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호 사설 - 마동욱의 마을 사진, 「마을 사진집」이 의미하는 것
제213호 사설 - 마동욱의 마을 사진, 「마을 사진집」이 의미하는 것
  • 김선욱
  • 승인 2024.02.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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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마을 사진집’ 편찬 역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장 기초 단위인 취락, 곧 마을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촌락은 장흥군의 경우, 대부분 고려 말이나 조선시대부터 형성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흥군의 대부분의 마을들은 그동안 수많은 변천사를 겪으면서, 즉 소멸과 신설, 병합 등의 다변의 과정을 거치며 최소 1,500〜1,0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 촌락, 그 마을의 소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의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하여 장흥군의 경우, 전체 행정리 495개 마을 중 20호 미만의 과소화 마을은 2023년 12월 현재, 28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2022년 장흥군 통계연보의 ‘인구 현황').

마을 소멸 위기는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최소 향후 20,30년 이후 쯤이면 우리가 직접 만나게 될 현안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진작가 마동욱이 소멸 위기에 놓인 마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금 생존해 있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일상과 그 마을에서의 추억과 체험담, 마을의 정경 등을 담은 마을 사진 작업을 30여년 동안 집중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첫째, 지금의 자연 마을이 향후 이웃 마을과 통합되거나 하면서 그 마을이 사라져도 그 마을의 역사와 문화와 주민들의 삶의 양태 등을 재현해 낸 ‘그 마을’은 마을 사진 속에서 고스란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마동욱의 마을 사진은 마을의 소멸 위기 시대에서 마을의 역사 문화사의 귀중한, 유일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셋째, 마동욱의 마을 사진은 마을의 소멸 위기 시대에 그 마을을 지키며 생존해 온 주민이나 그 마을 출신의 향우들에게 ‘그 마을’ 출신이라는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고양시켜 주기 때문이다.

넷째, 마동욱의 마을 사진은 단순이 마을 사진의 의미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반드시 그 사진들을 정리하여 별도의 마을 사진집으로 엮어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월평마을 사진집』으로, 2022년에는 부산면 『지동마을 사진집』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용두마을 사진들을 모아 부산면 『용두』 마을 사진집으로 펴낸 것이 이를 웅변한다.

그러므로 마동욱이 담은 마을 사진들은 물론 그 낱장 낱장이 마을 사진으로 큰 의미를 지니지만, 더 나아가 ‘하나의 마을’ 속의 사진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담은, 즉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은 마을 사진으로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마동욱은 최근 마을 사진집 『용두』를 펴낸데 이어, 지난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장흥 군민회관에서 사진집 『용두』에 실린 마을 사진 100여 장을 전시한 ‘용두마을과 사람들’이라는 사진전을 개최했다.

이 사진전 오픈식에서 김성 장흥군수는 “기록이어야 역사로 편입된다. 마동욱 작가의 마을 사진도 하나의 중요한 역사 기록으로 용두 마을의 역사가 되고 장흥군의 역사가 되기 때문에 마 작가의 마을 사진은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을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장흥군지』나 각 『읍·면지』 등에서 대충 각 마을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특히 『읍면지』에서 마을 소개는 구체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마을 소개는 개론적인 것이었다. 마을 역사와 문화, 각 마을 사람들의 생업, 문화자원, 출신 인물 등을 다각적으로 소개하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개론적으로 그쳤다. 그런데 마동욱의 마을 사진집에는 읍면지에서 소개되는 개론적인 소개 외에도, 생생한 사진들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이며 생업 현장, 가옥들, 마을 중심으로 한 생태 자연과 삶터, 문화자원, 각종 행사 현장 등을 사진으로 담고, 여기에 더해 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이야기(인터뷰)로 담아, 마치 그 마을 사진집에서는 ‘살아있는 마을’을 재현해 내고 있다.

그러므로 마동욱의 각 마을에 대한 다양한 사진들, 즉 계절별 마을 풍물이며 다양한 마을 주민들이 일상 등이 마을 사진집으로 묶여질 때, 그 마을 사진집은 그 마을의 구체적인 역사 기록물이 되기 마련이다.

읍면지에서 소개되는 마을 소개 역시 기록이어서 그 마을의 역사가 되지만, 마동욱의 마을 사진집으로 표현된 마을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생생히 살아있는 그 마을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마동욱의 마을 사진집 편찬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작업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늘의 시점, 즉 2024년 시점으로 누구인가 용역 등으로 마을 사진집 편찬을 추진한다고 할 때, 그 마을 사진집은 대체로 2024년 시점을 대상으로 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 사진집에서는 기계화된 농업 현장이며, 무리지어 농사짓는 모습도 외국인 부녀자들이 동원된 모습이고, 마을 어르신들은 주로 마을회관에서 공동으로 밥 먹거나 화투놀이를 하거나 노래를 함께 배우거나 하는 모습 등을 담을 수밖에 없다. 2,30년 전에 고되게 농사짓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골목에서 뛰노는 어린애들의 모습도, 마을 어르신들이 품앗이 하거나 울력하는 모습도, 명절 때 줄줄이 세배하거나 연 날리는 애들의 모습도 담을 수 없다.

그러나 35년 전부터 틈나는 대로 각 마을을 순회하며 마을 사진을 다양하게 담아 온 마동욱의 마을 사진에는, 최근의 마을 모습 뿐만 아니라 최소 각 마을의 20년, 30년 역사와 마을 정경, 그때 사람들의 일상도 사진으로 담았기 때문에 그런 20,30년의 마을 역사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담을 수 있다. 마을 사진집을 마동욱만이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지금 마을이 사라져가고 있다.

마을에는 거의 80, 90된 어르신들만 간신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부부 어르신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홀몸 어르신들이다.

그러므로 마을마다 온기며 온정도 날이 갈수록 스러져 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평생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그런대로 상당히 남아있는 지금부터라도 스러져가는 그 마을 사진집을 편찬해야 한다,

전통의 마을은 스러져 가도 그 마을 사진집에서는 그 마을이 살아있을 수 있고, 그 마을의 역사물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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