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제322회 장흥 호계마을 별신제 개최
(특별기고) 제322회 장흥 호계마을 별신제 개최
  • 장흥투데이
  • 승인 2024.02.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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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길(장흥군 문화관광해설사협회 회장)

 

 

 

 

 

 

 

 

Ⅰ. 머리말

장흥군 부산면 호계마을 별신제(別神祭.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43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신앙으로 나라가 태평하고, 풍년이 들고, 가정마다 무병장수를 기원한다.

장흥 호계마을 별신제는 매년 음력 1월 14일부터 1월 15일(대보름날)까지 지내는데, 1702년 이후 동학농민혁명과 일제강점기, 한국동란 등 국가혼란에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2024년에 322번째 마을공동체 행사를 계승했다.

또한, 호계마을은 1715년에 대동계를 만든 내력을 기록한 대동계안(大洞契案), 대동창계(大洞刱溪)을 포함한 20여권 마을사료(史料)는 322년 동안 마을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2008년 4월 11일 그 희소성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증명되어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43호로 지정되었다.

장흥 호계마을 사람들은 1702년(숙종 28년)부터 별신제를 지내는 장소는 동백정(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69호) 앞 호계천 둔치에서 천제(天祭)라고 부르는 삼신(三神)인 천신(天神), 지신(地神), 인신(人神)에게 오곡(무명, 수수, 팥, 콩, 보리)과 무, 가래떡, 밤, 대추 등을 제사상에 진설하는데 유교식 의례를 준용하고 있다.

Ⅱ. 유교식 의례

장흥 호계마을 별신제는 제례와 제관(21명)과 제물, 희생(犧牲)까지도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1474년 편찬)』 에 기록된 예법을 그대로 준수하고 있다.

장흥도호부 고을의 유학자로서 학문을 연찬(硏鑽)한 이민기(李敏琦, 호는 만수재(晩守齋), 1646~1704, 노봉 민정중의 수제자)선생이 작성한 홀기(笏記:의례 문서)와 축문은 아래와 같다.

◆ 虎溪 大同 別神祭 笏記

獻官及諸執事皆序立 ○執禮贊引贊唱先再拜(無唱) ○贊引引獻官以下俱就門外位 ○贊引引祝及諸執事入就拜位 ○再拜有唱詣盥洗位洗爵省事 ○贊引進初獻官之左白有司謹具請行事 ○獻官皆再拜有唱行初獻禮 ○贊引引初獻官詣盥洗位拭訖詣尊所西向立 ○引詣神位前北向跪 ○三上香 ○奠爵納弊 ○俯伏興 ○平身 ○搢笏 ○引詣神位前北向跪 ○祝取祝板東向跪讀祝 ○俯伏興平身 ○引降復位行亞獻禮 ○贊引引亞獻官詣盥洗位拭訖 ○引詣尊所西向立引詣神位前北向跪奠爵 ○俯伏興 ○平身 ○引降復位行終獻禮 ○贊引引終獻官詣盥洗位拭訖 ○引詣尊所西向立引詣神位前北向跪奠爵 ○俯伏興 ○平身 ○引降復位 ○獻官皆再拜有唱行飮福禮 ○贊引引初獻官詣飮福位西向跪受爵噿酒受胙降復位 ○祝撤 邊頭少移故處 ○獻官再拜有唱贊引初獻官之左白 ○禮畢 ○引詣望瘞位焚祝 ○祝引降復位 ○贊引引三獻官二次而出 ○祝及諸執事詣再拜有唱執禮贊引贊唱 ○皆再拜(無唱)

◆祝文원문

維歲次干支 某官姓名 敢昭告于 別神之神 二氣迭旋 三陽宣和 天地交泰

舍生品彙 造化之迹 有鬼有神 盛矣其德 佑我烝民 丁斧寅刃 駕風鞭霆 驅勵遂魔 廓淸四方 視廳吾人 誕降吉祥 有誠必格 有禱必應 時維孟春 萬和方暢 日吉辰良 齊沐告誠 俯伏就位 星斗定中 牲肥尊潔 三酌禮成 神旣醉飽 百靈俱享 錫我白福 惟日不足 家無疾疫 野登麥菽 焚香拜祝 靜息淸明 用伸處告 神其尙饗

-晩守齋 仁川 李敏琦 撰-

◆축문 국역문

유세차 모년에 모관 모모가 별신에게 감히 밝게 고하나이다.

음양이 번갈아 돌고 삼양(三陽)이 화기를 펴서 천지가 교태(交泰)하고 온갖 만물이 생성되며 조화의 자취에는 다 귀신이 있으니 그 덕이 성대합니다.

우리 백성을 도우시고 정부(丁斧)와 인검(寅劍)을 쥐고서 바람을 타고 우뢰를 채찍질하여 재앙과 악귀를 물리치고 사방을 깨끗하게 하시어 우리를 보고 들으시며 길상(吉祥)을 내려주시니 정성이 있으면 반드시 이르러 오고, 기도하면 반드시 감응하실 것입니다.

