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의 역사산책 16-장흥의 다방과 카페(하)
■장흥의 역사산책 16-장흥의 다방과 카페(하)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3.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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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의 경우 다방은 79년도 19개소, 85년도 59개소로, 2000년대는 무려 86개소의 다방이 존재하였고, 인구가 작은 장동·유치·부산면에도 각각 2개소의 다방을 운영하였다. 이후 장흥의 다방은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에 평균 3∼4개소의 다방이 폐점하여 2017년 발행 2016년 말의 통계는 18개소의 다방만이 남았다. 이 통계 의하면 현재 가장 많은 다방이 있는 곳은 관산읍에 6개소, 회진면에 5개소, 장흥읍에는 3개소이며, 안양·장동·부산면에는 다방이 없다.

 

양기수

시인, 수필가, 본지논설위원, 장흥향토사학회장

카페 첫 영어장은 백양카페

흥에서 최초로 음료수를 판매하며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영업을 시작한 곳은 장흥읍 동동리 진골목입구 앞 읍성로 142(남동리 14-1번지)이다. 이곳은 강수의(姜守義)씨가 “백양카페”라는 이름으로 1942년도에 개점하였고, 해방직전에 조동출(趙東出)씨가 중앙교회 정문 건너편인 읍성로 153(현 방양원세무사사무실)에 “백마카페”를 개점했었다.

이러한 카페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31년 당시 경성 본정(현 충무로)의 경찰서장이었던 고마츠(小松寬美)가 ‘경무휘보(警務彙報)’에 게재한 ‘카페업자와 그 취체(カフェ‒業者と其の取締)’글에 의하면, 1911년 서울 남대문통 3정목에 개업한 ‘타이거(タイガ)’라는 이름으로 개업한 카페가 효시라고 한다.

현재 ‘카페(café)’는 가벼운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소규모 음식점이다. 원래 커피를 파는 가게에 대한 명칭은 없었으나 커피를 상품화하여 팔기 시작한 곳은 9세기 무렵 중동의 메카에서 생기기 시작하였다. 유럽에서 커피를 파는 집으로 처음 문을 연 곳은 1647년 베네치아이다. 이후 유럽에서 커피를 파는 점포가 늘어나 프랑스어에서도 커피를 팔게 되자 ‘커피를 파는 가게’를 ‘카페(café)’라 부르게 되었고, 예술가나 유명 인사들이 모여 시민들의 ‘사롱(saloon)’ 역할을 하여 새로운 예술사상 문화를 만들어 내는 장소가 되었다. 이와 같이 커피를 파는 가게 ‘카페’는 당시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서 교역과 정치 활동, 사교와 문학의 장이 되었다. 더욱이 계층 간의 차이를 문제 삼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충만하여 근대 문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탄생하였다. 이렇게 유럽에 퍼진 커피 파는 집, 카페가 커피뿐 만 아니라 식사와 술까지 팔게 되고, 점차 이러한 점포가 늘어나게 되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경양식 식당이나 술집, 나이트클럽 등도 널리 카페 또는 커피하우스(coffee house)라 부른다.

1940년대 초에 개업한 장흥의 백양카페와 백마카페는 유럽에서의 카페처럼 간단한 식사와 더불어 커피나 차를 제공하는 곳이었던 것과 달리, 기본적으로 양주를 주로 파는 곳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의 카페는 양주를 파는 술집으로 변모하게 됨은 카페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1911년에 들어오면서 유럽에서 카페가 하던 가벼운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역할 중 차를 마시는 역할을 우리나라에서는 다방이 대신함으로서 1920~1930년대에 들어 가벼운 식사와 양주를 파는 곳으로 변화하였다. 때문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여급이 손님을 접대하는 형태로 운영되게 되었다.

▲다방이 사라진 후 성업중인 커피숍-토요시장의 ‘드롭탑’
▲정남진 도서관 옆 2층 커피숍 ‘에디야’

 

당시 백양카페와 백마카페는 지역유지들과 법원·검찰 그리고 경찰관들이 주로 출입하였고, 장흥의 주요 기관에 업무를 보기위한 외지인들이 이용하였다. 이 카페에도 여급을 두었었다. 그러나 해방과 한국동란을 겪으면서 이들 카페는 영업이 중단되었다.

