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시인
우수
오늘은 계절 틈새로 비가 옵니다
겨울로 내리는지
봄으로 내리는지
매화는 알지만 말하진 않습니다
그냥 흠뻑 보여줄 뿐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 계절은 내 마음에 색칠하기 전에
우리 생각이 또 바뀔 거지만 계절은 항상
내 몸을 앞지르기만 합니다
봄은 가까우면 멀어지려 하고
겨울은 멀어지면 가까워지려 하는 건
가난한 생각 때문이겠습니다
또다시 찬비 사이로 바람 붑니다
겨울로 불어가는지
봄으로 불어오는지
바람은 알지만 나는 모릅니다
부딪쳐 울고불고할 뿐
저도 가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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