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의 영웅인 반곡 정경달 선생을 기리며
장흥의 영웅인 반곡 정경달 선생을 기리며
  • 장흥투데이
  • 승인 2020.01.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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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 정경달 학술 심포지움/대회사

 

 

김선욱/반곡 정경달 기념사업회 이사장

반곡 정경달, 장흥군에서 거의 소외되었다

장흥 현대사에서 ‘반곡 정경달 선생’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1989년 <장흥문화> 11호에서 부터입니다.

당시 ‘반곡의 난중일기’란 제목으로 46배판형 ‘장흥문화’ 56쪽에 걸쳐 게재된 바 있는 반곡의 난중일기는 당시 충북대학교 이수봉 교수가 <호서문화 연구> 제5집(충북대학교 중원문화연구소간, 99쪽∽151쪽)에 발표한 ‘반곡의 난중일기 고(1)‘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이 글은 그 이전 1985년 월간 <전통문화> 8월호부터 12월호까지 실리기도 했던 것으로, 1502년 4월 15일부터 이듬해인 1503년 2월 5일까지의 8개월 분만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장흥군이 1995년에 발간한 ‘청소년을 위한 향토인물열전’에서 ‘반곡 정경달’은 50여 명의 장흥 출신 역대인물 중 한 사람으로 4페이지 분량으로 간단히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장흥문화> 제38호에서 김희태(전남도문화재연구위원)의 ‘정다산이 장흥사람에게 보낸 편지 7통’이 발굴되어 소개되었는데, 이는 정수칠 편지 등의 내용이었지(일부 편지에 반곡에 대한 내용이 나오긴 했다), 반곡 관련의 글은 아니었습니다.

이처럼 반곡 정경달은 오랜 기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임진란 의병장의 한 사람으로 간단히 언급되었을 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이 거의 20연년 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7월 당시 장흥의 대표적 지역신문이던 ‘장흥신문’에서 장흥의 역사인물로서 반곡 정경달을 비로소 소개하는 장문의 보도 기사가 2회(200자 원고지 60매)에 걸쳐 소개되었습니다.(1회째 주제=‘다산, 반곡의 '난중일기' 크게 평가-‘유성룡 <징비록>, 이항복 <임진록>보다 실록 가치 컸다’였고, 2회째 주제는 ‘반곡 정경달은 이순신 장군의 제일류 병참 참모였다’였다.)

또 그동안 장흥군에서는 반곡 정경달을 조명하는 학술대회 한 번 개최하지 못했던 차에, 반곡 선생이 제대로 소개되기는 2012년 8월 23일 보성문화원이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정근식 교수)와가 공동 주최한 ‘호남의 지역사와 문화연구 학술 심포지움’이라는 학술대회에서였습니다.

이 대회에서 비로소 김경숙 교수(역사학)가 제1 섹션의 주제 발표에서 ‘임진왜란과 정경달 형제의 활동’이라는 주제로 반곡 정경달 선생의 의병활동의 일부를 학술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날 심포지움은 임란 때부터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1980년대에 이르는 동안, 반곡 선생의 후예들인 보성군 회천면 봉강리의 정씨 일문들, 즉 처형되거나 구속된 27명의 가족 수난사를 조명한 것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이날 김경숙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의 종사관이었던 정경달과 그 형제들의 활동, 그 후손들의 행적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며, 봉건시대 정씨 일가의 충절의 전통이 근세에 들어 어떻게 반외세 운동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했습니다.(이날 서울대학교 정근식 교수도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보성 회천에서 민족교육 활동과 혁신계 정치활동을 주도했던 정해룡과 그 가족 및 자녀들, 즉 남북 분단 속에서의 가족 해체와 냉전시대의 가족 수난사를 담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성의 학술 심포지엄 이후, 반곡에 대한 외지에서 반곡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는지, 반곡 관련의 문헌 2권이 발간되었는데, 그 하나는 2016년 3월 <반곡 난중일기 상.하>가 출판사 보고사(국역 전남대학교 신해진 교수)에 의해서 그리고 2017년 6월 <반곡 정경달 시문집1.2>가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국역 박종우 교수)에 의해서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장흥에서도, 반곡 선생의 외지에서의 관련 책자 발간을 전후로, 점차 반곡 선생에 대한 조명운동이 전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2016년 7월 20일자 ‘장흥신문’ 사설에서 ‘반곡 정경달 조명 사업 보성군이 앞장 선다-장흥군은 언제까지 방치만 하고 구경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논지의 글이 발표되었고, 2016년 7월 27일자 ‘장흥신문’에서 당시 전남도청 과장으로 근무하던 신재춘 씨의 특별기고에서 ‘영웅 이순신을 있게 만든 반곡 정경달 선생의 단상’이라는 글이 게재되는 등 점차 반곡 선생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장흥지역에 일기 사작한 반곡 선생 조명운동