장흥의 최초 다방-모정다방 등 2곳

이후 50년대 중반에 들어 음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환담을 나누는 문화공간의 역할뿐만 아니라 회사나 사업업무상으로도 이용하는 공간으로서의 커피와 홍차류를 주로 마시는 다방이 장흥에 2개소가 있었다. 장흥에서 다방이 맨 먼저 들어 선 곳은 칠거리에서 시장을 내려가는 좌측에 있는 건물로 현재 간판이 ‘우주장식’으로 게첨 되어있는 곳(토요시장2길50-1)이다. 그러나 당시를 기억하는 어르신들께서도 다방의 이름을 기억하시지 못하시는 것으로 보아 오랜 기간 동안 운영을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다음으로 들어선 곳은 옛 광주은행 앞 골목에 지금은 귀빈사진관이라는 상호가 붙어있는 곳(예양2길 47-29)이다. 당시 다방의 상호는 “모정다방”이었으나 후에 주인이 바뀌면서 “산하다방”으로 운영하였었다. 장흥에서 세 번째 개업한 다방은 장흥에서 거주했던 사람이면 모두가 잘 아는 “칠거리 다방”이다. 가장 오랫동안 다방을 운영하였던 곳(읍성로 163-1)이기도 하지만 터미널의 차를 기다리거나 칠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였던 곳으로 지금은 “다소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차인 ‘청태전’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또한 칠거리에 있는 다방으로 세인들의 입에 많이 거론되는 “정원다방”은 한 때 정치 1번지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많은 정치인들과 여론 형성층, 그리고 장흥군내 고위 공직자들이 드나들어 유명세를 얻었던 곳(기양리 73-1번지)으로 60년대 중반에 들어 개업했었다. ‘정원다방’은 지난해 중앙교회에서 매입하여 그 흔적마저 지워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60년대에 들어 전국적으로 다방은 우후죽순으로 개점되었다. 다방을 운영하던 지식인 계층의 주인이 상술을 갖춘 여자 경영인 이른바 ‘얼굴마담’을 고용하여 두기 시작하였고, 차를 배달하는 ‘레지’라 하는 종업원과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카운터’를 여자를 두었다. 또한 주인은 차를 제조하는 ‘주방장’을 데리고 경영하여 다방의 규모가 한층 커졌다. 장흥통계연보에 의하면 60년대 말까지 군내 전체 8개소가 영업 중이었다. 60년대 말부터 관산이나 대덕읍에도 다방이 개업을 시작하게 된다. 관산읍에는 “금수다방”이 처음 문을 열었는가 하면, 대덕읍에는 처음 “복림”씨라는 여자 분이 상호를 게첨하지 않고 영업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기면서 “신정다방”이름을 붙여 영업을 하였다.

1970년대부터는 다방이 종전처럼 다방의 분위기와 차 맛보다는 상거래를 비롯한 교제의 편의성 때문에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심지어 사무실과 사원이 없는 사업주가 다방전화를 이용하고 레지를 비서삼아 사업을 하는 다방도 나타났다. 대도시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다방으로 DJ가 있어 음악을 감상하는 전문 다방도 생겨나기도 했으나 장흥에는 음악다방은 없었다. 70년대 활발한 경제발전과 함께 군청을 찾는 민원인을 상대로 하는 다방이 군청 앞 한 한옥 2층 건물에 “새마을 다실”이 들어서(중앙로 56-1 ; 현 탐진측량사업소) 군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주로 이용하였다.

2000년대 장흥 다방 86곳 성업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일반음식점에도 커피자판기가 서서히 설치되기 시작하고, 인스턴트커피의 보급은 시골 노인 분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게 되자 다방은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걷게 되고, 반면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커피전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장흥군의 경우 다방은 79년도 19개소, 85년도 59개소로, 2000년대는 무려 86개소의 다방이 존재하였고, 인구가 작은 장동·유치·부산면에도 각각 2개소의 다방을 운영하였다. 이후 장흥의 다방은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에 평균 3∼4개소의 다방이 폐점하여 2017년 발행 2016년 말의 통계는 18개소의 다방만이 남았다. 이 통계 의하면 현재 가장 많은 다방이 있는 곳은 관산읍에 6개소, 회진면에 5개소, 장흥읍에는 3개소이며, 안양·장동·부산면에는 다방이 없다.

반면에 순수한 우리차를 판매하는 전통찻집이 장흥읍 평화리 내평마을에 ‘평화다원’이 2005년 문을 열기 시작하여 현재 장흥읍에 4개소의 찻집이 운영 중이며, 커피 전문점인 커피하우스는 장흥읍 건산리 수협 사거리 2층(동교3길 17-1 )에서 ‘원앤씩스(One & Six)’라는 이름으로 2007년 들어서기 시작해 현재 하였다. 현재 전통찻집 8개소이며, 전문 커피하우스는 36개소에 이른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께서는 지금 어느 다방이 생각나십니까? 혹 장흥 칠거리에 위치한 모정다방, 칠거리다방이나 정원다방? 아니, 산하다방, 귀거래다방, 호박다방? 아니면 군청 앞의 새마을 다방이나 은하다방? 지금도 현존하는 고려다방이나 장흥터미널 앞 수정다방? 그럼 그곳에서 맞선이라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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