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무지개거리’를 바라며...
특별기고 - ‘무지개거리’를 바라며...
  • 장흥투데이
  • 승인 2024.0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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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법단 만인불사 곡인무영

대문 열고 집 밖을 나서면 길이다.

가만보니 그 길에는 다 이름이 있는데, 어떤 길은 ‘무슨 무슨 로’라고 하고 어떤 길은 ‘무슨 무슨 길’이라고 하는 이름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이 있는 길은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나는 여전히 호기심이 많다. 오지랖도 넓고, 참 왕성하기도 하지.

궁금해서 알아봤다. 장흥읍에는 126 갈래나 되는 ‘(도)로’와 ‘길’이 있고, 장흥군 전체에는 1,178개의 도로와 길이 있다. 이런 갈래의 도로와 길이 전라남도에는 28,647개가 있고, 휴전선 아래 한반도 남쪽에는 358,253 갈래의 도로와 길이 있다. 이 핏줄 같은 도로와 길마다 행정에서 관리하는 각각의 도로명이 따로 있는 것이다.(출처: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혁신과 행정표준코드관리시스템)

골골에서 흐르는 도랑과 개울, 하천과 강 같은 물길은 또 얼마일까. ‘농로’니 ‘임도’니 하면서 관리하는 논길과 밭길 그리고 산길은 또 얼마나 있을까. 오솔길과 숲길은 또 어떤가. 얕으면 얕은대고 깊으면 또 깊은대로 난 갯골도 있지!

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정표를 보다보니, 길은 그 크기에 따라 ‘대로’와 ‘로’ 그리고 ‘길’로 구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내가 사는 장흥읍에는 ‘동부로’라는 길이 있다. 이 길은 마을 사람들이 동파(옛 동부파출소)라고 부르는 읍내지구대 앞 장흥공원 삼거리에서부터 건산 삼거리까지 대략 830m 쯤 된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니 동파 앞에서 건산 삼거리를 잇는 이 동부로를 편의상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눠보자.

1구간은 장흥공원 앞 동파 삼거리에서 상문당 서점 앞 오거리까지 240m

2구간은 상문당 앞에서 장흥고 아래 건산 사거리까지 220m

3구간은 장흥고 아래에서 남부관광로와 만나는 건산삼거리까지 370m

이 세 구간 중 1, 2구간의 길과 반경 600m 안에는 오아시스 같은 전라남도장흥도서관이 있고 주변에는 여러 학원들이 있다.

전라남도장흥교육지원청(정순미 교육장)이 공개하는 자료에 따르면, 장흥읍에는 초등학교 3개와 2개의 중학교가 있고, 고등학교가 2개 있다. 이 중 ‘동부로’에 근접한 학교는모두 4개인데, 초등학생 728명, 중학생 440명, 고등학생 360명 등 모두 1,528명의 학생들이 있다. 이렇게 1천 5백여 명이 넘는 어린이 청소년 학생들이 동부로의 중심반경 600m 이내에 밀집되어 다니는 것이다.

이 길을 다녀본 사람들은 안다. 차도와 인도가 따로 없는 길이다. 차든 사람이든 통행하기 매우 성가신 길이란 뜻이다. 물론, 시골 지역의 특성? 때문인지 장흥읍내에 있는 126개의 갈래 길 가운데 차도와 보도로 구분된 길은 몇 개 없다. 안타깝게도 장흥읍내 대부분의 길은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다시피 하다.

동부로에 길바닥에는 횡단보도가 몇 개 그려져 있는데, 동파 앞에 1개 상문당 앞 오거리에 4개 건산 사거리에 4개 남부관광로와 만나는 건산 삼거리에 2개가 있다. 이마저도 법대로 횡단보도를 통해 교차로를 건너가려해도 갈 수 없거나 아주 멀리 돌아서 가야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동부로에는 전방에 횡단보도가 있다고 알리는 예고 표시가 없지만,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기준이 뭔지 몹시 궁금하다. 1km 남짓되는 중앙로는 더 심하지만 여기서는 차치하자.

동부로 1, 2 구간은 위에서 확인한 것처럼 4개 학교의 1천 5백여 명의 학생들이 주로 통행하는 길이다. 그런데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누구할 것 없이 서로서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상문당 앞 오거리는 사각지대가 심한 곳이다. 학생들이 통행하기에 안전하지 않은 길이다.

누구나 개선의 필요를 체감하고 있으면서도 딱히 개선을 못 하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인데, 이 이유를 바꾸는 시도를 하기는 한 것일까? 지난일이니 따지지 말자.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면 뭔가 계기가 있어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토요아침포럼에서 이 문제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뭐라도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어린이날 행사를 여기서 하는 것도 검토하자고 했다. 진보당 박형대 의원은 이 동부로에 사무실이 있는데, 그동안은 사무실 앞 길에 차를 두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 멀더라도 인근 주차장에 차를 두고 다니는 것부터 해보겠다고 한다. 누구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 된다. 계기는 그렇게 비롯한다.

지난해 말, 전라남도장흥교육청과 전라남도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3. 장흥미래교육포럼(좌장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 박형대 의원)’을 떠올렸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역할’을 부제로 한 이 포럼을 준비하는 ‘TF위원회’를 꾸렸고, 두 번의 준비회의와 포럼 뒤에 평가회도 했다. 이런 포럼의 흐름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위기대응 토요아침포럼에서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눴고, 특히 동부로 1, 2구간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을 했다.

우리 장흥군은 여성가족부에서 선정한 여성친화도시이고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로, 유엔아동권리 협약의 기본 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을 말한다.

1천 5백여 명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통행하는 동부로 1, 2구간을 안전한 거리, 쾌적한 거리, 재밌는 거리로 변화하도록 하려면 나는, 우리는 뭘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길바닥에 재미난 그림을 그릴까? 길 곳곳을 재미나게 꾸밀까? 길가 가게마다 재미난 장식을 할까? 소박한 루미나리에 꾸밈도 괜찮을 거 같고. 뭐든 안전하고 재미나게 통행하는 거리면 좋겠다.

예양강 동서를 잇는 동교다리(장흥교)를 무지개다리로 꾸민 것처럼, 나는 이 동부로 1, 2구간의 길을 ‘무지개길’이나 ‘무지개거리’라고 불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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