그러다가 2019년 들어, 지역신문 ‘장흥투데이’가 반곡 선생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비로소 반곡 선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전 장흥 군민 사이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즉 당시 장흥투데이의 반곡 선생에 대한 조명사업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➀ 2019년 2월 27일(제36호) – 사설 ‘사설-임진란의 영웅, 반곡 선생의 현창사업이 절실하다’

➁ 2019년 3월 6일(제37호) – 사설 ‘반곡 정경달은 장흥의 유일한 영웅이었다’

➂ 2019년 3월 13일(제34호) –사설 ‘반곡 정경달은 조선의 위대한 시인(詩人)이었다’

➃ 2019년 3월 20일(제35호) - 사설 ‘반곡 정경달에 대한 심각한 오해들…이제 불식시켜야 한다’

등 연달아 4회의 걸친 사설을 통해, 반곡 선생의 위대성을 조명하고 그의 조명사업, 현창사업이 절실하다는 당위성을 강변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장흥투데이’는 여기서 더 나아가, 2019년 4월 25일부터 대판신문 통면을 장식하는 기획특집으로 ‘역사인물/반곡 정경달-반곡 정경달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시문학’이라는 연재기사를 5회에 걸쳐 보도하기도 했습니다.(제36 4.3/제37호 4.10/38호 4.17/ 39호 4.24/42호 5.22)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반곡에 대한 장흥 군민들의 이해도가 점차 달라지면서 장흥 지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즉 장흥문화원에서 ➀ 2019년 8월 27일 장흥군민회관 2층에서 개최된 ‘2019 장흥전통인문학강좌’ 제3강의 주제를 ‘반곡 정경달 선생’으로 정하고, 정화익 선생을 초청, ‘반곡 정경달 선생의 선양과 연구의 과제’를 주제의 인문학 강좌를 마련한데 이어 ➁ 2019년 10월 4일에는 회진면복지회관 2층에서 ‘2019 회령포 문화축제 심포지움’으로 ‘국난을 극복한 장흥의 의병사’라는 주제로 정길상 향토사학자를 초청한 가운데 김경숙 교수의 논문 ‘정경달 형제의 임진왜란 활동’과 ‘(반곡) 후손가의 활동과 충의 계승’ 이라는 논문을 소개하는 등의 강좌를 잇달아 열기도 했습니다.

또 장흥의 지역신문 ‘장강신문’에서도 2019년 8월 25일자 신문에서 ‘육전의 난중일기 남긴 반곡 정경달 선생’이란 제하의 특집기사(조창구 기사)를 전면에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장흥 지역 내의 반곡 선생의 조명운동 의의에 대한 탄력을 기반으로 하여, 2019년 7월 18일, 장흥군민회관에서 ‘반곡 정경달 기념사업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반곡 선생에 대한 조명운동을 주도하면서, 오늘 ‘반곡 선생 학술 심포지움‘이 개최되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반곡 선생은 장흥의 영웅이다

반곡은 저명한 시인이었습니다.

역대 조선조 장흥출신 한시의 대가로 옥봉 백광훈을 꼽습니다. 그런데 당시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 손곡(蓀谷) 이달(李達)과 함께 이른바 ‘3당시인’으로 알려지고 조선 중기의 대표적 시인으로 자리매김하였던 대시인이었던 옥봉이 남긴 한시는 147수였습니다.

그리고 시의 질적인 문제를 떠나, 장흥 출신으로 당대 한시(漢詩의 대가 옥봉보다 더 많은 한시 작품을 남긴 이가 반곡 정경달 선생이었습니다. 반곡의 유고집에 반곡이 남긴 한시는 무려 306제 371수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반곡의 시들은 아주 수준 높은 명시들이었습니다. 다산 장약용도 <반산세고盤山世稿> 서문에서 “…관직이 미천하고 세력이 없는 데도 아름다운 시문(詩文)을 수백 년 뒤 까지도 전하는 경우는 반드시 그 가운데 묻히게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니…”라고 적으면서, 청빈한 가문 출생이요 관직도 미천하고 세력이 없었던 반곡의 시문이 유고집으로 발간되어 오래도록 전승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혀주기도 했습니다.

