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삶」 / 백제약국 문정원 약사
■「향기나는 삶」 / 백제약국 문정원 약사
  • 김선욱
  • 승인 2018.06.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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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는 문 약사, 장흥서 일하는 이유-“오지게 편하다”

“편한 사람들과 편하게 지낸다 – 내가 더 편해지도록 노력하고…”
장흥이 정이 넘치고 사람들도 편해 장흥을 사랑하게되었다는 문정원 약사
장흥이 정이 넘치고 사람들도 편해 장흥을 사랑하게되었다는 문정원 약사

장흥읍 터미널에 신축된 요양전문병원 바로 건너 편, 장흥군민회관 옆에 백제약국이 있다.

약사는 문정원 씨. 겅중한 키에 첫눈에도 여리여리하게 보이는 게 무척 젊어 보인다. 나이가 이젠 33세. 이른바 젊은 총각 약사이다.

백제약국에서는 장흥의 마을 사진가 마동욱 씨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마 작가 사위의 고등학교 친구라는 인연으로 문 약사와 알게 되어 마 씨가 이용하게 되었고, 사진집들도 건네주기도 한 모양인데, 마 작가의 마을 사진들이 정겹고 한없이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단다. 마 작가 장흥 마을 사진으로 장흥을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단다. 약 제조 시간이 좀 걸린다 싶으면 손님들에게 마 씨의 사진을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고.

취재 중에 갑자기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모두 단골 손님들. 약을 주문하면서 이것저것 안부를 묻고 몸 상태에 대해, 약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들을 나눈다. 모두의 표정에 정에 넘친다. 마치 나이든 어머니와 큰아들, 할아버지와 손자가 주고받는 대화 같다. 한 할아버지는 스마트폰에 찍어 온 할머니가 복용한다는 약 사진을 보여주니, 약사 왈, 이건 신경통에 효험이 있고 혈관 장애를 없애주는 약으로 우리 집에도 있다, 면서 약 떨어지면 오란다. 어느 할머니에게는 병원비가 비싸다고 하니, 가시는 병원이 그런 곳이니 차라리 장흥병원이나 우리병원으로 옮기라고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날씨가 조금 무덥다. 실내엔 아직 에어콘을 켜 놓진 않았다. 한 할아버지가 4만원 가까운 약값을 듣더니 좀 깎아 달라고 떼쓰듯 한다. 5천원 깎아준다. 애당초 돈 많이 못 벌 같은 약사다. 그러나 그런 약사의 인정으로 찾아온 손님들은 거리낌 없이, 자연스레 단골이 되는 것 같다.

“인천시 공단 옆에서 이태동안 근무했는데, 손님들이 거칠고 험해요. 여근 모두 이웃집 아버지요 어머니요, 친척 할머니, 할아버지들 같아요. 정이 넘치니까 저 역시 덩달아 정이 가구요 …그처럼 친근한 분들을 건강을 위한다는 생각에 여그서 그분들을 만나며 일하는 게 오지게 편해요. 해서 장흥이 정이 많이 가요. 사람들도 편하고 광주에서 오가는 차창 밖의 장흥 풍경들도 아늑하고 정겹고요. 장흥서 1년째인데, 계속 여그서 일해야 할 것 같아요”

1년여가 지나면서 사람들도 많이 알아 가고, 편한 단골들도 많아지고. 해서 요즘은 여유가 생겨나기도 한다고. 그래서일까, 최근에 장흥의 젊은 사람들이 가입돼 있는 협동조합 ‘집과 밥’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고 한다.

문 약사는 맏이고 광주에 양부모가 생존해 계시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광주 학동에서 장흥 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출퇴근한다고.

전남대학교 약대를 졸업했고, 지금은 조선대학교 약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올 여름학기에 졸업한다고 한다.

낮 근무만 장흥이고 저녁시간이나 주말, 휴일은 광주가 생활기반인 셈이다. 그래서 광주에서 의료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산구의 외국인진료소에서 내외과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이 한 팀을 꾸려 매월 1,2회씩 순번제로 돌아가며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매월 1,2회씩 광주 거주 약사들의 스터디 클럽에도 참여, 약사들끼리 치료사례며 귀한 약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한다. 장흥에서도 기회가 되면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싶단다.

젊은 약사인데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고 했더니, 문 약사는 “사는 곳이 어디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으면서 편하게 사는 게 좋은 삶이 아닌가요? 내가 편하게 대하면 주위 사람들도 편하게 대해줍니다. 본디 바탕 같은 게 좋아서 쉽게 그런그런 관계가 이루어지겠지만, 그보단 우선은 내가 더 많이 노력해야죠.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말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제법 힘들었을 법하다. 그럼에도 문 약사의 삶의 가치관이 엿보이는 듯한 말이다. 문 약사가 장흥이 고향도 아니고 장흥에 거주하지도 않지만, 장흥이 그저 좋아, 장흥 사람들이 이유 없이 좋아지고…하여 장흥의 일터에서 오래도록 일하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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