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탐진강의 문학’ 집대성 추진해야 한다
■사설 -‘탐진강의 문학’ 집대성 추진해야 한다
  • 장흥투데이
  • 승인 2019.06.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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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강 유역 역사문화 유산의 보존과 활용’ 주제 심포지엄에 부쳐

오는 6월 13일, 장흥문화원의 ‘제31회 향토문화연구 심포지엄’이 ‘탐진강 유역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종합주제로 개최된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당연히 ‘탐진강과 문학’ 이 소주제로 발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탐진강과 문학이라면, 장흥문학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장흥 탐진강변의 정자문학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본디 강은 항시 당대 문화의 원천이자 본류로서 기능을 해 왔지만, 장흥 탐진강의 경우, 유별나게 그 문화에서도 ‘문학이라는 분야’에서 독특한 기능을 해 왔다.

사실 장흥이 예부터 사림(士林)·유림(儒林)·문림(文林)의 고을로서 그 향맥을 면면이 이어나올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장흥 고을의 중심부에 탐진강이 있었고 거기에다 정자문화가 더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 탐진강과 정자를 구심점으로 서편제라는 씨앗이 발아되고 꽃 피울 수 있었을 것이고 ‘장흥 가단(歌壇)’으로 불러질 만큼 독특한 가사문학이 발흥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탐진강의 문학’에서 탐진강의 정자문학을 제외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말, 장흥 탐진강변 8정자 편액 번역서인 ‘문림의 향기1’이 김기홍, 김준옥 씨 등에 의해 발간된 적이 있었다. 이 ‘문림의 향기’에서 우리는 장흥정자 문학의 실체를 엿볼 수 있었으며, 과거 조선조 당대 장흥의 탐진강의 정자들이 장흥문학의 무대며 문학 수행처로서 탁월한 기능을 수행했을 것으로 짐작하고도 남았다.

이번 장흥문화원에서 탐진강과 문학의 주제로 발표되는 글에서 과연 이러한 장흥 탐진강의 정자문학에 대한 조명 작업이 제대로 다루어질지 사뭇 궁금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탐진강의 이전 명칭은 예양강(汭陽江)이었다. 예양강은 장흥문학의 중심 무대였으며 주요한 문학의 현장이었다. 과거 어느 시인이건 불문하고 예양강에 대한 시를 남기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가사작가요 천재시인이었던 기봉(岐峯) 백광홍(白光弘)의 동생으로 또 하나의 천재 시인 옥봉(玉峯) 백광훈(白光勳)이 있었다. 그는 당대 최경창·이달과 함께 삼당파(三唐派) 시인으로 불렸으며, 이산해(李山海)·최립(崔岦) 등과 더불어 ‘조선 팔문장(八文章)’의 칭호를 들었을 만큼 가히 당대 천하의 시인이었다. 선조 때 좌의정·우의정을 역임하며 시와 문장으로 유명했던 이정구(李廷龜)는 옥봉의 시문집 서(序)에서 “백광훈은 손꼽히는 호남시인으로 특히 절구(絶句)를 잘하여 당나라의 천재시인 이하(李賀)에 비견되고 그의 시는 천기(天機)로 이루어진 것이다”고 평할 정도였다.

옥봉에게도 장흥의 예양강은 자신의 시 문학의 주요한 현장이었다. 그는 예양강과 예양강 정자에 관한 시 7편을 남겼으니, 그 시들은 ①‘淸暎亭四時詞(청영-문희개文希凱의 정자로 부춘정富春亭 이전 이름-사계절을 노래하다)’ ②‘淸暎亭(청영정에서)’ ③‘翠樓明月玉人情(-이 밤-청영정과 용호龍湖와 옥봉玉峰이 정을 나누네)’ ④‘過龍湖(용호龍湖-부춘정-를 지나며)’ ⑤‘寄文舜擧 名希凱(문희개文希凱의 별장에 처음 가게 된 날)’ ⑥‘汭陽東橋(예양강 동교에서)’ ⑦‘龍淵醉別(감동적인 용호龍湖의 여름 저녁)’ 등이다.

이 시들 중 ‘淸暎亭(청영정)’과 ‘汭陽東橋(예양강 동교에서)’의 시를 보자.

*淸暎亭=千峯雲作一江晴 비 그친 후 산들이 구름을 내고 강물이 깨끗할 때/風弄荷盤露有聲 바람은 연잎을 희롱하고 연잎을 구르는 물방울 소리 들리네/何處鳳笙今夜裏 이 밤 봉황의 피리 소리 숨어 있는 곳이 어딘가?(아마 봉황을 타고 온 신선이 이 밤 저 속에 숨어 피리를 부는가 보다)

*汭陽東橋=橋上遊人花滿頭 머리에 가득 꽃을 꽂고 다리 위를 걷는 여행객은/城邊月出水悠悠 성 바깥 동쪽으로 떠오르는 달과 물의 유유함에/輕風解作春衣吟 가벼운 봄바람 봄날이며 얇은 옷이며 볼을 노래하는 시들을 읊게 하니/爲惜淸歡盡夜留 이 상쾌한 봄 밤을 다하지 못하고 지나 가야 하네.

천재 시인 옥봉에게도 예양강은 그의 시(詩)의 자양분이요 산실이었던 것이다.

오늘날에 와서도 탐진강은 여전히 장흥 문학의 중심 무대가 되고 있다.

위선환 시인은 ‘탐진강’ 연작 시집을 펴내기도 했으며, 그밖의 많은 장흥의 문인들이 탐진강을 주제로, 또는 소재로 시나 산문이나 소설 등을 펴내고 있다.

차체에, 장흥문화원에서나 장흥군에서 전문가가에 의뢰, 탐진강(예양강) 문학작품집을 펴내 탐진강 문학의 실체를 집대성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기실, 탐진강은 예전이나 이제나 장 흥문학의 산실이요, 중심 무대이다.

지금도 여전히 장흥물축제의 무대로서 살아있는 장흥문화와 장흥문학의 현장이다.

문화의 창출, 특히 새로운 문화의 창출은 당대인들이 의지와 절실한 요청에 의해서 창출되기 마련이다.

이제 장흥은 새로운 문화의 전환기에서, 탐진강을 장흥문화의 중심 무대요 장흥문화의 새로운 부흥의 모멘트로서 기능을 꿈꾸고 있다. 특히 장흥댐 축조로 인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장흥호가 만들어진 데다, 이제 한국의 여름 대표 축제로서 기반을 닦아가고 있는 물축제의 무대로서 탐진강, 지난해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탐진강 관광 명소화사업 등으로 인해 장흥 탐진강변은 호남 중남부권의 최대 명소로 탈바꿈하게 되길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탐진강의 일대 변화와 때를 같이하여, 탐진강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장흥문화의 요람으로서 기능했던 그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탐진강 문학의 결집으로 탐진강 문학을 집대성하는 일도 그 일환의 하나로서 중요한 부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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