장흥에 영웅이 있었을까요?

영웅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탄생될 수 있지만 대체로 수난의 시대에 나타납니다. 특히 국가, 민족이 칠흑 같은 절체절명의 위란을 맞았을 때, 그 어둠을 헤치고 일어서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여 존경을 받게 되는 사람이 영웅 칭호를 받는 것입니다.

과연 장흥에는 영웅이 있었을까요? 고려, 조선조 할 것 없이 많은 장흥에도 ‘위대한 인물’이 많이 출현했지만 대부분은 고관이요 학자요 문인으로 그쳤습니다. 존재 위백규 선생이나 기봉 백광홍 선생도 있었지만, 그분들을 호남의 대실학자요, 가사문학의 효시를 연 대문인으로 칭할 수 있을 뿐, 영웅 칭호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 등 국난의 위기에서 살신성인으로 국난 위기 극복에 앞장섰던 문위세, 마하수, 임계영 등 여러 뛰어난 의병장들이 있었긴 하지만, 그분들 역시 영웅으로까지 칭송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웅이라 칭할 만한 인물이 있었다면 임진·정유재란 때 반곡 정경달이 유일할 것입니다. 장흥의 영웅이라면 반곡 선생이요 정경달 장군이었던 것입니다.

<월간조선>(2003년 09월호)에서, 월간조선 편집위원인 정순태 씨는 “난중일기의 현장을 가다(上)-이순신의 상승(常勝) 뒤에 숨은 절대 고독"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석식 후에 이민웅(李敏雄) 해사 교수로부터 강연 ‘이순신과 리더십’을 들었다. 현역 해군소령인 이 교수는 2002년 논문 ‘임진왜란과 해전사(海戰史)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소장학자이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대담 요지이다.

‘…이순신은 지장(智將)이죠…이순신은 대단한 지적 능력을 가진 장수인데다가 휘하에 유능한 지휘관과 참모를 두었어요. …이순신의 둔전 경영과 관련해 주목할 인물은 정경달(丁景達)입니다. 선산부사 재직시 능력을 발휘한 그를 이순신은 종사관으로 스카우트하여 둔전의 경작을 맡겨 성공을 거두었어요. 이순신으로선 제일류 병참참모를 곁에 둔 겁니다’ ”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전문가인 이민웅 교수도 정경달 선생을 이순신의 제일류 병참참모로 평가한 것입니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는 유교문화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영남유교문화진흥원이 설립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 계승과 보급을 위해 유교에 걸맞게 순수 전통 한옥으로 된 20여동의 전시관, 기념관 등을 건립되고 있다고 하는데, 부지만도 20만 평에 5백억이 투입되는 대규모 유교 문화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남유교문화진흥원 시설 중 특이한 것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과 관군이 금오산성에서 왜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참패하여 왜군이 우리나라 60여 명 전사자의 사지를 찢어 구미에서 선산까지 도로에 시신을 걸어 놓았을 당시, 선산 부사 정경달이 임금에게 상소한 내용을 근거로 하여, 이러한 치욕을 안 잊고 부국강병의 정신교육을 위해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영남의 위인 20여 명의 위패를 모신 일종의 서원을 비롯하여 위령비, 위령각, 기념관을 진흥원부지 제일 상단에 건립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서원 앞에 세운 큰 석비에 ‘선산부사 정경달을 주신으로 모신다‘는 안내 글이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유교문화 메카인 영남의 구미시에서는 이순신 장군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아닌, 반곡 선생이 가장 높이 받들어지는 영웅이요 위인인 것입니다.

지금 구미시에서는 민선 7기 시장의 지시로, 본격적으로 반곡 정경달을 현창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올해 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구미시에서도 그러할진대, 반곡의 고향인 우리 장흥에서야 성웅 이순신을 만든 정경달 선생을 영웅이라 칭한다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반곡 정경달 선생을 장흥의 영웅으로 부를 것입니다.

오늘 영웅 반곡 선생을 기리는 학술 심포지엄이 반곡 선생을 장흥의 위대한 영웅으로 불리우게 되는 일대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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