴(權濂,1701~1781.安東人)詩文集.136. 1933년 간행.

23) 四佳詩集:서거정(徐居正,1420~1488.大邱人)詩文集. 6326. 1488년 간행.

24)  夢梧集:김종수(金鍾秀,1728~1799.淸風人)詩文集. 93. 1910년 간행.

25) 玄洲集:이소한(李昭漢,1598~1645.延安人) 詩文集. 72. 1674년 간행.

26) 一簣(일궤):積小成大, 未成一簣-爲山九仞, 功虧一簣서경》 〈주서(周書) 여오(旅獒). 譬如爲山, 未成一簣, , 吾止也논어》 〈자한(子罕)

27) 《南溪集:박세채(朴世采,1631~1695.潘南人).12556.

28) 武夷: 武夷九曲. 武夷山中國 푸젠(福建) 西北崇安縣에 있는 . 1183나라의 儒學者 朱熹九曲溪武夷精舍라는 書院을 세우고 性理學硏究하였던 곳으로 性理學搖籃이다. 武夷岩茶有名하며 UNESCO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등재됨.

29) 樂靜先生文集:조석윤(趙錫胤,1606~1655.白川人)詩文集. 147. 1670년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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