때는 춘 정월이라 만화(萬和)가 방창(方暢)하고 일진(日辰)이 길하고 좋으니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드리옵니다.

세 번 술을 올리는 예를 마치니 신께서는 취하도록 마시고 배불리 드시옵고 모든 신령들도 함께 흠향하시어 우리들에게 만복을 내려주시어 날이 부족하게 하십시오.

집안에 병고가 없게 하옵시고 들에는 보리와 콩이 잘 자라게 하옵기를 분향하고 절하여 축원합니다.

고요한 새벽 청명할 때 예를 펴서 삼가 아뢰오니, 신께서 흠향(歆饗)하시옵소서. 만수재 인천이씨 민기가 찬하다.

Ⅲ. 별신제 진행

◆마을에서 가장 깨끗한 곳, 호계천이 흐르는 둔치에 별신제를 지낼 장소를 정하고 제관들이 머무르면서 축문을 쓸 곳에 차일(遮日)을 설치한다.

차일은 제관들이 들어오도록 삼면은 막고 앞쪽만 보이도록 설치하는데, 제관들이 앉아있을 높이로 둥그런 형태가 되도록 대나무 28개(하늘의 28숙:宿을 의미한다)를 세워 제사 지낼 곳에 빙둘러 금줄을 설치하는데, 금줄은 왼새끼를 사용하며 한지에 소원성취 글귀를 써서 금줄 사이사이에 끼워 메단다.

◆차일 옆에는 나무장작을 준비해 두었다가 마을회관에서 풍물을 치다가 제사를 모시기 위해 제관과 풍물패들이 도착하면 장작더미에 불을 지피고, 풍물패들은 장작불 주변을 돌면서 초경에서 5경까지 계속해서 풍물을 친다.

그때 헌관 3명은 차일 안으로 들어가 촛불을 밝히고 먹을 갈아 붓으로 축문을 쓰는데 조명이 어두워 글을 쓰는데 여간 힘들어 한다.

◆풍물을 치면서 초경에서 5경까지 와뢰고, 1월14일 밤 11시쯤 장찬(掌饌: 제사음식 준비)집으로 제물을 가지러 가면서 풍물패가 앞을 서고 제관들이 뒤 따르면서 집에 이르러 재물을 인수받아, 덮개가 없는 가마에 재물을 옮겨 싣고, 제사 지낼 곳으로 이동하면서 풍물패가 앞서고 제관들이 뒤를 따른다.

◆제사 지낼 곳에 도착해 제물을 제사상에 옮겨 진설하고, 제관 21명 모두금줄이 처져있는 밖으로 나가 도열하며, 집례가 제관들을 호명하면 금줄 안으로 들어와 차례로 엄숙히 서서, 홀기에 맞추어 제사를 지내고, 닭을 희생(犧牲)으로 호계천에 바친다.

◆제사가 끝난 후 참여한 사람들은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의 순서로 한지를 한 장씩 나누어 들고 소지를 올리면서 소리 내어 구축(口祝)을 하는데, 내용은 국태민안, 소원성취, 농사풍년 등이며 금줄에 매단 글귀와 함께 불에 태운다.

◆소지가 끝나면 재상위에 올렸던 재물을 조금씩 떼어내 7장의 백지에 싸서 호계천의 자갈밭에 묻고 나서 음복을 하며, 제상 한쪽 다리 밑에 놓아두었던 무를 쪼개 무사태평할 것이라면서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

◆철상을 끝내고 제기와 남은 재물을 가마에 싣고 제사음식을 장만한 집으로 향해 도착해 제물을 내려놓고, 한참동안 마당굿을 마치고, 미리 장찬이 안방에 준비해둔 상에 앉아 술과 안주를 나누어 먹으며 정담을 나눈다.

안주는 소고기 내장으로 끓인 국과 나물이다.

◆1월 15일 대보름날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에 제사를 마치고 마을회관으로 일부는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제사가 끝나고 호리상에 올렸던 오곡을 그대로 두는데 새들도 침범하지 않는다고 한다. 별신제가 끝나면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했던 대나무나 금줄, 호리상을 그대로 방치해 둔다. 여름에 홍수가 나서 떠내려갈 때까지 그대로 나두는 것은 만약 손을 댔다가 재앙을 당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Ⅳ. 전승하는 영험담

◆호계마을 사람들은 300여년 넘게 군대에 갔는데 죽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별신제를 잘 모셔왔기 때문에 그 덕택으로 별다른 사고가 없다고 믿어오고 있다.

◆어떤 사람이 별신제 제물을 준비하다가 맛을 보고 온몸에 열이 나고 견딜 수 없어 개인적으로 정성을 다해 재물을 준비해서 별신제를 모시고 난 후에 몸에 열이 식었다고 한다.

※출처: 장흥 호계리 별신제 보존회에서 발행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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